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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박노현 서울 중부경찰서장,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맨 오른쪽)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3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박노현 서울 중부경찰서장,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맨 오른쪽)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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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23일 오후 10시 10분]

조 후보자의 "송구스럽다" 반복에 민주당 의원들 '분통'만
야당 "양천서는 실적주의 때문"...여당 "성과주의 문제없다"

민주당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송구 방패'를 넘어서지 못했다.

연신 "송구스럽다"며 같은 말을 반복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게 민주당 의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김충조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가 죄송하다고 하는데 어떤 문제에 대해 사과 했는지를 모르겠다"며 "왜 말을 못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같은 당 문학진 의원은 "지난 3월 강연한 것을 시디로 만들어서 배포까지 했으면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한 것 아니냐"며 "그렇게 했으면 발언에 당당해야하고 사내답게 나와야 하는데 오전부터 지금까지 똑같이 다람쥐 쳇바퀴 같은 답변을 하는 걸 보면 무슨 배경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윤석 민주당 의원 역시 "후보자는 인생의 가치관을 정직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정직하지도, 소신을 갖고 있지도 않다"며 "전 국민이 짜증내고 분노하고 있는데 느끼고 있냐"고 질타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송구스럽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 채수창-조현오, 청문회장서 '실적주의' 설전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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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양천서 고문사건은 실적주의에 의한 것"

이 의원은 이어 "조 후보자는 부산 청장 재임 시 '이재오, 이상득을 통해야 승진 가능하다'고 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해당 내용을 전한 <경향신문>에는 정정 보도 등이 나가지 않았다"고 따졌다. 이에 조 후보자는 "반론 보도가 게재 되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경향신문>에 실린 것은 부산청에서 이런 의견이 있다고 알려왔다는 알림 기사였지 정정 및 반론 보도는 아니었다"며 "해당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면 언론중재위에 제소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의 문제제기 이전에는 "반론보도를 요청했다"고 말한 조 후보자는 "저와 관련해서 잘못된 보도에 일일이 반론보도를 요청하면 그것 하느라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조 후보자의 성과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도 제기되었다. 장세환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경기청장 재임 때 임의동행이 가장 많았다"며 "실적주의를 강조하다 보니 국민의 인권 침해가 일어난 사례이며, 양천서 사건도 실적주의에 의한 것인데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조 후보자는 감싸고 채수창 전 경찰서장 비판

반면,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전히 조 후보자 감싸기에 열중했다.

진영 한나라당 의원은 "등급별 관리제도가 문제가 될지 몰라도 검거율을 높이겠다는 성과주의가 문제가 될 수 없다"며 "양천서 고문 사건을 성과주의와 연관시키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 검거율 높이라는 이야기 듣고 고문했다면 경찰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서 사건은 성과주의와 관련 없고, 앞으로도 성과주의를 유지하겠다'는 조 내정자와 뜻을 같이 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보여서 조 후보자가 '차명계좌' 관련해 답을 하기 곤란할 것 같다"며 조 후보자를 감싼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은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에게는 "2006년에야 승진해서 인사에 불만 있지 않았냐, 내부 소통 안 된다고 증인처럼 기자회견 하면 어느 조직이 견디겠냐"며 채 전 서장 비판하기에 앞장섰다.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도 "경찰 조직은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갖춰야 할 조직인데 증인(채수창 전 서장)이 기자회견을 해서 경찰의 명예와 위상에 많은 손실 끼친 것을 생각 않고 행동했냐"며 채 서장을 힐난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조 후보자에 대해 "쌍용차의 77일간 장기간 파업 사태에 대해 경찰이 공권력을 적절히 사용해서 신뢰를 높였다고 본다"며 칭찬했다.

오후 7시에 정회를 선언한 청문회는 8시 40분에 재개되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노무현 차명계좌를 어느 주간지에서 본 것이냐"고 막판까지 캐물었으나 조 후보자는 끝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행안위는 이날 12시간에 걸친 인사청문회 뒤에 여야가 모여 조현오 내정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야당이 조 내정자의 답변 태도 등을 문제 삼아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송구스럽다'는 말만 되풀이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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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3일 오후 5시]

"노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무릎꿇고 사죄할 생각 있냐" "그렇다"

23일 오후에 재개된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채수창 전 강북서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조 후보자의 성과주의 논란과 양천경찰서 피의자 고문 사건이 화두에 올랐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은 오전에 이어 오후 청문에서도 조 후보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를 언급한 근거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조 후보자는 차명계좌 발언 논란이 확산되자 "주간지와 인터넷에서 봤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기자들이 제 발언에 대해) 물어보기에, '그 당시 인터넷 등에도 게재되지 않았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재해명했다. 이 문제와 관련, "검찰(특검) 수사를 받게 된다고 해도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의 출처나 배경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해, 여야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23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이 조현오 서울청장에게 실적주의 문제점을 여러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수창 전 서장은 조현오 서울청장의 실적주의를 공개비판하며 동반사퇴를 요구한 뒤 파면당했다.
 23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이 조현오 서울청장에게 실적주의 문제점을 여러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수창 전 서장은 조현오 서울청장의 실적주의를 공개비판하며 동반사퇴를 요구한 뒤 파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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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창 파면과 조현오 막말, 어느 쪽이 위중한가?"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 "채수창 전 강북서장, 파면당한 이유가 뭔가? 동의하나?"
채수창 전 강북서장 "외부에 (조 후보자의 성과주의를 비판하는) 인터뷰를 했고, 경찰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파면을 당했다."
서병수 "조현오 후보자, 본인도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위장전입이 다른 사건에 비해 형량이 무겁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나?"
조현오 후보자 "송구스럽다."
서병수 "법 위반인지 알고 있나?"
조현오 "그 당시에는 법 위반이다."
서병수 "채수창 전 서장 파면과 조 후보자의 막말, 경중을 비교할 때 어느 쪽이 위중한가?"
조현오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객관적이지 못하다."

민주당 의원들이 고성을 동원한 감정적 언어로 조 후보자를 거칠게 다그치는 동안 한나라당 소속인 서병수 의원은 유연하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으로 조 후보자를 곤혹스럽게 했다. 서 의원은 오전 청문 때 "경찰청장은 도덕적 흠결이 없어야 한다"면서 조목조목 조 후보자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사실상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주문했다.

오후 심문이 시작되자, 서 의원이 이번에는 조 후보자의 성과주의에 반발, 동반 사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했던 채수창 전 강북서장을 이용해 조 후보자의 부도덕성을 부각시켰다. 여당 의원의 질문 시간이라 마음을 놓은 채 성과주의의 필요성 등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을 조 후보자로서는 허를 찔린 셈이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내세운 성과주의의 폐해와 폭력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조 의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경찰에 의한 인권 유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조 후보자의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경찰은 나름대로 그 역할을 다 해야 한다"며 "아무런 성과 없이 시간만 보내는 것은 기관 설치 목적과도 맞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조 후보자가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부산청장으로 재직할 시기에 불심검문이 102% 증가했다. 재직 시 1258만 건의 불심검문을 했는데, 한 해 동안 부산시 인구 전체(360만 명)를 3번 이상 조회한 수치"라며 "이는 조 후보자의 업무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지난해 쌍용차 파업과 관련, "살인진압이었다. 진압 자체에 대해서는 경찰관 본연의 직무라고 존중하겠지만,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서 폭력적 진압을 고수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진압 자체에 대해 내세우고 싶은 게 아니고, 쌍용차를 회생시켜서 10만 명 생존권을 지켰다는 점에서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자 다음날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는 발언의 근거를 밝히라는 질의에 대해 후보자가 "여기서 발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반복해서 답변을 피하자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이 "제대로 답변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자 다음날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는 발언의 근거를 밝히라는 질의에 대해 후보자가 "여기서 발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반복해서 답변을 피하자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이 "제대로 답변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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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조 후보자 답변 태도 논란

한편 오후 심문에서도 조 후보자의 답변 태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다.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후보자가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계속 답변을 거부하면 처벌할 수 있음을 후보자에게 고지해 달라"고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출처도 없으면서 차명계좌가 있는 것처럼 답변했다"며 "있는데 말해서 미안하다고 한 것인지, 없는데 있다고 해서 미안하다는 것인지 명확히 밝히라"고 거듭 조 후보자를 다그쳤다.

같은 당의 장세환 의원은 "조 후보자는 이 정권에서 출세하기 위해서는 노 전 대통령을 폄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에 차명계좌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근거를 못 대면 근거 없이 무책임하게 한 것으로 단정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신지호 의원조차 "차명계좌는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데 조 후보는 핵심을 피해가고 있다"며 "그런 기조로 일관한다면 결국 근거 없이 무책임하게 전직 국가원수에 대해 발언한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경찰청장으로서 자격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고 인식될 수밖에 없다"며 "조현오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 여부가 대단히 불투명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경찰 지휘관을 상대로 이야기한 게 크게 되었는데, 제가 어떻게 이야기하겠느냐"고 입을 닫았다. 신 의원이 거듭 "그런 식의 답변으로 일관하면 청문회 통과는 물론이고 검찰 수사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 다그쳤지만, 조 후보자는 "각오되어 있다"며 "검찰 수사 이전에 유족들의 이해를 구하도록 하겠다. 검찰 수사까지 가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여야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에 "송구스럽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명확한 답변을 피해갔다. 그러나 최대한 고개를 숙이는 태도는 잊지 않았다.

특히 조현오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의 묘소 앞에서 사죄할 용의가 있다"는 말까지 했다. 최규식 민주당 의원이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서 노 전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노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무릎 꿇고 사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것.

그러나 최 의원이 "문제의 발언으로 파문이 인 후에 청와대와 통화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다시 "하지 않았다"고 부인으로 일관했다. 최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무슨 소리냐'는 확인 요청과 함께 질책을 받지 않았느냐"고 다그쳐 물었지만, 조 후보자는 끝까지 "안 했다"고 말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여러 차례 추궁하자 "여기서 발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반복되는 답변으로 회피하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여러 차례 추궁하자 "여기서 발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반복되는 답변으로 회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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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3일 오후 2시 16분]

신지호 "조현오 위장전입 죄질 나쁘지 않다"
조현오 후보자 감싸는 여당... "하루 종일 해보자" 벼르는 야당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총공세에 밀리는 조 후보자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은 "차명계좌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답변을 못하면 오늘 하루 종일이라도 하겠다"며 조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천안함 유족들에게 사과한 것 잘했다"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물론 부적절하게 비유한 부분은 잘못되었지만 조 후보자가 천안함 유족들에게 사과한 것은 잘했다"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3월 강연 때 한 얘기는 물리력 행사 때 훈련된 동작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나왔을 뿐 주요한 포인트는 아니었고, 또 사과하지 않았느냐"며 조 후보자를 적극 옹호했다.

한나라당 의원의 감싸기는 '위장전입' 문제에서도 이어졌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위장 전입한 것이 98년으로 이는 2002년경 청문회 때 공직자들의 위장전입이 문제 시 되기 전이라서 죄질이 나쁘다고 볼 수 없다"며 위장전입 문제를 '별일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신 의원은 "인터넷과 주간지를 보고 발언했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게 '소스'라고 이야기한다면 후보자 자격으로 중대한 결격사유라고 생각한다"며 "죄송하다고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근거 여부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할 수 있겠냐"고 추궁했다.

자신을 두둔해주던 한나라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조 내정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논란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제까지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조 내정자의 목소리는 청문회 초반보다 작아져 있었다.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은 "후보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가 있다 없다고 답변하는 것에 따라 파장이 엄청나다"며 "후보자가 공인으로서 책임을 생각해서 답변을 유보하고 계시기에 따로 묻지 않겠다"고 말해, 차명계좌와 관련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답변 못하면 오늘 하루 종일 할 겁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질의하는 가운데, 박지원 원내대표와 전현희 대변인이 지원하기 위해 방문해서 조 후보자의 답변을 지켜보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질의하는 가운데, 박지원 원내대표와 전현희 대변인이 지원하기 위해 방문해서 조 후보자의 답변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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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들은 '차명계좌'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문학진 민주당 의원은 "강연 당시에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었다고 했는데 얼마냐, 권양숙 여사가 특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는데, 권 여사가 뭘 어떻게 했냐"며 "답변 못하면 오늘 하루 종일 할 겁니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계속해서 "송구스럽다, 제가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만을 반복했다. 조 후보자의 일관된 답변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녹음기를 틀어놓은 것 같다"는 비아냥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차명계좌' 발언 외의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며 조 후보자를 압박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모친상 부조금으로 1억7천만 원을 받았다고 했는데, 그럼 다녀간 사람이 3~4천 명이라는 것이냐"며 "문상객 명단을 달라"고 요구했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도 "조폭과 연루되었다는 내사를 받았던 자료를 제출해 달라"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1억5천만 원의 수입에 대한 명세가 없으니 이에 대해 설명하라"고 조 내정자를 몰아세웠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쌍용차 사태로 인한 피해자들이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데 조 후보자는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 쌍용차 진압을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친기업 반노동자 정책을 펴는 이명박 대통령에 맞춘 코드 발언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조현오 후보자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나머지 10만 명의 생존권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이날 오전 청문회는 낮 12시를 넘겨 끝났고, 오후에 열리는 청문회에는 "양천서 경찰 고문 사건은 조현오 경찰청장의 성과주의에 있다"며 조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한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 등 관련 증인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오전 일정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오전 일정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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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3일 오전 11시 45분]

"강도에게 또 하나의 칼 쥐어주는 꼴"
여야, 조현오 자진 사퇴 압박... 조현오 "특검 결과 수용"

예상대로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거셌다. 23일 오전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고, 조 후보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 등에 대해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었다"며 사과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야당 의원뿐만 아니라 일부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서 조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자진 사퇴 압박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면서 끝까지 인사청문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당] "인권무시자, 패륜아... 자진 사퇴하라"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 설 자격이 없다는 것에 변함이 없다"며 "정권에 아부하기 위해 천안함 희생자를 욕보인 패륜적 후보자는 자격이 없기 때문에 자진 사퇴하길 원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윤석 의원도 "위장전입,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천안함 희생자 막말 파문 등 경찰 수장으로서 자질과 능력, 리더십을 상실했다"며 "경찰 조직 내에서도 청문 대상자가 아니라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변명만 할 것이 아니라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이어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느냐, 없느냐"고 조 후보자를 추궁했지만, 조 후보자는 "더 이상 제가 발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피해갔다. 이 의원으로부터 곧바로 "그런 무책임한 답변이 어디 있냐"는 힐난을 들었지만, 조 후보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장세환 의원은 "주민등록법과 형법을 위반한 범법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안함 사고 유가족에 대한 막말, 성과주의, 쌍용차 사태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 등에는 공통점이 있다"며 "조 후보자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인권무시자라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맹목적 충성심 때문에 자신을 키워준 대통령까지 내동댕이치는 패륜아"라는 말도 터져 나왔다.

특히 장 의원은 "조 후보자가 만약 경찰청장이 된다면 이것은 강도에게 또 하나의 칼을 쥐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명박 대통령께 촉구한다. 당장 조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동시에 구속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최규식 의원도 "현재까지 불거진 의혹만 봐도 파문되어야 할 사람을 두고 인사청문회를 해야 하는 상황에 자괴감이 든다"며 "밀어붙이고 보는 정부에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후보자의 발언을 보면서 자질이 안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모든 이에게 사과한다고 해놓고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있는데 말을 못하는 것처럼 연극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차명계좌가 있는데 말해버려서 사과한다는 것인지, 차명계좌가 없는데 있다고 말해서 사과하는 것인지 분명히 하라"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공개된 공식적인 이런 자리였으면 몰라도..."라고 답변을 얼버무렸다. 민주당 의석에서 "말 돌리지 말라"고 고성이 터져 나오자, 조 후보자는 다시 "제가 사과한다고 한 것은 전직 대통령과 유족에게..."라고 답변을 이어가려고 했다.

조 후보자가 계속 말을 흐리자, 백원우 의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답변 안 할 거면 청문회 왜 합니까"라고 조 후보자를 향해 호통을 치는 등 청문회장에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결국 백원우 의원은 "경찰총수가 이렇게 비겁해서야"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청문회장을 나가버렸다.

[한나라당] "다른 후보자 방패막이라는 말에 참담한 심경"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조현오 후보자의 자질 문제를 언급하며 자진 사퇴를 주문했다.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은 "전직 대통령에 대해 그렇게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서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치안 책임자가 아무 증거도 없이 이렇게 이야기한 것은 무언가 감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이어 "조 후보자는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한 것이다. 근거도 없이 했다고 하면 법에 따라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차라리 지금 오히려 자진 사퇴를 할 의향은 없느냐"고 물었다.

특히 박 의원이 "특검이 추진될 경우, 특검 결과에 따라서는 조 후보자가 사퇴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사퇴할 용의가 있냐"고 거듭 압박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있다"고 답했고, 박 의원은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는 말이 있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같은 당의 서병수 의원도 "위장전입 문제나 차명계좌 발언 등 청장으로서 적절한 자격과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며 "조현오 후보자를 일부 인사들(다른 후보자)의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것에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조 후보자는 필요하다면 스스로 신중한 결단을 내려주길 당부한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1신 대체 : 23일 오전 10시 34분]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가운데,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수십명의 기자들이 조 내정자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가운데,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수십명의 기자들이 조 내정자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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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에겐 "송구", 쌍용차 진압엔 "보람"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안함 사고 유가족과 관련한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인도적 폭력진압으로 비판을 받았던 지난해 쌍용차 사태에 대해서는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는 23일 국회 행정안전위 인사청문회에 출석, 모두발언을 통해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께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족 여러분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조 내정자는 지난 3월 경찰 기동부대 지휘관과 전의경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언급하면서 "자살은 노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었기 때문이고, 특검은 다른 비리가 밝혀질까봐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 부탁해서 못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조 내정자는 또 천안함 유족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도 선진국 국민이 되려면 격이 높게 슬퍼할 줄 아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조 내정자는 "(천안함 유족들이) 동물처럼 울부짖고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언론이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기 전 의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기 전 의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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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해결, 보람 느꼈다"... 노동자들 "살인진압, 사퇴하라"

조현오 내정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쌍용차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쌍용차 사태를 해결하여 10만여 명의 생존권을 지켜내고 국가 경제 피해를 최소화시킨 것에 대해서는 많은 보람도 느꼈다"며 "이제까지 쌓아온 다양한 경험들은 우리 경찰을 선진 일류 경찰로 만들어가는 데 소중한 자양분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쌍용차 파업 당시 경기경찰청장을 지냈다. 특히 조 내정자는 당시 옥쇄파업이 진행되던 경기 평택공장에 공권력을 투입하면서 헬기를 동원해 인체에 유해한 최루액을 무차별 분사하고, 농성자 얼굴을 향해 사망 위험까지 있는 테이저건을 쏘는 등 비인도적 진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또한 경찰과 사측은 당시 공장 내에 물과 전기 공급을 끊어 농성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조현오 내정자는 "보람을 느꼈다"고 한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는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진압을 진두지휘했던 조 후보자는 즉각 파면돼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생때같은 목숨을 발가락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경찰총수가 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실제 조 내정자는 문제가 됐던 지난해 3월 특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이나 천안함 유가족 관련 발언 외에도 "물(대)포 맞고 죽는 사람은 없다"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조 내정자는 이 강연에서 "우리 G20기획단에서 준비하고 있는 무슨 라인이나 도로중앙분리대 등 시설물을 갖고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공간을 차단시켜야 한다, (시위대가) 경찰 폴리스 라인 표시를 한 거기를 넘어올 경우 바로 물포를 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여름철 되고 그러면 물포에 최루액을 섞어서 쏘면 겨울철 못지않은 효과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50m (거리의) 물포 맞고 죽는 사람 없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조 내정자는 이어, "시위대 성격에 따라 한 30m까지 접근하면 다목적 발사기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5~10m까지 근접하면 테이저건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내정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많은 국민들이 경찰을 주시하면서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고 있고, 한층 더 높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치안 총수로 일한다면 경찰 편의주의적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찰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태그:#조현오, #조현오 인사청문회, #노무현, #천안함 유가족,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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