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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하청업체 드림산업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황아무개(34)씨가 20일 오후 4시 20분경 공장 정문에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 도중 무대 위로 뛰어올라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황씨는 불에 휩싸인 채 무대 뒤쪽으로 떨어졌고 곧바로 앰뷸런스에 실려 인근의 울산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동료 노동자들이 불을 끄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집회 도중 분신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드림산업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황아무개(34)씨가 20일 오후 4시 20분경 공장 정문에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 도중 무대 위로 뛰어올라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황씨는 불에 휩싸인 채 무대 뒤쪽으로 떨어졌고 곧바로 앰뷸런스에 실려 인근의 울산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동료 노동자들이 불을 끄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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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황아무개씨가 분신했다.
 20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황아무개씨가 분신했다.
ⓒ 레프트2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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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4시 20분경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원 황아무개씨가 자기 몸에 불을 붙였다. 동료들이 달려들어 불을 끄고 있다.
 20일 오후 4시 20분경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원 황아무개씨가 자기 몸에 불을 붙였다. 동료들이 달려들어 불을 끄고 있다.
ⓒ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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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0일 오후 7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소속 조합원 1명이 분신을 시도했다.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드림산업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황아무개(34)씨는 20일 오후 4시 20분경 공장 정문에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 도중 무대 위로 뛰어올라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몸에 불이 붙은 황씨에게 집회 참가자들이 달려들어 불을 끄고 옷을 벗겼고, 황씨는 곧바로 앰뷸런스에 실려 화상전문병원인 부산 북구 베스티앙병원으로 이송됐다. 황씨는 얼굴과 목, 가슴, 등에 3도 화상을 입었고 당장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농성 이틀째인 16일까지 공장 안에서 농성을 하다가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며 공장 밖으로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공장 안으로 다시 들어오려고 시도했지만 경비가 강화돼 공장 밖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었다.

공장 점거 농성 조합원들, 분신 소식에 뜨거운 눈물

20일 오후 현대자동차 비정규지회 이상수 지회장이 조합원의 분신 소식을 접한 후 울산 현대자동차 제1공장에서 열린 보고대회에서 이번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일 오후 현대자동차 비정규지회 이상수 지회장이 조합원의 분신 소식을 접한 후 울산 현대자동차 제1공장에서 열린 보고대회에서 이번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명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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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동료 조합원의 분신 소식을 접한 후 울산 현대자동차 제1공장에서 열린 보고대회에서 현대자동차비정규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일 오후 동료 조합원의 분신 소식을 접한 후 울산 현대자동차 제1공장에서 열린 보고대회에서 현대자동차비정규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명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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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15일 1공장을 점거해 농성을 계속하고 있으며 현대차 사측은 정문에 컨테이너박스를 쌓아 출입을 막고 있다. 비정규직노조는 지난 7월 현대자동차 하청업체들의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을 사측이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된 판결에 대한 확정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현대차비정규노조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영남권노동자결의대회를 이날 오후 3시부터 열고 있었다.

황씨의 분신 소식이 전해지자 노조가 점거 중인 1공장은 안에선 조합원들의 탄식과 분노가 교차했다. 트위터를 통해 소식을 먼저 접한 조합원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황씨의 분신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렸다. 황씨의 어머니가 병환으로 위독하다는 사실까지 전해지자 몇몇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노조 지도부는 공장 안의 조합원들을 한곳에 모으고 황씨의 분신 사실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침통한 모습으로 지도부의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파업가를 부르며 "우리 아무도 죽지 맙시다. 살아서 이깁시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또한 건강이 좋지 않은 황씨 어머니에 대해 "우리가 꼭 정규직이 돼, 우리 손으로 돌봐드립시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오전엔 퇴거통보서 전달 과정에서 충돌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쯤 현대자동차 강호돈 부사장이 1공장에서 농성 중인 비정규직노조원들에게 퇴거통보서를 전달하기 위해 수백 명의 용역을 동원해 농성장에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강 부사장 일행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저항에 부딪혔고, 양측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강 부사장의 진입을 막던 비정규직 노동자 9명이 끌려 나가고 이 중 4명이 다쳐 병원에 후송됐다.

사측은 비정규직 노조의 반대로 통보서를 직접 전달하지 못하고, 대신 현장에 있던 현대차 정규직 노조 이경훈 지부장에게 전달했다. 이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회사 측이 폭력을 자제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사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태와 관련, 비정규직 노조는 긴급 성명을 통해 회사 측이 보도자료를 내고 충돌과정에서 "강 부사장이 다쳤다며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오전 11시 30분 강호돈 부사장은 용역깡패와 관리자 1000여 명을 대동하고 퇴거통지서 최후통첩을 한다는 명분으로 농성장에 난입, 조합원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농성장을 침탈했다"며 "이 과정에서 4명의 비정규직 조합원이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조합원들이 용역깡패와 관리자들에게 끌려 나가고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현재 울산 현대차 공장 안에서는 이렇듯 세계 5위의 기업이라는 현대의 폭력 사태가 은폐되고 있으며, 사측은 공장 안에서 무차별 폭행을 자행하고도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사들에 '관리자들과 공장장이 다쳤다'는 거짓 보도자료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부사장은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등의 증세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오전 농성 중인 현대차 울산공장 내에서 퇴거명령서를 전달하려는 사측과 비정규직 노조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일 오전 농성 중인 현대차 울산공장 내에서 퇴거명령서를 전달하려는 사측과 비정규직 노조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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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조는 "안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밖에서는 조합원의 노모에게 협박 전화를 하여 노모가 실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15일 이후 현대자동차는 평화적인 해결을 원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해왔으나, 공장 안에서는 비정규직 조합원과 정규직 대의원에 대한 무차별 폭행을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자동차가 진정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면 퇴거통보서를 전한다는 명분으로 농성장에 쳐들어와 폭력을 자행하기보다는 평화적인 교섭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며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현대자동차는 지금의 이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거짓된 보도자료를 뿌리는 작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오는 22일 오전 11시 울산공장 앞에서는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등 법률가 단체들이 회사 측의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태그:#비정규직, #현대자동차,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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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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