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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니 어금니를 물고 안울려고 했는데도 눈물이 납니다. 인권위에 호소합니다. 제발 작은 초코파이라도 좋으니 음식물 반입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발 공권력 투입을 막아주세요."

 

구미KEC 노조 가족대책위원회 황순미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해 호소를 이어갔다. 그녀는 "회사 경비가 어렵다면서도 수백명의 용역 깡패를 두고 경찰과 함께 노동자들과 대치하며 탄압하고, 음식물 반입도 못하게 하고 의료진의 출입도 봉쇄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미KEC 공장에 공권력 투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28일 오전 인권운동연대, 대구참여연대, 민주노총 대구본부를 비롯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긴급구제' 신청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인권침해 증언에 나선 황순미씨는 "지난 일요일 음식물을 넣어달라고 찾아가니 회사 관계자들이 비웃고 손가락질만 했다"며 "회사는 전혀 교섭에 응하지도 않으면서 노동자들이 2개월 먹을 음식을 가지고 들어갔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나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인권운동연대 서창호 상임활동가는 "노동자들이 음식물이 부족해 하루 한 끼 정도만 먹고, 추워진 날씨로 감기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사측은 음식물 반입을 거절하고  경찰은 이를 방조하고 있으며 의료진의 방문을 거부하는 등의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현재 노동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공장안에는 화학약품이 담긴 병 500여 개와 인화성 가스통들이 그대로 쌓여 있어 인공적으로 열거나 열이 가해져 터질 경우 엄청난 인명을 살상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평화적 해결과 농성노동자들에 대한 음식물 공급을 요구하기 위하여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또다시 공권력으로 인한 사회적 학살이 반복된다면 대구경북지역 인권시민단체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권력 투입 중단, 사측의 즉각적인 교섭재개, 정부의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과 농성노동자들의 기본권 보장을 요구했다.


태그:#KEC, #국가인권위, #긴급구제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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