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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미국 등 선진국 물건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던 성향에서 벗어나 제품의 품질을 따지는 경향이 생긴 것일 게다. 

 

둘째, 가격에서 비교 열세에 있던 한우가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맛을 갖춘 최상품으로 각인되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바꾼 계기였지 싶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언제 바뀔지 모를 만큼 유동적이어서 맛과 품질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한우의 우수한 맛을 전하는 한우 맛집을 소개한다.

 

"음식으로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나눔을 실천해야"

 

"예전에 밥과 국을 지으면 처음 뜨는 것은 꼭 어른 몫이었습니다. 이처럼 저희 식당에서 짓는 첫밥과 첫국은 어른들께 먼저 올린 후 손님에게 냅니다."

 

그랬다. 여수시 안산동 한우전문점 '매화강산' 주인장 박현려(45)씨 말처럼 우리네는 어른부터 밥과 국을 올려 공경의 예를 다했다. 그런데 음식점에서 이런 예를 먼저 차린 후 손님을 맞다니 놀라웠다. 하여, 그 방법에 대해 물었다.

 

"첫 밥과 첫 국은 도시락에 싸서 독거노인과 노인복지회관 등에 보낸 후 음식을 냅니다."

 

이쯤이면 음식을 만드는 철학이 있을 법했다. 역시나 음식을 대하는 철학이 있었다.

 

"역사는 뚫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길을 통해 소통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지요. 음식으로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나눔을 실천해야 소통이 되는 것이겠죠."

 

이를 증명하듯 매장에는 사랑의 돼지저금통이 수북이 전시돼 있었다. 돼지저금통은 매주 금·토·일요일에 가족과 함께 올 경우 드신 금액의 5%를 현금으로 적립해 주는 이벤트였다. 적립된 돈은 본인이 수령하거나, 노인복지관과 기타 장소에 가족과 본인 명의의 기부가 가능하다.

 

소고기, 핏기가 살짝 있는 상태가 맛있어

 

식사를 주문했다. 야채 등과 싱건지, 김치, 잡채, 선지 등이 나왔다. 종업원이 옆에서 살치살을 구웠다. 소고기 가장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 물었다.

 

"신선한 재료가 최고지요. 고기 구울 때 핏기가 보일락 말랑한 상태에서 드시면 좋아요. 너무 구우면 지방이 파괴되고 육즙까지 사라져 부드러운 맛이 적지요."

 

최상의 소고기를 먹을 땐 야채와 고기를 따로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고기의 질감을 최대한 느낄 수 있어서다. 부드러운 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비결은 매일 일정량의 고기를 주문해 모자라면 장사를 접는 방식이었다.

 

'소고기는 비싸다'란 생각을 의식해선지 '매화강산'은 5,500~9,900원 짜리 저렴한 점심특선으로 손님몰이 중이었다.

 

어쨌거나, '매화강산'은 한우에 대한 소비자의 사랑을 돌려줄 배려가 따뜻하게 녹아 있었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한우,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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