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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
▲ 책겉그림 〈위대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
ⓒ 시그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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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십계'는 '벤허'와 더불어 기독교계에 최고작으로 손꼽힌다. 대단한 스케일과 흡인력을 자랑한다. 찰턴 헤스턴도 그야말로 인물값을 톡톡히 했다. 성경을 바탕으로 위대한 하나님의 역사를 연출했으니 그 영화감독도 독실한 신앙인은 아니었을까? 사실 그게 궁금했었다.

찰리 채플린은 웃음기 많고 애교 만점이다. 그가 품어내는 우스꽝스런 몸짓은 모든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심어 주었다. 헌데 그토록 풍자와 해학이 넘쳐난 채플린도 평생 여자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하니, 놀랍지 않는가.

로버트 쉬네이큰버그의 〈위대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는 영화감독들의 숨겨진 사건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물론 길고 긴 성장 스토리가 아니다. 여러 사건 사고를 짤막하게 그려내고 있다. 세상에 유명세를 날린 영화감독들에 대한 솔직한 토크다.

앞서 말한 '십계'를 연출한 데밀(Cecil B. Demile)은 어떨까? 그는 진정 독실한 크리스천일까? 이 책에서는 그렇게 말한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십계명에 들어 있는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은 그와는 전혀 무관한 계율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아내 콘스탄트와 50여 년을 살았지만 마음 내킬 때마다 외도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는 진짜 영화로만 봐야 할까?

"큐브릭은 젊은 나이에 벌써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불장군의 징후를 보였다. 그는 자기 영화의 모든 분야를 일일이 관리했다. 세트장에서 의상과 음악에 이르기까지 제작의 모든 과정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세세히 노트에 기록했다."(203쪽)

이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연출한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을 두고 한 평가다. 그가 만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관객들의 무의식을 관통한 영화였다고 언론에서 극찬했다. 하지만 록 허드슨은 온갖 욕설을 퍼부을 정도였다고 한다. 온갖 극찬과 비판이 엇갈렸지만 그 영화는 감독상을 비롯해 아카데미상 후보에까지 올랐다고 하니, 대단한 건 대단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큐브릭이 참 희한한 감독임을 밝혀준다. 그는 서체에 관한 책을 엄청나게 많이 보유할 정도로 활판술에 관심이 많았고, 사망하면서 남긴 개인 소장품에는 나폴레옹과 관련한 인덱스카드가 엄청나게 많았다고 한다. 그 카드에는 나폴레옹 생애 동안 일어났던 특별한 사건들까지 세밀하게 적혀 있었다고 한다.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는 어떨까? 그의 대표작으로는 '아메리칸 그래피티'(1973)와 '스타워즈'(1977)가 있다. 그는 큐브릭과 함께 머나먼 은하계에 대한 원대한 꿈과 포부를 가진 이였다. 그런 그의 도전정신은 어린 시절 독재적인 아버지의 그늘로부터 도피하려는 데서 비롯 되었다고 한다. 그가 겪은 어린 시절의 환경은 인생 도약을 위한 기폭제였던 셈이다.

그가 싫어한 것은 뭘까? 놀랍게도 그것은 영화 배우들이었다고 한다. 영화 감독이 배우들을 싫어하는 건 말도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캐스팅 과정을 너무 싫어하여 부하직원들을 시켜서 뽑았다고 한다. 이는 '아폴로13'과 '뷰티풀 마인드'의 하워드도 실제로 루카스로부터 당한 일이라고 한다. 헌데 그는 영화를 찍을 때만은 세세한 것까지 집착한다고 한다. '스타워즈' 촬영 때에도 레아 공주의 가슴을 직접 테이프로 감아줬다고 한다. 그건 또 너무 꼼꼼한(?) 것 아닌가?

이 땅에 흥행몰이를 한 영화감독들은 나름대로 영화사의 뒷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이 책도 그들이 영화를 찍으면서 겪은 이야기라든지, 영화 바깥에서 벌인 이야기라든지 여러 사실들을 밝혀주고 있다. 그만큼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들어 차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건 영화 자체와 영화 감독들의 삶 자체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그런 갭을 줄이기 위해 더 아름답고 더 완벽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위대한 영화감독들의 기상천외한 인생 이야기

로버트 쉬네이큰버그 지음, 정미우 옮김, 시그마북스(2010)


태그:#십계, #데밀,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타워즈, #루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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