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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단풍
 범어사 단풍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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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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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의 '의상전교편'에는 의상대사가 열 곳에 절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의 절이 범어사이다. 그러니까 금정산의 범어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세운 절.

또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금정산 산마루에는 금빛을 띤 우물이 항상 가득 차 있으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적고 있는데, 그 금빛 우물 속에 헤엄치는 물고기가 오색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에 의해, 범어사라는 절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기록이다.

금빛 물고기들이 마치 허공에서 헤엄치는 듯, 온통 불타는 단풍이 하늘을 태울 듯한 금정산을 지난 14일 찾았다. 금정산은 그 아득한 옛날 '신의 샘'이란 뜻에서 '검얼뫼'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금정산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가을 금정산. 이 가을 금정산은 금정8경에 해당하는 금강만풍.금정8경은, 어산노송(魚山老松), 계명추월(鷄鳴秋月), 청련야우(靑蓮夜雨), 대성은수(大聖隱水), 내원모종(內院暮鐘), 금강만풍(金剛晩楓), 의상망해(義湘望海), 고당귀운(姑堂歸雲)이다.

이는 범어사, 금정산 주변의 풍치림과 돌과 물, 그리고 청량한 바람 등과 같은 자연이 일구어 내는 풍정 여덟 가지를 가리켜 부르는 말이다. 젊은 시절 때와 달리 나이가 들어가니 뚝뚝 떨어지는 낙엽이 환하게 피는 꽃보다 아름답게 느껴진다.

범어사 일주문
 범어사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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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단풍으로 옷을 갈아 입은 금정산의 범어사 산문을 들어서니 허리 굽은 천년송이 허리를 굽히고 인사하는 듯 늘어서 있었다. 일주문을 넘어서니 세속의 온갖 번뇌의 흔적을 씻어주는 듯 느껴졌다.

범어사의 일주문 부산시 유형문화재 2호. 불교에서 일주문은 해탈문이다. 이 일주문 현판에는 선찰대본사, 금정산 범어사, 그리고 조계문이라고 써진 현판이 세 개나 걸려 있다.
일주문인 조계문은 범어사에 처음 들어서면 만나는 문. 범어사 일주문인 조계문은 기둥이 일렬로 나란히 늘어선 것이 특징이다.

산벗 일행들과 범어사 경내를 구경하고 절정을 이루고 있는 범어사 산문의 명품 단풍을 느릿느릿 구경했다. 문득 어디서 읽은 청광선사의 '오도송'이 생각났다. 스님은 매화꽃이 떨어지는 공(空)을 향해 개들이 멍멍 짖는 것을 노래하셨으나, 낙엽이 불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어디선가 견성 없는 개들이 컹컹 짖는 듯 내 귀에 희미하게 들려왔다.

뜰 앞에 잣나무에 하늘과 땅이 걸려 있고
개들은 불성이 없으니 매화꽃만 떨어진다
잣나무는 푸르고 개들은 멍멍 짖는다
성인과 범부 두 경계 얻고 잃음이 없으니
앉아서 시방 세계를 끊고 삼세를 벗어났도다

-청광선사의 <오도송>

금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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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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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태백산중에 의상이라고 하는 한 화상이 있는데 항상 3천 명의 대풍을 거느리고 화엄법문을 연설하고 화엄신중과 40법체 그리고 제신 및 천왕이 항상 떠나지 않고 수행한다. 동국해변에 금정산이 있고 그 산정에 높이 50여 척이나 되는 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바위 위에 우물이 있고 그 우물은 항상 금색이며 사시사철 언제나 가득차고 마르지 않고 그 우물에는 범천으로부터 오색 구름을 타고 온 금어가 헤엄치며 놀고 있었다."

- <범어사 창건사적> 중

가을 금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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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금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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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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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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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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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계곡에서 점심을 먹고 산행 목표지 장군봉으로 향했다. 장군봉(734m)은 김유신 장군의 얼이 깃들어 있다. 해서 '장군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삼국시대 김유신 장군은 삼국통일의 기원을 이 바위에서 올렸다는 전설이 있다. 장군봉에서 내려다보니 금정산 전체가 가을불길에 활활 타고 있었다. 아름다운 화엄이 불탄 그 자리에 또 하얀 눈이 덮힌 금정산이 산꾼을 기다리고 있을 듯하다….


태그:#단풍, #금정산, #범어사, #장군봉, #금빛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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