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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에서는 '회심'을 거듭남으로 인식한다. 이전의 삶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회심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지만 또한 공동체적인 범위에 있다.

 

바울의 회심은 성경 속에 있는 내용이다. 성경 밖의 회심기로는 어떤 게 있을까?  어거스틴의 <고백록>,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성훈련>,토마스 아 켐피스의<그리스도를 본받아>는 유명한 책들이다.

 

그런 책들은 회심을 이끄는 간접교과서다. 신학대학에서 경건서적으로 강조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런데 회심 때 수반되는 것으로 인해 종종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른바 회심 이후의 '행함'이나 '즉각적 구원', 그리고 '성령세례의 임재' 등이 그것이다.

 

그것들이 어떤 후폭풍을 몰고 왔을까? 회심 이후 '행함'에 방점을 찍었던 로마 가톨릭은 개신교로부터 '이신칭의'에 대한 견제와 위협을 받았다. 개신교는 어떨까? 개혁주의 개신교는 행함보다 믿음의 의와 자기 고백에 방점을 찍었지만 그로 인해 '값싼 은혜'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을 받는다는 그 '시인'은 로마의 사형장에서 고백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고백은 과연 육중할까?

 

성령세례와 은사도 그렇다. 회심 때 성령세례가 임하기도 하고, 별도로 임하기도 한다. 물론 성령의 외적인 역사 없이 속사람이 변화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성결과 오순절계통에서는 성령세례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인간의 회심과 그 외적인 은사는 그만큼 프리즘과 그 스팩트럼 이상임을 기억해야 한다. 인종과 문화와 관습과 성별과 나이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성경에 나타난 회심의 척도를 벗어나지 않아야 된다. 고든 스미스의 <온전한 회심>(CUP, 고든스미스)은 그래서 성경을 중심으로 한 회심의 장을 열어준다. 그는 복음서에 나타난 회심, 요한복음을 통해 추적해 볼 수 있는 회심, 사도행전에 나타난 회심, 바울서신에 나타난 회심 등을 토대로 가장 이상적인 회심의 과정들을 소개한다.

 

그는 복음서의 회심을 어떻게 추적했을까? 회개와 주님을 믿는 믿음→자기 포기→사역자로 부르심→기쁨과 위로→물세례 등의 순으로 그리고 있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을 믿음→위로부터 내려오는 새 생명을 받아들임→성령과 물로 나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사도행전에서는 믿음과 회개→세례와 죄용서→성령을 선물로 받음→공동체적 삶으로 통합 등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바울서신에서는 그리스도와 동일시→충성의 대상을 바꿈→물세례→믿음→약속된 성령을 받음→하나님의 가족으로 통합, 그런 순이다.

 

그는 그것들을 토대로 7단계의 회심을 정리한다. 예수를 믿음→회개→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신뢰→충성의 대상을 바꿈→세례→성령 선물→공동체적 삶의 통합이 그것이다. 물론 그것은 점진적으로 일어나기도 하고 또 즉각적으로 임하기도 할 것이다. 어떤가? 충분히 공감가지 않는가? 다만 충성의 대상과 그 정체성은 명확하게 구별해 놓고 있다.

 

"가장 일차적인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나 충성은 교회를 향한 것이 아니다. 참으로 회심한 사람은 언제나 구별되는데 그는 공동체로 말미암아 자기를 소진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로 말미암아 짓눌리지도 않는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은 가장 일차적인 충성과 정체성을 공동체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찾는 사람이다."(387쪽)

 

왜 그는 예수를 향한 충성과 그가 속한 공동체를 향한 충성으로 구분하고 있는 걸까? 자칫 잘못하면 예수가 추구했던 방향과 특정 공동체가 이루고자 하는 방향이 빗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교회 공동체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좇는 방향감각을 잃어서는 안된다. 헌데도 그런가? 종종 예수의 뜻과 배치되는 자기 욕망을 좇는 교회공동체가 많지 않던가. 그것이 바로 충성의 대상을 바르게 하라는 뜻이다.

 

기독교는 회심과 관련하여 많은 논쟁을 낳았다. 그것은 이단들도 중요하게 여긴 부분이다. 회심이 그토록 중요하긴 한데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또 공동체적인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회심과 함께 수반되는 내외적인 은혜와 은사가 다양하다는 것, 그 중심에는 그리스도가 서 있어야 하고, 영적인 성숙을 향한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 책은 그 모든 과정들을 찬찬히 살펴보게 하니, 참 좋다.


온전한 회심 - 그 7가지 얼굴, 개정판

고든 스미스 지음, 임종원 옮김, 도서출CUP(씨유피)(2012)


태그:#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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