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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또한 시민사회와 마찬가지로 지방재정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시민사회의 우려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당장 시의 2011년 예산편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올해 지방세 징수현황과 향후 세입전망을 놓고 봤을 때 아시안게임 경기장과 도시철도2호선 건설 등의 대형 사업들도 시 재정만으로는 감당키 어려울 전망이다.

 

시가 2011년 예산편성을 위해 8월 30일 시민사회와 함께 시의회에서 개최한 '예산 종합 집중토론회'에서 시의 재정위기는 여실히 입증됐다. 사실상 대형사업의 경우 국비지원이 없을 경우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시가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은 지방채 발행뿐이다.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는 시의 재정보고를 바탕으로 "향후 지방세 감소와 지방채 발행 증가로 재정위기가 우려된다"며 시민사회와 소통을 통한 해법 모색을 주문했다. 이에 시는 "시민사회의 재정위기 우려와 대안 모색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시는 민선5기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경제수도 인천'에 예산편성의 초점을 맞춰 일자리 창출, 균형성장,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한성원 시 예산담당관은 "경기침체로 지방세 수입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 한정된 재원을 바탕으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다만 대형 개발 사업에 집중됐던 방식을 벗어나 지역경제와 일자리, 교육과 복지 분야의 비중을 강화하는 게 민선5기의 예산편성 기조"라고 설명했다.

 

시는 2011년 예산편성에 앞서 2010년 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올해 지방세 수입이 감소해 일반회계 예산을 줄여야 했다. 대신 지방채 발행을 통해 특별회계 예산을 증액했는데, 이는 당면 과제인 아시안게임 경기장 조성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정부의 부자감세정책이 지속되면서 지방세 감소와 교부금액 감소가 불가피해 시의 재정난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시의 올해 지방세는 약 2조 5000억 원 규모다. 경기침체로 10%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회계상 2500억 원의 세입이 감소하는 터라 시는 심각한 재정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사업 우선순위를 정해 불요불급(필요하지 않거나 급하지 않은) 사업을 정리해야만 하는 이유다.

 

지방세 감소와 더불어 더 큰 문제는 아시안게임 경기장과 도시철도2호선 건설비용이다. 시는 이 두 가지 사업 외에는 지방채 발행을 안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지만, 두 가지 사업만으로도 시의 지방채 발행은 위험수위에 이를 전망이다.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은 "시는 아시안게임 개최와 인천지하철2호선 사업의 추진을 위해 총4조 6743억 원(국비와 민간자본 제외)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중 2조 4720억 원이 시비라고 했을 때 나머지 2조 2000억 원은 결국 지방채다"라며 "시의 부채가 이미 10조 원을 넘어선 상태라 사실상 시의 재정만으로는 두 사업 추진이 어림없다, 아니면 재정 파탄을 무릅쓰고 지방채를 발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의 지방채 발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또 있다. 2회 추경예산을 토대로 올 연말이 되면 시의 부채비율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시의 재정유형은 'Ι'유형(=자주재원의 10%발행)에서 'Ⅱ'유형(=자주재원의 5% 발행)으로 강등돼 발행규모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

 

지방채 발행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재정 건전성과 더불어 시의 상환능력이다. 시가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2호선 사업 추진을 위해 꾸준히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2014년 기준 시의 지방채는 3조 89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지방세 수입의 총증가액은 7588억 원에 불과하다. 즉 시는 아시안게임과 인천지하철2호선 사업비로 시비와 지방채 발행을 포함해 4조 6743억 원의 재원을 마련해야하나, 이 기간 지방세 증액분은 7588억 원뿐이다. 송영길 시장이 두 사업만 하다 임기를 마칠 수도 있다는 게 세간의 우려만은 아닌 셈이다.

 

이와 관련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신규철 운영위원은 "학교급식과 사회적일자리 창출 등 송 시장이 공약으로 제시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1조 6000억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데, 현 재정여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라고 한 뒤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시의 현 재정위기를 공론화해 재정 건전성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지방재정, #아시안게임, #인천시, #인천지하철2호선,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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