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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상징인 만리장성
 중국의 상징인 만리장성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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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일까?

베이징 여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만리장성이 보고 싶어서다. 달에서도 보인다나? 실제로는 안 보인다고 하지만…. 만리장성은 중국과 불가분의 관계다. 역사이래로 북방민족과 경쟁하면서 성장한 중국의 상징이며, 지금도 중국을 극복할 때 만리장성을 넘었다고 비유적으로 쓰기도 한다.

베이징 시내를 빠져나와 만리장성으로 향한다. 만리장성으로 가는 길은 항상 교통체증이 생긴다. 오늘도 마찬가지. 설상가상으로 만리장성 오르는 케이블카가 파업 중이란다. 웬 파업? 케이블카가 고장이 나서 수리를 해야 하는데, 빨리 안 하고 있단다. 중국도 파업이 가능해?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경제성장이 빠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게 되고 작은 갈등들이 생기고 있단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일까? 반만 사회주의란다. 1978년 덩샤오핑이 새 경제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자가 되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철저한 사회주의로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다. "하늘, 땅과 싸울 수는 있지만 공산당과 싸울 수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럼 소유권이 인정되는 걸까? 이것도 반반 인정된다. 토지는 소유권이 인정 안 되고 건물만 70년간 권리를 갖는단다. 물론 권리를 사고팔 수 있다. 베이징 부동산 가격은 서울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고 한다. 굳이 토지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아도 부동산 거래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사실.

만리장성은 세계에서 제일 긴 무덤

케이블카가 운행하지 않아 여행 일정이 변경됐다. 1000미터가 넘는 산 능선을 타고 꿈틀거리는 만리장성을 보고 싶었는데…. 거용관 만리장성으로 들어선다. 거용관은 군대가 주둔했던 천혜의 요새다. 거용관 양쪽으로 날개를 펼치듯 장성이 산위로 올라간다. 커다란 용이 꿈틀거리듯….

거용관 만리장성. 성벽을 따라 망루가 있다. 아래 보이는 게 군대가 주둔했던 거용관
 거용관 만리장성. 성벽을 따라 망루가 있다. 아래 보이는 게 군대가 주둔했던 거용관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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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장성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만리장성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꼭 만리장성이라고 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만리가 훨씬 넘기 때문이다. 장성은 하루아침에 쌓은 것이 아니고, 춘추전국시대부터 명나라까지 지속적으로 길이를 늘려왔다. 장성을 연결하는데 커다란 공헌을 한 분이 진시황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 밟고 있는 이 장성은 베이징이 명나라 수도가 되었을 때 가장 가까운 산에 성을 쌓아 북방민족 침입에 대비한 것이다. 올라가다보면 시멘트로 보수한 흔적까지 남아있으니 현재에도 계속 쌓고 있다고 해도 되겠다.

성벽 일부는 시멘트로 보수를 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어도 굳이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는 것도 색다르다.
 성벽 일부는 시멘트로 보수를 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어도 굳이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는 것도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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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성벽 내에 있는 계단. 벽돌로 된 계단은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서서인지 움푹 파였다.
 만리장성 성벽 내에 있는 계단. 벽돌로 된 계단은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서서인지 움푹 파였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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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으로 올라간다. 벽돌로 된 계단을 하나씩 밟고 올라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라 다녔는지 벽돌은 닳아 우묵하게 파였다. 만리장성의 웅장함을 표현하는 말로 '세계에서 제일 긴 무덤'이라고 한다. 만리장성을 쌓으면서 계단 1개에 1명 정도 죽었고, 그 위에 장성을 쌓았단다.

사람으로 가득 채운 만리장성

계단을 하나씩 밟으며 올라간다. 날씨는 무척 덥다. 베이징이 서울보다 조금 더 덥다고 한다. 장성구경보다는 사람구경이 맞을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장성을 가득 메웠다. 중국인들을 비롯해서,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장성을 오르고 있다.

성벽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 엄청 더운 날씨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며 장성을 오른다.
 성벽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 엄청 더운 날씨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며 장성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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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만리장성을 오르다 보니 오르고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일렬로 서서 올라가야한다. 하지만 망루에서는 두 사람이 겨우 통과할 정도니 정체가 심하다. 여기다가 조금 빨리 가려고 얄미운 새치기까지. 더욱 마음이 아픈 건 "잠깐만" 하면서 지나갈 때,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한국인이라는 거 아실는지.

명 황제는 16명인데, 명13릉?

명13릉으로 향한다. 명대에는 16명의 황제가 있었는데, 왜 능이 13개일까? 명나라 초기 수도는 주원장이 원나라를 북쪽으로 밀어내고 베이징에서 난징으로 옮겼다. 이후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 후위는 맏아들에게 물려줄 계획이었고, 아들들은 각 지역을 나눠서 관리하게 하였다. 그러나 맏아들이 일찍 죽자 손자가 2대 황제가 되었다.

명13릉 중심에 있는 능은전. 마치 궁궐같은 건물로, 역대 황제들의 제사의식을 행하던 곳이다.
 명13릉 중심에 있는 능은전. 마치 궁궐같은 건물로, 역대 황제들의 제사의식을 행하던 곳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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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에 있던 아들들은 조카인 2대 황제를 몰아내고 황제가 되려고 난징을 공격하게 되었다. 결국 베이징을 관리하던 주원장의 넷째아들 주체(朱棣)가 난징을 함락하게 되고 황제를 폐위시켰다. 그러나 세력기반이 없는 난징을 수도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베이징으로 천도를 하게 되고, 자신의 무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럼 하나는? 7대 황제는 폐위되었다가 실종되어 무덤이 없단다. 그래서 베이징에는 13개 무덤만 있고,  명13릉(明13陵)이라고 부른다.

능은전의 웅장함을 느끼다

명13릉 중 가장 큰 무덤인 영락제 장릉(長陵)으로 향한다. 장릉은 명13릉 중 최초의 무덤이다. 명 수도를 북경으로 천도한 3대 황제 영락제의 무덤으로 가장 크다. 중국 황실 전통은 처음 황제의 무덤을 만들면 이후부터는 그것보다 크게 만들지 못한다고 한다.

명 13릉 중심에는 영락7년(1409년)에 지은 능은전(裬恩殿)이 자리 잡고 있다. 능은전은 제사의식을 행하던 곳으로 마치 궁궐처럼 커다란 전각이다. 18년 동안 꾸민 황제의 능원은 황제의 사후궁전이라고 할 수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안으로 들어선다.

능은전 난간에 정교하게 조각된 용조각
 능은전 난간에 정교하게 조각된 용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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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은전 중앙에는 명나라 수도를 베이징으로 옮긴 3대 황제 영락제 동상이 있다.
 능은전 중앙에는 명나라 수도를 베이징으로 옮긴 3대 황제 영락제 동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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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는 장릉의 주인인 영락제가 앉아있다. 건물을 지탱하는 커다란 기둥은 남쪽 운남지방에서 가져왔다는데, 전각의 웅장함을 더한다. 기둥은 아크릴판으로 보호를 해 놓았는데, 안쪽을 자세히 보니 낙서가 심하다. 아마 낙서를 방지하려고 만든 것 같다. 중국인도 낙서를 무척 즐기는가 보다.

주변에는 정릉에서 발굴된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황제가 여름에 썼다는 금실로 만든 관과 황후가 쓴 칠보관이다. 무척 정교하다.

능이 어디 있을까? 앞에 보이는 커다란 산이 무덤

능은전을 나오면 커다란 탑 같은 건물이 웅장하면서 아름답게 보인다. 현판에는 장릉이라고 적혔다. 그럼 이게 릉? 가운데 터널을 통과해서 옆으로 돌아 올라가면 탑 중앙에 커다란 비석이 섰다. 비석에는 '成祖文皇帝之陵'이라고 쓰였다.

마치 탑 같이 웅장하게 서있는 장릉. 아래 터널을 통해 올라가고, 위에 터널에는 황제의 비석이 있다.
 마치 탑 같이 웅장하게 서있는 장릉. 아래 터널을 통해 올라가고, 위에 터널에는 황제의 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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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를 심어서 산처럼 보이는 영락제의 능.
 측백나무를 심어서 산처럼 보이는 영락제의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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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 어디 있을까? 우리나라 왕릉처럼 아담하게 단장한 능은 보이지 않는다. 측백나무가 심어진 산만 보일뿐이다. "능이 보이지 않죠? 지금 앞에 보이는 산이 능이예요." "와!" 그저 놀랄 뿐이다. 이게 능이라니. 측백나무는 장수를 상징한다고 해서 능에 일부러 심었단다. 무덤에서까지 장수하기를 바라는 무한한 욕심이 느껴진다.

명13릉 주변에는 복숭아 농사를 많이 한다. 그래서 복숭아가 유명하다. 능을 구경하고 나오면서 노점에서 복숭아 한 봉지 사서 먹는다. 복숭아 크기가 조금 작지만 아주 맛있다.

덧붙이는 글 |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중국 베이징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태그:#북경, #베이징, #만리장성, #명13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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