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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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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39) 전 청와대 대변인이 1일 KT 그룹 콘텐츠 전략 담당 전무급으로 영입되면서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 전 대변인이 맡게 될 콘텐츠 전략 담당 전무 보직은 미디어본부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의 콘텐츠 전략을 총괄·조정하는 자리로, 지난 주 신설된 자리다. 당초 KT 측은 김 전 대변인의 출신을 감안, 부사장급으로 영입할 계획이었으나 대내외의 시선을 의식해 전무급으로 직급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KT 안팎에선 김 전 대변인의 영입을 두고 '낙하산 인사'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김 전 대변인의 경우도, 앞서 야당과 시민사회로부터 여러 번 비판을 받았던 '청와대-KT-인터넷진흥원'을 오가는 '돌려막기 인사'란 비판이다.

김 전 대변인의 뒤를 이은 김희정 현 청와대 대변인은 임명 전 인터넷진흥원장에 재직 중이었고 김희정 대변인의 뒤를 이은 서종률 현 인터넷진흥원장은 임명 전 KT 미디어본부장이었다. 당시 공석이 된 KT 미디어본부장 자리를 두고 김은혜 전 대변인 영입설이 파다하게 퍼진 상태였다. 

이에 대해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내정된 인사는 없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김 전 대변인의 KT 임원 내정설'은 사실로 드러났다. 또 김 전 대변인은 오히려 당초 예상됐던 미디어본부장까지 포괄하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기구 관리자로 발령 난 셈이다.

청와대·MB대선캠프·대통령직인수위 출신 인사로 가득 찬 '민간기업 KT'

고질적인 KT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지난 2009년 이석채 KT 회장의 취임을 전후해 거의 만성화된 모습이다.

이 회장 본인도 상당한 정치적 논란을 겪은 뒤에 취임에 성공했다.

이명박 정부의 '국민경제자문위원'을 맡았던 이 회장은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 및 그와 공정거래법상 동일한 기업 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임·직원 또는 최근 2년 이내에 임·직원이었던 자는 회사의 이사가 될 수 없고, 이사가 되더라도 그 직을 상실케 하는" KT의 정관을 삭제하는 소동을 겪고 취임에 성공했다. 이 회장은 KT의 경쟁사인 LG텔레콤 계열사 LG전자, SK텔레콤 계열사 SKC&C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춘호 KT 비상근 사외이사(EBS 이사장 겸임)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여성부 장관 후보였다가 부동산 투기 의혹과 재산축소 신고 의혹으로 내정 6일 만에 낙마한 인물이고, 비상근 사외이사인 허증수 교수(경북대)도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기후변화·에너지TF 팀장을 맡고 있다가 향응 수수 논란 끝에 중도 사퇴한 인물이다.

전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홍보실장을 지냈던 석호익 부회장(대외부문장)은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경북 고령·성주·칠곡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했다. '김은혜-김희정-서종률'로 구성된 '3각 회전문 낙하산 인사'의 한 축인 서종률 인터넷진흥원장도 취임 전 KT미디어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서 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전문위원을 지낸 바 있다.

이태규 KT 경제경영연구소 전무는 대통령실 연설비서관, 김규성 KT엠하우스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의 모바일팀장을 역임하고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상임자문위원을 지낸 바 있다. 여의도 정가에는 이 전무가 조만간 사직하고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로 가면 그 자리에 청와대 행정관 출신 인사가 갈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KT의 고위직 임원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가운데, 공기업도 아닌 민간기업의 자리를 빼앗는 청와대가 '공정사회'를 국정기조로 내세우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영입된 김 전 대변인은 MBC 기자와 청와대 대변인 경력만 있을 뿐 기업 경영·콘텐츠 부문 관련 경력이 없다.


태그:#김은혜, #낙하산,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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