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비 온다고 전쟁 안한답니까. 하하."

 

지난 14일 보슬보슬 내리는 비에도 약속 시간인 저녁 7시가 되자 양산박사진동우회 회원들이 하나 둘 워터파크로 모였다.

 

한쪽 어깨엔 커다란 카메라, 한쪽 어깨엔 삼각대를 메고 나타나는 모습이 한 눈에 봐도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졌다. 얼추 회원들이 모이자 그간 어떻게 지냈냐며 간단히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자신의 카메라를 꺼냈다.

 

양산박사진동우회 함천태 회장은 "정기출사를 늘 일요일마다 진행했는데 이번 출사는 토요일임에도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서 정말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사진으로, 좋은 시간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얼마 전 온라인카페에 가입한 뒤 처음으로 출사에 참여한 정진영씨가 어리둥절하게 서있으니 함 회장은 ISO, 셔터시간, 조리개 값 등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세세하게 알려주며 출사 내내 옆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 주말 저녁이라 많은 가족들이 워터파크를 찾아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곧 워터파크 내의 음악분수를 가동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회원들은 이리저리 각자가 원하는 구도를 잡기 위해 바쁘게 자리를 잡았다.

 

디지털카메라가 일반화되면서 일반가정에서도 전문가용 DSLR 카메라를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여전히 사용법은 디카를 사용하던 때의 '자동(Auto)모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멋진 사진은 눈으로 보는 데만 그친다. 야경사진도 그렇다. 야경사진을 찍는 과정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화이트밸런스, 초점모드, 촬영모드, 노출값 등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사진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양산박사진동우회의 백종현씨는 "야경을 촬영할 때 필수품은 삼각대다. 야경 촬영 시 제일 중요한 건 무엇보다도 흔들림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라며 "카메라모드는 매뉴얼(수동)로, 조리개 값은 f8~11, 노출 값은 -0.3, 셔터시간은 3초에서 길게는 10초까지도 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밤에는 빛의 양이 적기 때문에 피사체와 풍경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셔터시간을 길게 주기도 한다. 색감이 뛰어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셔터를 30초 이상 열어 놓는 경우도 있다고. 셔터시간이 길어질수록 빛 갈라짐 현상이 뚜렷해지므로 가까운 곳에 있는 불빛을 더욱 멋지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양산역 맞은편에 위치한 음악분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리로 오이소!"

 

회원들이 우르르 한 장소로 걸어갔다. 음악분수 촬영적소는 관리사무소 옆이란다. 백씨는 "여기서 촬영하면 분수 뒤 쪽으로 양산타워까지 앵글에 담을 수 있다"며 "음악분수가 주제라면 양산타워라는 부제가 생기는 셈이다"라며 웃었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각자 준비해 온 수건을 카메라 위에 덮고 촬영을 이어갔다. 모든 기계가 그렇듯 카메라 역시 비와는 상극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특히 분수 같은 경우, 바람을 타고 물방울이 날아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 코스는 양산역 앞 'ㅊ' 음식점. 고층에 위치한 음식점에는 양산의 도심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따로 만들어져 있었다. 뒤풀이 장소를 선정하는 것도 역시 사진동우회답다. 영대교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양산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숨은 장소라며 회원들은 카메라를 꺼내 양산의 야경을 담았다.

 

준비한 촬영일정이 끝나고, 회원들은 간단한 음식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역시 주된 화제는 '사진'. 회원들은 눈을 반짝이며 비 내리는 여름밤을 한 장의 추억으로 만들어갔다.

 

양산박사진동우회 사진제공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양산박사진동우회, #야경촬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