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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빌마씨는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두 자녀와 시어머니와 함께 삼산1동 임대아파트에서 행복을 키워가고 있다. 생활도 만만치 않고 경제적인 부분도 어렵지만 이웃들의 따뜻한 정과 사랑을 받아가며 나눔의 문화를 배워가고 있기에, 그래도 그는 행복하다. 그런 빌마씨가 얼마 전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에게 붓을 쥐어주었고, 시어머니는 두 달간의 연습으로 기어이 멋진 그림을 완성했다. 이토록 예술은 전혀 하지 못할 거란 불가능의 편견을 가능성으로 변화시켜주는 놀라운 효과를 지니고 있다.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 인천지부(지부장 이찬영)는 2010년 시민문화예술교육 모델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삼산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삼산, 문화로 날다'를 두 달 동안 진행했다. 리듬으로 동네를 돌아보는 마을 굿의 과정인 '동네! 풍물이야기', 미술로 표현하는 마음의 소통과정 '인생고개 이야기 그림', 미술로 마을과 소통하는 '꿈을 키우는 겨울나무'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그 발표회를 12월 29일 오후 3시 삼산종합사회복지관 2층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2층 복도에선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의 인형작품 20점과 어른들의 미술작품 13점을 전시하는 '갤러리 삼산'을 선보였고, 본 행사에서는 생태주의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 섬'의 노래공연, 삼산풍물패 '앉은반'의 풍물, 삼산 해오름공부방의 플루트 연주, 삼산어린이집 수화 공연 '엄마, 정말 사랑해요', 그리고 풍물패 더늠의 '판굿' 축하무대가 이어졌다.

 

홍보물을 보고 구경 온 삼산1동 주민들은 두 달 동안 진행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성과물을 보며 축하해줬고, 발표회 주인공으로 등장한 주민들은 갈고 닦은 실력을 맘껏 뽐내며 기뻐했다.

 

풍물공연에 참가한 김정례(64)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두 달 동안 이웃들과 함께 한 풍물 연습이 나로 하여금 나이를 잊게 만들어줬다"며 "함께 한 단원들과 지도 선생님께 고맙고, 이번 공연을 계기로 우리 마을이 좀 더 화목하고 따뜻한 동네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사업을 총괄했던 이찬영 자바르떼 인천지부장은 "국악·풍물교실을 통해 노인들과 부녀회의 문화적 활동을 결합시키려고 했고 마을 이야기를 구성해왔다"며 "또한 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삼산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힘을 쓰고, 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타일로 제작해서 아파트 입구에 장식했다. 이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아파트 주민들이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사업 동기를 들려줬다.

 

또한 그는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참여하는 생활문화동아리 구성,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통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문화예술을 통한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흩어져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복지 사업을 모을 수 있는 네트워크(관리사업소·주민센터·복지관) 소통구조 마련 등을 핵심 목적으로 삼아서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양기환 삼산1동장, 박종혁· 이소헌 구의원, 임종우 부평의제21 문화복지분과위원장, 김홍칠 삼산1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지역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삼산1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는 1991년부터 입주한 1000세대 정도의 저소득층 주민들이 살고 있다. 사할린동포 40세대, 탈북 새터민 48세대, 장애인 400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또한 60대 이상 노인 거주율이 30%에 육박하는 대표적 실버타운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삼산1동 임대아파트, #문화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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