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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총력전이다. 35일 동안 이포보에 올라가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행동에도 정부와 여당에서는 4대강 공사를 중단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모습에 각계 단체들은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야 할 때"라며 국민행동을 결의했다.

 

시민사회, 종교, 노동, 학계, 정당 등 제 단체들은 25일 오전 광화문 KT 앞에서 '4대강 공사 중단을 위한 국민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은 이날을 기점으로 무기한 거리농성에 돌입하고,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것임을 선포했다. 또한 9월 11일 10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중 집회 조직 계획도 발표했다.

 

 

총력전을 선포하는 자리답게 회견장 분위기는 사뭇 결연했다. 50여 명의 활동가 및 국회의원들은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한 시간여를 미동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활동가들은 각자 준비해온 "4대강 살리기? 4대강 殺(죽일 살)리기?", "오늘이 MB 임기 반환점, 오늘이 4대강 공사 중단시점", "4대강=한반도 운하" 플래카드를 놓지 않고 꼿꼿이 들고 서 있었다.

 

단체들 "4대강 죽이기에 100만 횃불로 화답할 때"

 

유독 '때'가 강조된 회견이었다. 발언자로 나선 윤인중 목사는 "이 나라의 건강함을 밝히기 위해 촛불 들 때가 되었다"고 말했고,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4대강 죽이기에 100만 횃불로 화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11월 11일(G20 정상회의 개최일)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경 보전에 대해 논한다는데 각국 정상 앞에서 대통령이 수모를 겪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 지영선 대표는 "활동가 3명이 이포보 위에 올라간 게 35일째인데 그들에게 이제 내려오라고 이야기했지만 활동가들이 내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이제는 국민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움직여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또 다른 '때'도 등장했다. 황상근 신부는 "5년간 국민의 심부름꾼이 되라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거짓말을 해가며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자연 파괴를 하고 있다"며 "이제는 심부름꾼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국회 검증특위 만들어서 이포보 활동가들 모시러 가겠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낙동강 공사장에 가보면 다른 공사는 주먹구구로 해도 6m 하나만큼은 명확히 지키고 있다"며 "<PD수첩> 방영으로 수심 6m의 비밀 뒤에 대통령의 결정이 있었음이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 검증특위가 꼭 마련되어야 한다"며 "검증특위를 만들어서 이포보 위에 계신 활동가들을 모시러 가겠다"고 다짐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역시 "한나라당과 정권이 반대해서 검증특위를 만들지 못했는데, 4대강 사업이 경부운하 전 단계임이 밝혀진 이상 정부도 검증특위 만드는 데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홍성태 교수 "MB에게 '생명다양성상' 준 UN 앞에 가서 반성을 촉구하자"

 

홍성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하며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4대강 죽이기가 공정한 거냐"라며 "이 사업은 계속되면 생태적·경제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는 망국의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교수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교수들은 예전부터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해 왔다"며 "정말로 4대강이 올바른 사업이면 떳떳하게 나서서 끝장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홍 교수는 또 다른 제안을 하기도 했다. 바로 미국행이다. 그는 "UN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생명다양성상'(생물다양성협약 공로상)을 주었는데 이게 말이나 되냐"며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생명을 살릴 거라고 본 UN 본부에 몰려가서 반성을 촉구하자"고 말했다.

 

한편, 단체들은 오늘(25일)부터 매일 오후 7시 30분 광화문 KT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매주 금요일에는 대한문 앞에서 집중 촛불 문화제를 하고 있는 4대 종단 합동 기도회에 결합해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태그:#4대강, #촛불집회, #국민행동, #이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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