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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후라 더 아름다워요. 장안사 전경입니다.
3일 일요일 아침, 가을로 접어들면서 모처럼 부슬부슬 비가 내렸습니다.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비 내리는 날 마음은 나도 모르게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달콤한 잠을 뒤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일요일이 없는 직장이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국가공휴일과 겹치는 일요일이야말로 천금같은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잠으로 그 아까운 시간을 다 허비하기엔 너무 후회스러울 것 같았습니다.

 

아침을 대충 챙겨 먹고, 서둘러 가벼운 차림으로 남편과 차를 탔습니다. 딸아이는 곧 다가올 시험 때문에 함께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을 기약하고 말입니다. 차는 집이 있는 울산을 떠나 부산 기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딱히 어디를 가보자고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기장 쪽으로 가다보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장안사의 대웅전과 석탑!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늘 느끼는 새로움이 있습니다.

울산을 조금 벗어나니, 울산 세계옹기엑스포 행사가 한창 열리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들러 직접 체험과 우리의 옹기문화를 다시 배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일요일이긴 했지만 비가 내려서 그런지 구경 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잠깐 들르기로 하고, 계속 기장으로 향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녘은 가을 정취를 느낄 만큼 무르익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나 가을 속으로 떠난다는 그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울산을 벗어나 4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에 소재한 장안사였습니다. 장안사 입구는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서 그렇지 해마다 가을의 절정을 느끼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꽤 알려진 곳입니다.

 

천년 고찰 장안사! 오래된 사찰의 숭고함이 느껴져요!

감탄사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을 무렵, 차는 어느새 장안사에 도착했습니다. 장안사! 그곳은 불광산 산자락에 자리 잡은 천년 고찰로 신라 문무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쌍계사(雙溪寺)라 부르다가 애장왕이 다녀간 후 장안사라 개칭 하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경내에는 대웅전, 명부전, 응진전, 극락전, 산신각 등이 있습니다. 현재 대웅전은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37호로 지정되어 있고, 또한 대웅전의 석조삼세불좌상은 제9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장안사는 극낙전 와불 복장에 부처님 진신시리를 봉안하고 있어 이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보편적으로 부처님은 좌상을 하고 있지만 이곳에선 부처님이 와불을 하고 있어 처음은 낯선 그 모습에 신비롭기만 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그 장엄함에 놀라고 숭고함에 넋을 잃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다지 넓거나 웅장한 사찰은 아니지만 천년 고찰로서의 그 아름다움이 한눈에 보이는 듯해 그저 숙연해지까지 했습니다.

 

극낙전 와불 ! 부처님 진신사리 봉안된 극낙전 와불입니다.

마침 내리던 비가 그치고, 사찰 내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으니 마음이 평안해지고 가슴이 탁 트이는 듯 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일상, 남을 위한 배려보다는 내가 우선인 사회에서 잠시 숙연해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이 아닐까 싶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남편과 장안사 앞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했습니다. 모처럼 가져보는 여유입니다. 장안사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찾아온 가족들이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삼삼오오 옛 정취와 가을의 풍요로움을 마음에 담으러 온 사람들로 항상 장안사에는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뭔가를 다 얻은 것 같은 넉넉함으로 장안사를 내려왔습니다. 남편과 둘이서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내려오는 길이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에 소중함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가을비가 내린 후, 맑게 갠 가을하늘이 한층 더 푸르고 맑았습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딸아이와 함께 꼭 다시 들러 이 장엄하고 숭고한 장안사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자연생활'에도 기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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