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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훈련중인 군 고무보트가 전복되면서 군인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의식불명된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여주군 4대강 사업 남한강 이포보 공사현장. 18일 오후 사망한 군인들의 유가족들이 거센 물살이 흐르는 이포보 수중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사망 군인 유가족들 거센 물살 흐르는 이포보 현장 조사 17일 오후 훈련중인 군 고무보트가 전복되면서 군인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의식불명된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여주군 4대강 사업 남한강 이포보 공사현장. 18일 오후 사망한 군인들의 유가족들이 거센 물살이 흐르는 이포보 수중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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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군용차량들이 경기도 여주 이포보 사고현장을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다.
 18일 오후 군용차량들이 경기도 여주 이포보 사고현장을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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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8일 오후 7시 56분]

장병 셋 삼킨 이포보... 군 지휘체계 큰 구멍
유가족 현장조사 결과, 사고 위험성 하위 부대 전달 안 돼

도하작전을 위한 사전정찰 중 장병 3명이 사망한 군 도하단정(고무보트) 전복 사고의 발생 지점은 경기도 여주군 4대강 사업 이포보 공사현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건설업체가 사전에 공사현장의 위험성을 통보했지만 해당부대는 이를 하위부대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지휘관 누구도 사고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게다가 군은 당초 4대의 단정(모터보트 2대)이 정찰에 나갈 예정이었으나 사고 단정 홀로 작전을 수행했고 이로 인해 구조 작업이 늦어지는 등 피해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다른 도하단정은 1km 밖에 있어 사고 직후 바로 구조 활동을 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은 18일 오후 진행된 유가족들의 현장조사를 통해 밝혀진 것으로 향후 군 기강 해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조사는 유가족 대표 4명과 군 관계자, 건설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위험성 인지한 지휘관 전혀 없었다"

18일 오후 고 강인구 대위의 형인 강형구씨가 유가족대표로 사고현장을 방문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8일 오후 고 강인구 대위의 형인 강형구씨가 유가족대표로 사고현장을 방문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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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조사를 마치고 나온 강형구(사망한 강인구 대위의 형) 유가족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생존 장병 2명과 함께 사고 당시 현장상황을 조사한 결과 전복사고는 이포보로 인한 물의 낙차 때문에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터를 사용해도 강을 거슬러 올라 갈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급류에 휘말린 단정이 이포보의 수중보 위를 지나면서 아래로 추락했다는 것. 이포보를 기준으로 상류는 해발 28m, 하류는 25m로 수중보로 인해 발생한 높이차는 3m에 이른다.

이날 오전 생존 장병들이 "1m가량 곤두박질 쳤다"고 증언한 것은 좁아진 강폭으로 인해 유량이 많아 하류 쪽 수위가 높아져 낙차가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단정 앞부분부터 떨어지면서 뒤쪽에 타고 있던 장병들이 먼저 떨어져 나갔고, 단정의 전면부가 수면에 부딪히면서 반발에 의해 거꾸로 뒤집어진 것으로 확인했다"며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 강씨는 군의 허술한 지휘체계를 지적했다. 그는 "건설업체가 사전에 구두로 공사현장의 위험성을 군에 알렸지만 정작 훈련하는 하위부대에는 전달이 안됐다"며 "현장의 위험성을 인지한 지휘관이 전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군 작전수행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강씨는 "원래는 두 대 이상이 함께 움직여야 하지만 작전범위가 넓은데도 한 대만 운용됐다"며 "가까운 곳에 다른 단정이 있었다면 구조도 빨리 되고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경기도 여주군 4대강사업 이포보 공사현장 가교에는 "이포대교 하류에 와류가 발생하여 선박접근 및 운행을 금지합니다" "선박접근금지"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으나, 생존군인들은 이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군 4대강사업 이포보 공사현장 가교에는 "이포대교 하류에 와류가 발생하여 선박접근 및 운행을 금지합니다" "선박접근금지"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으나, 생존군인들은 이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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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고 단정에 타고 있던 장병들은 건설업체가 이포보 상류 임시교량에 설치한 현장의 위험성을 경고한 현수막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말 건설업체가 설치한 이 현수막은 가로 약 10m, 세로 1.5m가량의 크기로 '선박접근금지', '이포대교 하류에 와류가 발생하여 선박 접근 및 운행을 금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강형구 유가족 대표는 "생존 장병들은 모두 현수막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며 "장병들이 임무수행 중이라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업체가 사전에 위험사고에 대해 군에 알렸고 현수막을 설치했지만 피해 장병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다"며 "내일(19일) 군의 공식적인 수사 브리핑 결과를 보고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조사에 참여한 유가족들은 이후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동해 희생 장병들의 직계가족들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군은 19일 오후 유가족들에게 수사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18일 오후 이포보 사고현장에서 유가족과 함께 현장조사에 참여했던 생존장병 2명을 태운 구급차들이 공사현장을 떠나고 있다.
 18일 오후 이포보 사고현장에서 유가족과 함께 현장조사에 참여했던 생존장병 2명을 태운 구급차들이 공사현장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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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보강 : 18일 오후 5시 50분]

17일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에서 생긴 군 소형선박 전복사고는 4대강 사업 이포보 공사현장에 설치된 수중보 아래로 배가 추락하면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이번 사고로 군인 3명이 사망하고, 1명은 의식 불명 상태다. 군 당국도 유가족들에게 "이포보 수중보에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이포보는 지난 7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40여 일에 걸쳐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던 곳이다. 또 농성 당시 시공사인 대림건설측에서 교각 아래에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려다가 배가 전복되기기도 했었다.

18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희생 장병 유가족들은 "생존 장병들이 이포대교 교각을 지나자 물살이 급격히 빨라졌고 보트가 약 1m 아래로 곤두박질치면서 전복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을 따라 내려가며 도하작전을 위한 사전정찰 중이던 군 소형선박이 이포대교 교각을 지나 4대강 사업 이포보 공사현장에 설치된 3m 낙차의 고정 수중보 지점에서 전복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생존 장병의 말대로라면 사고지점은 이포대교에서 약 300m 떨어진 이포보 공사현장이 된다.

현장 상황도 생존 장병의 증언을 뒷받침한다. 현재 사고현장은 이포보 공사로 강폭이 100m가 안 될 정도로 좁혀져 있으며 이포보와 이포대교 사이에는 임시 철교까지 설치된 상태다. 또한 양쪽 강변쪽으로 오탁방지막이 설치돼 있어 이포대교를 지나면 이포보에 도착하기 전까지 육지 쪽으로 이동할 수가 없다.

임시철교에는 '선박접근금지'라는 경고문까지 부착돼 있다. 이포대교를 지나 잔잔하던 물살이 갑자기 빨라지는 곳 또한 이 임시철교 근처다. 오탁방지막을 피해 육지로 접근하려던 선박이 임시철교 인근에서 급류에 휘말려 이포보 수중보 아래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18일 오전 이포대교에서 바라본 이포보의 모습. 400여미터 되는 강폭이 이포보 공사장에서는 100미터도 안되게 좁아지면서 물살이 급격이 빨라졌다. 특히 강 곳곳에 오탁방지막이 설치되어 훈련중인 고무보트가 이를 피하기 위해 물살이 빨라지는 이포보 공사현장까지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오전 이포대교에서 바라본 이포보의 모습. 400여미터 되는 강폭이 이포보 공사장에서는 100미터도 안되게 좁아지면서 물살이 급격이 빨라졌다. 특히 강 곳곳에 오탁방지막이 설치되어 훈련중인 고무보트가 이를 피하기 위해 물살이 빨라지는 이포보 공사현장까지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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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부근에 설치된 공사용 철교에는 현장의 위험을 알리는 '이포대교 하류에 와류가 발생하여 선박 접근 및 운행을 금지합니다' '선박접근금지'가 적힌 경고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가교에 내걸린 '선박접근금지' 이포보 부근에 설치된 공사용 철교에는 현장의 위험을 알리는 '이포대교 하류에 와류가 발생하여 선박 접근 및 운행을 금지합니다' '선박접근금지'가 적힌 경고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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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11시경 사고현장에 군인들이 나와 조사하는 모습이 확인됐지만 국방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오후 2시부터 유족들과 함께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에 대해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4대강 이포보 공사로 강폭이 350~500m 정도였던 평소보다 80% 이상 좁혀져 유속이 급격히 빨라졌다"며 "급류에 휘말린 선박이 이포보 교각 아래 설치된 수중보의 낙차로 인해 곤두박질 쳐 전복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보 아래로 떨어진 강물은 심하게 소용돌이치기 때문에 물에 빠진 장병들이 교각 구조물 등에 부딪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물살에 떠내려 갔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작년 12월 9일에도 이포 대교 근처에서 육군 20사단이 도하훈련을 하던 중 K21 보병전투차 1대가 침수돼 승차하고 있던 장병들이 탈출하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태그:#4대강, #이포보, #여주군, #전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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