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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65주년을 맞아 '공정한 사회'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15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인류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려면 우리는 시장경제에 필요한 윤리의 힘을 더욱 키우고 규범화해야 한다"며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정한 사회'라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를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라고 정의한 뒤 "공정한 사회에서는 패자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고 강조했다.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일어선 사람은 다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습니다. 이런 사회라면 승자가 독식하지 않습니다.

 

지역과 지역이 함께 발전합니다. 노사가 협력하며 발전합니다.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상생합니다. 서민과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습니다.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입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시장경제를 위한 규제 개혁과 사교육비 절감을 포함한 교육 개혁, 든든 학자금, 보금자리 주택, 미소금융과 햇살론, 각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창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정책 등을 정부가 실천하고 있는 '공정한 사회'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친서민·중도실용'에 이어 올해는 이를 좀 더 구체화하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놓은 셈이다.

 

 

"정치권 분열, 국민 분열로 이어져"... 세종시·4대강 문제 정치권에 떠넘겨

 

기업가 출신의 이 대통령이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언급을 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은 "세계 금융위기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며 "탐욕에 빠진 자본주의는 세계와 인류를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역사 속의 자본주의가 끊임없는 도전을 극복하면서 발전해왔다"는 것을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 보수진영으로부터 '좌파 사회주의자'라는 공격에 시달렸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공개석상에서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발언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한편으로, 이 대통령은 "삶의 선진화를 실현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정치가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집단의 이익만 앞세운다면 우리 사회는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정치권의 갈등과 분열은 바로 국민의 갈등과 분열로 이어진다"며 세종시 수정안 부결 및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의 책임을 정치권에 떠넘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년 전 저는 이 자리에서 녹색성장의 비전을 선포해 전 세계로부터 폭넓은 호응을 받았다"며 "대한민국의 비전과 도전이 세계의 비전과 도전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분야, 녹색성장 분야에 도전하라"고 주문한 뒤 "앞으로 우리는 녹색 성장 분야에서 오늘의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능가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경색된 남북관계엔 북한 책임 묻는 입장 되풀이

 

천안함 사건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북한의 책임을 묻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취임 후 처음으로 통일 구상의 일단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3월 26일 북한의 천안함 공격은 평화에 대한 여망을 저버리는 도발이었다"며 "북한은 이제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있는 변화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지금 남북관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선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는 '평화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동체'의 전제조건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언급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통일의 그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되었다"며 "이 문제를 우리 사회 각계에서 폭넓게 논의해 주시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 식민지 조선 지배를 사과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일본의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한다"며 "그러나 넘어야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한일 양국은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이명박,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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