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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하루 만에 또 말을 바꿨다. 김 후보자는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 "2006년 가을쯤 만난 것 같다"며 전날 발언을 뒤집었다.

 

인사청문회 첫날이었던 24일 김 후보자는 박연차 전 회장을 처음 알게 된 시점에 대해 "2007년 전에는 (박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2006년 10월 3일, 경남의 J컨츄리클럽에서 박 전 회장과 골프를 함께 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골프장의 내방 기록을 이미 확인했다"며 "이날 함께 골프를 치고 저녁까지 먹었는데 두 사람이 이 때부터 잘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7년 전엔 일면식도 없다더니"... 여당도 답답

 

김 후보자는 기억 탓을 했다. 그는 "골프장 기록에 그렇게 남아 있다면 사실일 것"이라며 "어제는 2007년부터 박 전 회장을 알았다고 했지만 3~4년 전 일이라 기억이 정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히려 "골프를 통해 친구가 되는 과정이 있지 않느냐"며 "골프 한 번 쳤다고 절친하다고 어떻게 추론할 수 있느냐"고 발끈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박영선 의원은 "어제 김 후보자는 국민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위증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증거를 들이대니까 박 전 회장을 2006년 가을부터 알았다고 말을 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박연차 전 회장은 김 후보자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됐고 검찰 조사도 이루어졌을 정도로 본인 인생에 있어 중요한 사람"이라며 "그런데도 박 전 회장을 2006년에 만났는지 2007년에 만났는지 모른다는 것은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나이가 50도 안된 분이 정말 그렇게 기억력이 없다면 총리 자격이 없다"며 "나라를 말아먹을 일 있나"라고 비꼬았다.

 

이 같은 김 후보자의 행태에 여당에서도 답답하다는 하소연이 터져나왔다.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어제는 몇 번을 확인할 때마다 2007년이라고 했으면서 그게 착오냐"며 "후보자의 발언이 얼마나 많은 신뢰의 저하를 가져올지 생각해 봤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의 이범래 의원도 "야당 의원이 2006년 골프를 친 사실을 추궁하니까 기억이 난다고 하는데 후보자의 기억력에 화가 나려고 한다"며 "(박 전 회장을 처음 만난 시점이) 또 그 전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베트남 방문, 석연치 않은 해명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 2006년 8월 사적인 베트남 방문의 목적에 대해서는 설명을 내놨다. 하지만 여전히 베트남 내에서의 동선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2006년 8월 베트남 방문은 지역의 성직자와 함께 종교행사 참석차 간 것"이라고 답했다. 동행한 성직자가 누군지 밝히라는 추궁이 이어졌지만 그는 "개인의 문제를 존중해 달라"고 버텼다. 방문한 도시가 호치민시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영선 의원은 동행한 성직자로 한 스님을 지목하면서 "이 스님은 박연차 전 회장과 동향 출신이고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날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2006년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 새 두번이나 베트남을 방문한 것에 대해 방문 목적을 놓고 의혹이 일었다.

 

김 후보자는 재선에 성공한 2006년 6월 경남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호치민시의 동나이성을 교환 방문 행사차 방문했다. 그리고 불과 2개월 후인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사적인 목적으로 다시 베트남에 다녀왔다.

 

특히 동나이성은 박연차 전 회장의 태광실업 외국 법인인 태광비나가 있는 곳으로 이광재 강원지사가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이었던 이곳을 방문해 태광 측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광재 지사의 방문 시기는 2006년 8월 8일부터 10일까지로 김 후보자와는 불과 2주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때문에 김 후보자 일행의 일정과 동선을 놓고 집중 추궁이 이어졌지만 김 후보자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태그:#김태호, #인사청문회, #박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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