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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이달부터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KT는 거꾸로 무선 데이터(3G)를 적게 쓰는 사용자를 겨냥한 새 요금제를 선보였다.

KT, 다량 사용자 위한 저가 요금제? "잘못 나간 것"

KT가 2일 아침 새로 선보인 i밸류 요금제와 i슬림데이터 요금제. i슬림 데이터 요금제는 담당자 실수였다며 곧 삭제했다.
 KT가 2일 아침 새로 선보인 i밸류 요금제와 i슬림데이터 요금제. i슬림 데이터 요금제는 담당자 실수였다며 곧 삭제했다.
ⓒ KT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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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일 아침 트위터(@ollehkt)와 홈페이지를 통해 I요금제에 'i밸류'와 'i-슬림 데이터' 2가지 요금제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KT는 이날 오후 가운데 'i-슬림 데이터' 요금제는 내부에서 검토되지 않은 것인데 실무자 착오로 잘못 올라갔다며 급히 삭제했다.

i밸류 요금제는 월 5만5천 원(부가세 제외)에 음성 300분, 문자 300건, 데이터 750MB를 기본 제공하는 요금제로 SK텔레콤 올인원55 요금제와 비슷하다. 올인원55 역시 월 5만 5천 원에 음성 300분, 문자 200건, 데이터 700MB를 제공했지만 이달부터 데이터가 무제한 제공되기 때문에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반면 이날 KT에서 삭제한 'i-슬림 데이터'는 월 요금 3만5천 원으로 I슬림 요금제와 같지만 음성통화시간이 150분에서 100분으로 줄어든 대신 데이터 사용량이 100MB에서 I라이트와 같은 500MB로 파격적으로 늘렸다.

오히려 SK텔레콤 월 4만5천원 이하 요금제(올인원45, 올인원35) 가입자들이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 걸 감안하면 KT에겐 훨씬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인 셈이다.  

데이터 50MB 미만 소량 사용자 위한 요금제 선보여

하지만 정작 이날 KT가 선보인 카드는 무선데이터 소량 사용자를 위한 '쇼 맞춤 조절 요금제'였다. 음성, 문자, 데이터 기본 사용량을 고객이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요금제다. 요금은 쇼킹스폰서 i요금제와 마찬가지로 3만5000원부터 4만5천원, 5만5천원, 6만5천 원, 8만원 등 5종류로 구성됐지만 기본 사용량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대신 '조절 무료량'(아래 표 참고) 한도 내에서 음성(10초당 18원), SMS(1건당 20원), 데이터(0.5KB당 0.25원) 사용량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KT 맞춤조절 요금제 상품 구성
 KT 맞춤조절 요금제 상품 구성
ⓒ KT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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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월 4만 5천 원짜리 i라이트 요금제(음성 200분, 문자 300건, 데이터 500MB) 가입자가 데이터를 50MB만 쓰고 문자를 160건(3200원)으로 줄이면 같은 요금을 내고 음성 사용시간을 300분(3만2400원)까지 늘릴 수 있다. 실제 쇼킹스폰서 i요금제, 스마트스폰서 등 기존 정액요금제 가입자도 요금 할인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갈아탈 수 있다.

데이터 요율 10배 비싸... 50MB 넘으면 '바가지'

KT는 2일 음성, 문자, 데이터 등을 자신의 사용 패턴에 따라 조절해 쓸 수 있는 '쇼 맞춤조절 요금제'를 선보였다.
 KT는 2일 음성, 문자, 데이터 등을 자신의 사용 패턴에 따라 조절해 쓸 수 있는 '쇼 맞춤조절 요금제'를 선보였다.
ⓒ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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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꾸로 음성이나 문자를 줄여 무선데이터 사용량을 늘려 쓰기에는 부적합하다. 50MB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지만 3G 무선데이터 요율(단위 요금)이 기존 i요금제보다 10배나 비싸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i요금제나 데이터요금제인 '쇼 데이터플러스'의 경우 0.5KB당 0.025원(1MB당 약 50원)으로 낮게 책정한 반면 '맞춤 조절 요금제'에선 0.5KB당 0.25원(1MB당 약 500원)에 이른다. 만약 이 요금제에 전환하고 50MB만 초과 사용해도 데이터 사용료 2만5천 원이나 더 내야 한다.

이에 KT 홍보팀 관계자는 "KT 스마트폰 이용자들 중에도 무선인터넷을 50MB 이하로 소량 사용하는 고객도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맞춤 조절' 요금제는 음성이나 문자를 주로 쓰는 고객들의 욕구를 감안해 만든 요금제여서 데이터를 많이 쓰는 고객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표현명 KT 사장 역시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 가능성을 일축하고 "와이파이존에서 마음껏 VOD, MOD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파수 자원이 한정된 3G 데이터 경쟁보다는 와이파이(무선랜)나 '이동형 와이파이'인 와이브로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대,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고 음성을 늘리는 요금제 역시 이런 '역발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태그:#KT, #무제한 데이터, #맞춤조절, #스마트폰, #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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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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