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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병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이 갑자기 한파가 닥친 25일부터 계명대학교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동산병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이 갑자기 한파가 닥친 25일부터 계명대학교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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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간 일해온 일터에서 단지 외주업체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쫓겨나는 것이 너무 억울하고 서러워서 시작한 투쟁이 어느덧 150일이 다 되어갑니다. 저희는 여전히 길거리에서 투쟁중이고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곡기를 끊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 말겠다는 애끓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갑작스런 한파가 찾아온 지난 25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이 계명대학교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면서 한 말이다. 이들은 50평생 겪지 못했던 일들을 불과 5개월만에 다 겪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동안 바람 한 점 없는 곳에서 4개월을 보내고, 평생 처음으로 고소라는 것을 당해 경찰서까지 갔다왔다는 것이다. 억울하게 쫓겨나는 것이 서러워서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에 '업무방해'라며 병원에서 고소를 했기 때문이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이 환자식당 외주업체를 바꾸면서 해고된 노동자들은 그동안 병원에서, 길거리에서, 계명대학교 앞에서 농성을 하며 복직을 요구했으나 진전이 없었다. 결국 최후의 방법으로 계명대 신일희 총장의 결단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것이다.

동산병원 환자식당 외주 철회와 해고노동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계명대학교 동문 앞에서 열렸다.
 동산병원 환자식당 외주 철회와 해고노동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계명대학교 동문 앞에서 열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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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시민사회단체들도 26일 계명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명대 신일희 총장이 직접 나서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동산병원 환자식당 식사 질 보장 및 하청용역 철 회 및 직고용 쟁취를 위한 지역시민단체대책위(이하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단식농성을 전개하기까지 계명대와 동산병원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동안 동산병원의 전향적인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으나 계명대 동산병원 측은 사태해결을 위한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기보다는 미봉책만을 제시하며 작금의 사태를 덥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어느 누구도 환자의 건강을 위한 식사를 가지고 이윤을 남겨서는 안 된다. 치료의 가장 기본이 되는 환자 식사를 직접 만드는 노동자들의 관리와 책임을 떠넘기면서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병원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식당 외주화로 인해 환자식사 질 저하의 문제, 비정규직 대량 해고의 문제에 대해 신일희 총장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계명대 본관에서 총장을 면담하기 위해 찾아갔으나 계명대 측은 본관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면담에 응하지 않자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단체 회원들이 계명대학교 본관 앞에서 신일희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단체 회원들이 계명대학교 본관 앞에서 신일희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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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대신 나온 이권호 총장 비서실장은 "동산의료원의 해결을 위해 총장이 의료원장에게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다"며 "앞으로의 진행되는 협상과정을 주시하고 대책위와 의료원장과의 면담 및 총장과의 면담 주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병원과 대학 측이 아직도 해결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동산병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계명대학교 본관 현관문이 굳게 잠겨있다. 계명대학교와 동산병원의 마음도 해고노동자들을 받아들이기가 굳게 잠긴 문처럼 쉽게 열리지 않는 것일까?
 동산병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계명대학교 본관 현관문이 굳게 잠겨있다. 계명대학교와 동산병원의 마음도 해고노동자들을 받아들이기가 굳게 잠긴 문처럼 쉽게 열리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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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계명대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 #단식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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