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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비리의 종합선물세트."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 학력위조, 탈세에 도청 공무원을 가사도우미로 쓰는 경우까지. 시민사회단체들은 8·8개각을 통해 공직에 진출하려는 인사들을 이 한마디로 정의했다. 이학영 YMCA 사무총장은 "G20을 개최한다고 자랑하는 나라에서 현행법을 어긴 사람을 공직자로 세운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이들을 즉각 수사하고 죄가 중하면 구속해야 한다"고 일성했다.

 

참여연대, 진보연대, 민주노총, 민언련 등 시민사회단체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부도덕, 부적격 공직후보자 사퇴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를 이번 개각인사 가운데 워스트5(worst 5)로 선정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여주는 거울"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국회 앞.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40여 명의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5명의 공직후보자 퇴출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워스트 넘버 원'으로 꼽았다. 도청 직원을 관사의 가사 도우미로 남용, 부인에게 관용차 제공,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등이 선정 이유다. 특히 경남도지사 시절 '낙동강 운하'를 적극 추진한 이력에 비춰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일 '4대강 총리'라는 점이 크게 어필했다.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이날 결의 대회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는 '한반도 대운하' 추진의 행동대장을 자임하고 있다"며 "김 총리는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시민과 반대하는 시민, 찬성하는 지자체와 반대하는 지자체 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사회적 혼란을 몰고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리 후보의 뒤를 이은 것은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다. 조 내정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과 천안함 유가족을 동물에 비유한 발언 등 이번 개각인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어 냈다. 또한 과도한 성과주의 도입이 문제가 돼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에게 동반사퇴 압박을 받았고 지난해 쌍용자동차 파업을 강경진압하면서 과도한 공권력 사용과 인권침해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위장전입으로 기본 점수를 확보했다.

 

이에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조 내정자는 생존권을 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테러범으로 규정하고 몽둥이와 방패로 내리쳤다"며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후 국정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비판했다.

 

다음 세 번째로 '워스트5'에 선정된 인물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다. 수차례 논문 표절과 수억 원 대의 쪽방촌 부동산투기가 퇴출 대상으로 선정된 이유다. 다음은 신재민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로 5차례에 달하는 위장전입과 17차례 부동산매매로 부동산투기의 전형이라는 평가다. 끝으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는 자녀에게 불법증여를 했다는 의혹과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을 부인, 상지대를 포함한 분쟁사학의 비리재단 복귀를 방조, 비호한 이력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 탈세, 선거개입, 위장취업 등 공직후보자의 잘못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후보자들 가운데 경중을 따져 어쩔 수 없이 몇 명만 퇴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눈으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또 "인사청문회에 나서는 제1야당 민주당이 똑바로 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 인사들을 검증해야 할 의원들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는 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성토했다. 일부 민주당 청문회 위원들은 지난 20일 이재훈 내정자와 박재완 노동고용부 장관 내정자 청문회에서 지구당 행사, 당내 행사 등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한편,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오는 25일 오전 국회 본관 계단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 5당과 함께 부적격 후보자 사퇴를 위한 공동 결의대회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태그:#조현오, #김태호, #신재민, #이주호,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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