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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의 전시장 앞 사진의 모습이다. 저 앞에 있는 붉은산이 광주의 유명한 산, 무등산을 소재로 한 것이라 한다.
▲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앞 광주비엔날레의 전시장 앞 사진의 모습이다. 저 앞에 있는 붉은산이 광주의 유명한 산, 무등산을 소재로 한 것이라 한다.
ⓒ 송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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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보(10000 Lives)'를 주제로 내건 제8회 광주비엔날레는 이미지들로 얽혀진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폭넓은 탐구작업으로 진행하였다. 참여작품은 지난 1901년부터 올해까지 활동한 31개국 134명의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되며, 일부는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신작들도 포함했다

전시는 많은 예술작품들과 문화 창작품들로 구성돼 전시 자체가 하나의 임시 박물관으로 설정될 전망이다. 전시장 안에서는 다양한 인물들과 상징물들, 얼굴들과 가면들, 우상들과 인형들이 합쳐져서 하나의 기묘한 전시목록을 구성하였다(작품설명은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참고)

지난 10월 24일 떠난 전라도 4박 5일의 여행에서 광주비엔날레엔 27일 방문했다. 처음에는 그저 몇 개의 전시물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오전 11시쯤 도착하여 세계김치축제와 2시에 이 곳에서 열리던 세계 무용 축제 공연을 관람하며 미적미적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이 전시가 총 7개 이상의 전시관에서 열리는 매우 큰 전시라는 사실을 알고, 마감 시간이 6시 전에 부랴부랴 돌아다니면서 전시를 보았다.

사진은 오후에 야외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무용축제의 한 장면이다. 제주도 해녀들의 삶을 민속춤과 민속음악으로 소개하고 있다.
▲ 세계무용축제의 장면 사진은 오후에 야외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무용축제의 한 장면이다. 제주도 해녀들의 삶을 민속춤과 민속음악으로 소개하고 있다.
ⓒ 송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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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전시를 관람했는데 내년에 열리면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시 규모도 상당한 데다가 기발한 작품들도 많았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사진 촬영을 금지 하고 있어 촬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기는 했지만, 그 중 의미있었던 몇몇 작품을 소개해 볼까 한다.

이승택의 <목 눌린 예술가>라는 작품은, 바닥에 드러누운 인형들이 괴상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건 작가 자신이 분열된 자아의 재현으로서 이념적 차이로 분열된 국가, 전쟁에 대한 알레고리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작품이라 한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작품들의 설명이 어찌나 깨알같던지 이해하기도 힘든 현대 예술을 보는 것보다 이 글자 읽는데 많은 시간이 들 정도였다.
 
같이 간 동행인이 "이 무슨 짓이냐…"며 한탄을 자아냈던 작품도 있었다. 전시장 한 공간을 크게 차지한 이 작품(사진)은 일년 동안 인터넷, 신문, 방송 등의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한 시간에 한 번씩 자신을 찍어 그 사진을 벽 전체에다 붙인 것이라 한다.

광주비엔날레의 전시장의 모습이다.
▲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안의 모습 광주비엔날레의 전시장의 모습이다.
ⓒ 송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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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안에서는 그 때의 사진을 찍을 당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어, 사진들을 보다보면 처음에는 머리가 짧았다가 점점 길어져 가는 머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현대예술의 한계가 무엇인지, 작품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이 작품은, 원래 예술은 이렇게 고난과 광기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하여간 이 작가 스스로 실험한 노력과 성과는 놀랍기도 했다.
  
다른 작품으로는 5·18민주화항쟁 때 죽어가던 사람들을  그림으로 형상화해 놓았던 것도 있었고, 현대 예술의 총아를 보여주는 거대한 멀티미디어 작품들도 많았다. 2차원적인 평면의 공간에서부터 3차원적인 입체의 공간까지 소재와 주제에 구현받지 않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장 쇼킹했던 것 중의 하나가 1000(Thousand), 2009 필립로르카 디코르시아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1000장의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집대성해 놓은 것들로 전시장 한 개를 아예 통째로 차지하고 있었다. 작가의 지난 25년에 걸친 사진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전시장 벽에 작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이 단절 없이 계속 이어진다.

저와 동행인은 이 방대한 규모에 질려 작품 몇 개를 보다가 전체 작품 보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의 이미지에 대한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하는데, '내 외장하드에 있는 이미지들을 뽑으면 이 전시할 수 있겠구나'라는 황당무계한 생각을 하면서, 동행인과 낄낄거리기도 했다.

모든 작품들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작품들을 간단히 사진으로도 볼 수 있어 좋다. 세계적인 수준의 작품을 보면서 내면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발한 상상으로 가득했던 광주비엔날레. 내년에는 다른 지방에 사는 블로거들에게도 많은 관람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적어본다.


태그:#광주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전시, #광주비엔날레작품, #광주비엔날레소개, #광주비엔날레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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