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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기왕 아산시장이 영인농협 조합장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농민들을 만나러 택시에 올랐다. 그는 G20 성공 개최를 위해 과감히 승용차를 차고에 세워두고 대중교통인 택시를 선택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이 영인농협 조합장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농민들을 만나러 택시에 올랐다. 그는 G20 성공 개최를 위해 과감히 승용차를 차고에 세워두고 대중교통인 택시를 선택했다.
ⓒ 아산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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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금) 복기왕 아산시장은 하루 동안 택시손님이 됐다.

이날 아산시는 영인농협 박종성 조합장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10시 시청을 출발하는 복기왕 시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복기왕 아산시장이 승용차를 쉬게 하고 택시를 이용한 것은 G20 관련 전국 승용차 없는 날 운영에 동참하면서 아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 도시 만들기에 적극적인 시민 참여를 이끌어간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산시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승용차 안 타기 운동을 전개하며 11월 12일 하루 동안 시청 주차장을 통제하는 등 대중교통 이용을 홍보하고, 원거리 공무원을 위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공무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전시행정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아주 단순히 생각해서 행정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도 복 시장이 택시를 이용한 점은 '왠지 오버한 것 같다'는 반응이다. 아산시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처럼 대중교통 편의가 갖춰진 것도 아니고, 시청을 중심축으로 읍·면지역을 방문해 몇 곳만 움직여도 수십 킬로미터가 넘는다. 

버스를 이용하면 하루 종일 다녀도 부족하고, 그때마다 택시를 이용한다면 그 금액은 아마도 공무원 하루 일당보다 많을 것이다. 실상은 기동력을 요하는 공무원들의 발을 묶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또한 G20 자체가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익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모르겠지만 정상들 간에 논의되는 FTA나 IMF, 국제경제질서 등은 지방중소도시인 아산시 구성원인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층에는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특히 도농복합도시인 아산시에 현대와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도 있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도시노동자와 농산물 수입 개방에 민감한 농민들이 아산시의 더 큰 뿌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 택시승객을 자처한 복 시장의 행보를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예견된다.

정상들 간의 암묵적 거래로 '먹튀자본'이 판치는 국제경제시장에서 아산의 만도위니아를 비롯한 적지 않은 중소기업과 은행들은 '먹이사냥'을 당했다. IMF 구제금융 시절 외자유치를 위해 헐값에 팔아넘긴 기업의 노동자들은 아직도 비정규직의 고달픈 삶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절규하고 있다.

아산시는 '파리목숨', '노예계약'이라고 불리는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더욱이 복 시장이 G20의 성공을 위해 택시를 타고 이동한 첫 행선지가 FTA의 최대 피해자인 농민들을 만나러 가는 자리였다.

G20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행사인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복 시장이 이날 택시를 탄 것이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지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는다.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 기성정치에 물들지 않고 깨어 있는 40대 젊은 정치인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해 그는 국회의원도 되고, 시장도 됐다.

G20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복 시장이 택시를 탄 다음날은 공교롭게도 전태일 분신 4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복기왕 시장은 자신이 가는 곳마다, 자신이 택시를 탄 이유를 설명해야 하지 않았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신문>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복기왕, #아산시장, # G20, #FTA, #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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