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대전노회통일 및 사회위원회 등 대전충남지역 목회자들이 지난 2일 부터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앞에서 '4대강 반대 무기한 단식 기도회'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10일 단식에 참여한 이종명 목사와 박명순 신부가 천막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대전노회통일 및 사회위원회 등 대전충남지역 목회자들이 지난 2일 부터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앞에서 '4대강 반대 무기한 단식 기도회'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10일 단식에 참여한 이종명 목사와 박명순 신부가 천막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쏟아지는 10일 오후,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앞 천막에서 단식기도를 하고 있는 두 명의 목회자를 만났다.

이들은 대전충남기독교연대 소속 개신교 목회자들로, 지난 2일부터 시작된 '4대강 반대 무기한 릴레이 단식기도회'에 참여한 것.

대전충남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대전노회통일 및 사회위원회 등은 지난 2일부터 2~3인의 목회자가 이틀씩 단식을 하는 릴레이 천막 단식 기도회를 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주 일요일 저녁에는 같은 장소에서 일반 성도들도 참여하는 '촛불기도회'를 열고 있다.

10일부터 11일까지 1박 2일 동안 단식기도를 하는 목회자는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온양교회 박명순 신부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충청연회 송악교회 이종명 목사다.

이종명 목사 "왜 단식기도하냐고?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

4대강 사업 반대 목회자 단식기도회에 참여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충청연회 송악교회 이종명 목사.
 4대강 사업 반대 목회자 단식기도회에 참여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충청연회 송악교회 이종명 목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왜 단식기도를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이종명 목사는 "그 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강은 곧 생명이다, 만물이 강에서 시작하고, 강과 더불어 살아간다, 그런데 그 강에 대형보 3개를 만들고 있다"며 "강의 흐름이 막히면 썩는다, 생명이 죽는다, 생명을 죽이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은 열려 있어야 한다, 물이 흘러내려가고 물고기가 거슬러 올라가고, 그렇게 열려 있어야 비로소 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보를 막으면 흐름과 소통이 막힌다, 막히면 죽는다, 강이 죽고, 생명이 죽고, 자연이 죽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계속되는데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식을) 시작했다, 그 동안에는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정치세력을 당선 시키는 일을 열심히 했다, 그렇게 하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이 정부는 그런 것도 필요없이 막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제는 절박하다, 강과 함께 아픔을 같이 해야 한다, 단식이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명순 신부 "대통령이 민심의 소리 들어야"

4대강 사업 반대 단식기도회에 참여한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온양교회 박명순 신부.
 4대강 사업 반대 단식기도회에 참여한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온양교회 박명순 신부.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박명순 신부는 더욱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장로 대통령 회개하라고 (단식)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민심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하나님이 민심을 통해서 전하시는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신자의 자세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덧붙여 "4대강 사업으로 우리 지역의 백제문화유산이 파괴되거나 수장될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자연환경의 파괴도 심각하다"며 "이러한 문화유산, 자연환경, 생태계 등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잘 보존해서 물려주어야 할 것들인데, 이를 파헤치고, 파괴하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신부는 또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댐을 철거하거나 보를 헐어 생태계를 살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려고, 그것도 그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것을 무릅쓰고 애를 쓰는지 모르겠다"며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물이 죽으면 모두가 죽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이종명 목사가 거들고 나섰다. 그는 "성경 출애굽기에 보면, 모세가 자신의 민족을 해방 시키기 위해서 바로왕 앞에서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피의 재앙을 내리는데, 그 재앙은 나일강에서 부터 나온다"며 "마찬가지로 강에 보를 막고, 인공적인 시설을 하고, 강바닥을 파헤친다면 강물이 썩고 오염되면서 거기로부터 재앙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를 막는 것, 강을 파헤치는 일이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 지, 어떤 영향이 있을지 정확한 조사나 검토가 없다, 그렇다면 시간을 두고 실험을 거쳐서 순차적으로 하면 될 것을 왜 한꺼번에 밀어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충분히 검토해 보고 해도 늦지 않을 것을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에 왜 한국기독교는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목사는 "사실, 우리 교회 교인들조차도 일부는 이러한 4대강 반대활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면서 "여기에는 한국교회 신앙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개인적이고, 기복적이고, 특히, 물질이라는 우상에 의해 삶의 질을 평가하는, 삶의 질을 물질적 풍요로움과 재화의 많고 적음으로 판단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것', '영적인 것'인데 그런 것에 대해 한국교회는 바로 깨닫지 못하고, 교회를 크게 짓는 등 물질적인 풍요로운 것만을 추구하면서 그것이 곧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천박한 물신풍조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쌓아두고 모아두는 기쁨보다는 나눠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 성서는 가르치고 있는데, 한국 교회는 물질만능주의에 오염되어 더 많이 쌓아두려고만 한다, 하나님이 원하는 삶은 그런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바로 이러한 신앙이 이명박 대통령의 신앙이다, 이 대통령이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던 '경제발전'의 구호처럼, 한국교회 신앙의 모순점이 이 대통령을 통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는 결코 우리 삶이 행복해질 수 없다, 그래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님, 왜 자꾸 갈등을 만드십니까

이러한 사회참여 활동에 대해 담임하고 있는 교회 성도들의 반응을 물었다. 그러자 박명순 신부는 "대부분의 성도들이 4대강 사업은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의 활동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종명 목사는 "일부는 잘 이해를 못하는 분들도 있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니까 결국은 다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혹 그러지 못해 제가 어려움을 당한다면 그것은 이 시대의 십자가라고 생각하고 달게 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신부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제발 좀 국민들 편안하게 좀 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왜 자꾸 갈등을 만드느냐"고 따지면서 "세종시도 그렇게 떠들더니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는데, 이번에는 국민 70~80%가 반대하는 4대강을 들고 나와서 국민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 제발 좀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 하나님의 소리를 들어라"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국민들을 향해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그는 "이 문제는 몇몇 정치권의 문제도, 일부 반대하는 세력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 우리 후대의 문제다, 우리 삶이 바뀌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금강에 나가 공사현장도 보고, 인터넷에 글이라도 올리는 작은 행동에 더 많은 참여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전충남기독교연대는 1차 단식기도회를 40일 동안 진행키로 했다. 1차 단식이 끝나는 날에는 전국의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태그:#4대강 반대, #목회자 단식, #박명순, #이종명, #목정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