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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라는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을 알렸다. 이 책에는 베네수엘라 혁명 과정과 지도자 차베스의 투쟁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하지만 항상 뭔가 아쉬웠다. 지도자 차베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층에서 활동하는 베네수엘라의 숨겨진 혁명가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던 게다.

 

최근 필자는 <베네수엘라 스픽스(VENEZUELA SPEAKS!)>라는 책의 번역출간을 준비 중이다. 이 책에는 베네수엘라 풀뿌리 활동가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담겨 있다. 번역한 내용들 중 일부를 소개한다. 베네수엘라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의 생생한 속살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기자 말

 

일반적으로 바르셀로나는 해변가와 잘 보존된 식민지 시절의 건축물로 유명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산업지구는 억센 노동자 밀집 지역이다. 허름한 건물, 번잡한 도로, 그리고 이곳에 밀집된 자동차 공장 및 부품 공장 노동자들의 강성 노동운동으로 악명(?) 높다.

 

최근 몇 년간 이 지역 공장 노동자들은 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해 하청노동자를 고용하고 단체협상을 파기하는 사측의 행태에 맞서 끊임없이 직접행동과 행진, 파업, 공장점거 등을 해왔다.

 

2003년 전까지 최대 노조였던 베네수엘라 노동자 연맹(CTV)은 지난 반세기 동안 베네수엘라의 주요 보수 정당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베네수엘라 노동운동을 좌지우지했다. 1995년에 라파엘 칼데라 대통령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시행하면서 노동자들의 이익이 침해당하고 산업시설이 민영화되어도 CTV는 소극적일뿐이었다.

 

푼토 피호 체제가 붕괴되고 기존 권력이 무너지면서 새롭게 차베스가 대통령이 되자, CTV 지도부는 차베스 정부를 세차게 공격했다. CTV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노동자 계급을 배신하고 베네수엘라 자본가 단체 FEDECAMARAS와 연합해서 차베스를 축출하기 위해 일어난 2002년 쿠데타를 지지했다. 그리고 연이어서 국영석유회사 PDVSA의 경영진이 일으킨 석유 공장 폐쇄에도 함께 했다. 2003년에 차베스를 지지하는 노조 지도자들은 CTV가 더 이상 구제불능이라는 인식 하에 따로 모여서 새로운 노조인 전국노동조합(UNT)를 설립했다.

 

1200명이 넘는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UNT의 첫 전국회의에서는 진정으로 노동자 계급과 민주적인 도태에 기초한 새로운 노동운동에 대한 제안과 계획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창립 때부터 정부와의 관계나 조직적 목표에 있어서 다른 견해를 가진 다양한 노동운동의 흐름들이 분열되어 있었다. 이런 분열은 계속 심해져서 결국 내부 분파 중 하나인 볼리바리안 사회주의 노동자 전선(FSBT)이 새로운 노조 창립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아래는 리차드와 펠릭스의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신(新)노조'

 

펠릭스(Felíx) : "우리는 노조를 만들면서 기존의 방식으로 노조를 운영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전에 노조 임원들은 잠깐 공장에 들러서 밥만 먹고 나중에 다시 나갔죠. 설사 공장에 남아 있더라도 사무실에 가서 담배 피우고 신문이나 봅니다. 누가 애로사항을 얘기하면 관심도 없어요. 우리가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없는 거죠.

 

우리는 짬이 날 때마다 노동자들과 회의하고 토론하려고 했어요. 우리가 세운 사업계획들은 기존의 노조와는 달랐습니다. 결국 반 년 만에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우리 노조에 가입했습니다. 우리 노조는 다수가 되어서 노동부의 공식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시작했고 그동안 잃은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서 나섰습니다. 이렇게 해서 노동자들은 우리의 태도와 의견을 신뢰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지속적으로 노동자들과 함께 했고 노동자들의 요구에 답했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측이 갖은 방법으로 우리를 탄압해도 우리는 버텨냈습니다. 사측은 퇴직수당을 주면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그만두도록 했습니다. 200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그때 회사를 떠났습니다. 남은 600명 중에서 약 25명이 당시 남아있던 기존 노조에 가입해 있었습니다. 기존 노조 소속의 조합원 중 몇몇은 몰래 사장과 협상해서 얼마간의 돈을 받고 회사를 떠났습니다.

 

2002년에 단체협약이 만료되고 새로 협상을 해야 했습니다. 그 당시 기존 노조 쪽은 단지 네 명의 간부만 남은 상태였죠. 우리는 새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기존 노조 측 네 명의 간부는 우리가 따낸 새로운 혜택들을 수용했습니다.

 

2004년에 새로 단협을 체결한 후, 우리는 고민했습니다. '우리 조직이 무엇을 해야 하지?'  새로운 형태의 노조(신(新)노조)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나왔는데요. 신(新)노조의 비전과 임무, 일반적 구체적 목표에 대해 고민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규약을 개정했습니다. 신(新)노조는 문서상으로는 수직적 구조를 취하지만, 실제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조정(coordination)팀이 있어서 완전히 수평적으로 운영됩니다. 조정팀에는 사무국, 총무국, 조정국, 이렇게 세 개의 국(局)이 있는데요. 이 국들은 위원회들과 끊임없이 함께 일합니다. 조정팀과는 별도로 네 개의 위원회가 있거든요.

 

문화체육위원회에는 27명의 조합원이 있습니다. 거기서는 조합원들을 위한 문화체육사업을 논의하고요. 편집위원회가 있습니다. 리차드(Richard)가 거기 소속인데 여러 생산라인에서 모두 27명이 모였어요. 우리 노조나 다른 노조들에 관한 정보를 모아서 노보를 만듭니다. 조합원들이 그것을 읽고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하기도 합니다. 또 보건복지위원회가 있는데 주로 산재예방 등 직업안전보건을 담당하고 있는데, 조합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들도 다룹니다.

 

조합원이 집에 문제가 생기면, 예컨대 애가 아프면 보건복지위원회로 갑니다. 또 위원회에서는 장애가 있는 노동자들을 도와줍니다. 그리고 조합원 27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협이행 및 고충위원회가 있습니다. 거기서는 사측이 단협을 준수하는지 감시하고 노동자들의 불만사항을 처리합니다. 이 위원회에서는 노조교육도 맡고 있습니다. 150명의 조합원이 노조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내하청

 

리차드(Richard) : "우리는 하청노동에 대해서 강하게 문제제기하고 있습니다. 미쯔비시는 단협을 어기고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할 뿐만 아니라, 인두세비(Induservis)라는 하청업체를 통해 135명의 하청노동자를 고용해서 유지보수작업을 맡겼습니다. 이 135명의 하청노동자들은 직접 고용된 정규직 노동자들과 똑같은 일을 합니다. 그런데 정규직 노동자들은 일당이 46볼리바르이지만 하청노동자들은 26볼리바르밖에 안됩니다. 베네수엘라 헌법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 하청노동자들은 우리와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하청노동자들은 사측이 보건기준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그들은 노조를 결성하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보건안전과 관련해서 세 명의 대표자를 선출했는데요. 법에는 이런 방법으로 노조를 결성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거든요. 회사에서는 노조가 결성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이 세 명의 대표자를 해고했습니다. 나머지 하청노동자들은 사측에 보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전에 미츠비시는 하청업체인 인두세비(Induservis)측에 하청노동자들이 우리 노조와는 접촉하지 않도록 요구했는데요. 그래서 전에는 하청노동자들이 우리와 말도 섞지 않았어요. 그런데 결국에 그들은 우리 노조와 함께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츠비시는 하청업체인 인두세비와 계약을 해지했어요. 하청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나섰고 회사에게 골치덩어리가 되었으니 말이죠.

 

투쟁에 대해 명확히 하기 위해서 조합원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하청노동자들에게 이 상황은 우리의 고용안정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왜냐면 베네수엘라 자동차 산업에서는 조립라인 노동자를 도급으로 전환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도 불안해지고 단협으로 따낸 이익도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인 거죠. 하청노동자들은 단협에서도 배제되고 노조도 만들 수 없거든요.

 

우리는 135명의 가장(家長)들이 거리로 쫓겨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하청노동자들을 지키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청노동자들이 이런 일을 당하면 결국 우리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노동자 계급이고 형제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노동부에 가서 여러 불만사항과 단협위반 뿐만 아니라 해고된 우리 동료들 문제도 얘기했습니다. 우리는 미츠비시에게 135명의 하청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펠릭스(Felíx) : 우리는 노동부에서 미츠비시측 대표, 하청업체 인두세비 대표와 미팅을 두 번 했는데, 그들은 법제도와 노동자들을 조롱했습니다. 회사 대표들은 첫 미팅에서 노동부가 요구한 관련 서류들을 가져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두 번째 미팅에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 다음 주까지 아무런 결정도 나지 않았고 노동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 명백했습니다.

 

공장 점거

 

리차드(Richard) : "이후에 우리는 회의를 소집해서 조합원 투표를 통해 하청노동자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일터에 복귀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관리직들만 일을 계속했고 조립라인 노동자들은 복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반응이 없었습니다. 투쟁의 수위를 높여야 했습니다. 우리는 결정을 할 때 항상 조합원 토론을 했습니다. 그래서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었죠. 우리 노동자들은 단결할 때만이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공장 밖에서 파업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사업주한테는 기계들, 그러니까 자신들의 재산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조합원 총투표를 했는데 883명 중 860명의 찬성으로 공장을 점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구체적인 공장 점거 계획을 세웠어요. 당신이 그것을 봤어야 해요! 한 사람이 공장 문을 열자마자 누가 문들 닫지 못하도록 문에 차를 갖다 댔습니다. 그리고 모든 조합원이 공장으로 뛰어 들어갔죠. 우리는 모든 시설을 점거했습니다. 관리자들을 모조리 쫓아냈어요. 우리 조합원들만 안에 있었죠. 그 때가 2009년 1월 20일이었습니다."

 

피의 1월 29일

 

펠릭스(Felíx) : "사측 대표들이 공장 문에 두 번 찾아 왔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얘기했어요. 그 대신 꼭 노동부 측에서 배석해야 한다고 말했죠. 사측에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점거를 푸는 것을 거부했죠. 사측에서 세 번째로 공장에 왔을 때 우리 동료 중에 호세 마르카노와 페드로 수아레즈 이렇게 두 명이 암살당했습니다. 1월 29일의 그 일은 명백히 학살입니다. 노동자 계급에 대한 학살 말이죠.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었던 우리의 점거농성을 끝내기 위해서 모든 것이 치밀하게 계획되어 있었어요. 그날 공장 바깥에 적외선 빔을 이용하는 저격수가 있었다는 증거가 있어요. 그날 거기서 저격수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나요?

 

우리는 주지사, 안조아테기 주(州)의 법무책임자, 경찰 책임자를 격렬하게 비난했습니다. 2005년에는 시위에서 경찰이 총기를 소지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에 참여했던 그 주지사가 어떻게 주(州)경찰들이 평화로운 집회에서 총기를 소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습니까? 베네수엘라에는 아직도 우파들이 많습니다. 법원에도 있고 경찰 내부에도 있지요. 이들이 부르주아 국가체제와 사측을 계속 비호하고 있습니다. 이 우파들은 개량주의자들의 묵인 하에 정부 내에 침투해 있습니다. 우리 동료들의 피값을 받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암살 사건의 몸통을 잡아  넣는 것입니다. 경찰이 그들을 쏜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은 깃털입니다. 경찰은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이 살인에 뒷돈을 댄 놈들이 바로 감옥에 가야할 놈들입니다."

 

노조에 가해진 정치적 압력

 

펠릭스(Felíx) : "당시 우리는 60일 동안 공장을 점거했습니다. 정치적 압력 때문에 점거를 풀었는데요. 노동부 고위관료, 그러니까 마리아 크리스티나 이글레시아스 장관과 리카르도 도라도 차관이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들이 우리보고 점거를 풀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츠비시와 합의를 했어요. 장관이 저에게 직접 말했어요, 이번 건은 다른 노조에게도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이죠. 국가 자체가 계약직 노동자를 엄청나게 고용하고 있는데, 그게 이번에 우리가 겪고 있는 인두세비 경우처럼 노동법 제77조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거든요. 자신들이 약점이 있는 거죠. 노동부를 포함해서 모든 부처가 계약직을 많이 고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오히려 다국적기업들에게 노동자 아웃소싱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죠. 생각해 보세요! 계약직 교사 있죠, 계약직 의료진이 있죠, 국영석유회사(PDVSA)와 시도르(SIDOR)에도 계약직이 있습니다. 확실히 우리의 예는 정부에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죠.

 

대통령은 최근에 국제 행사에 참여해서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경제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더 많은 투자를 끌어오고 정부 재정도 관리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협정을 체결한 나라 중에 일본이 있었어요, 특히 미쯔비시 말이죠. 정부가 일본과 협상할 때 미쯔비시 공장 점거가 일본 쪽에 안 좋은 인상을 줬겠죠. 일본 대사관에서 점거 내내 베네수엘라 정부에 압력을 넣었습니다."

 

점거를 끝내다

 

펠릭스(Felíx) : "다른 노조 지도자를 통해서 얘기를 전하더군요, 우리가 점거를 풀지 않으면 공장을 접수하기 위해 국가수비대에 요청을 하고 노동부는 회사가 우리를 해고하는 절차를 승인할 거라고 했습니다.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사측, 개량주의자들, 민간 언론들이 모두 우리를 공격했습니다. 3월 21일, 우리는 합의를 했는데요, 우리 요구안이 모두 관철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사측에 제기한 문제 중에 85%는 해결됐다고 생각합니다. 사측은 더 이상 다른 하청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인두세비 소속 노동자들과의 계약도 갱신하고요.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겁니다. 인두세비와 계약이 만료되면 미츠비시는 이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흡수해야 합니다. 우리는 계속 이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겁니다.

 

헌법에는 파업이 끝난 후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파업수당을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측에게 파업으로 밀린 임금과 단협 혜택들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파업을 한 것은 사측이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회사는 우리에게 줘야 합니다. 이것은 전체 노동자 계급에게 중요한 일이며 기준이 됩니다. 회사는 다른 여러 단협 위반사항에 대해서도 보상해야 합니다. 18년간 회사는 연월차 수당을 준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연월차 수당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동운동은 단결해야 한다

 

펠릭스(Felíx) : "노동자 계급의 사상을 수호하고 우리를 하나로 이끌 정치적 지도력이 부족한 것은 정말 우리의 큰 약점입니다. CTV, UNT, CUTV, FSBT 같은 연맹들에서 우리를 대표한다는 그 사이비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하나의 노조로 뭉친다면 우리가 얼마가 강해질지 생각해 보세요! 베네수엘라의 노동자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중요한 과제입니다. 자동차 부문에서도 단결해야 하고, 전국적으로도 단결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요청하는 것을 해내려면 우리는 단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가 도약할 수 있고 부르주의 국가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노조 내부에는 특정 정파에 소속된 조합원들이 있습니다. 어떤 정파에도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도 있고요. 저의 경우는 마르크스주의 혁명 정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의견차이가 있더라도 다수결을 존중하기 때문에 상관없습니다. 물론 저는 다른 정파들을 비판합니다. 하지만 또한 서로에게 배우는 것도 있습니다. 노동자는 하나입니다. 우리는 단결해야 합니다."

 

노조와 공동체 평의회를 통합하다

 

리차드(Richard) : "우리는 공동체 평의회와 통합 계획이 있습니다. 우리는 빈민가에 예방접종이나 치과 진료 사업 같은 사회사업을 해왔습니다. 인민들이 공동체 평의회를 통해 뭉쳐야 하듯이 우리 노동자도 그들과 합쳐야 합니다. 노동자는 심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나라와 온 세상을 움직이는 모터 같은 것이죠. 우리의 활동과 투쟁을 통해 우리는 지역 공동체와 강력한 유대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우리 일을 자신들의 일처럼 여기게 됐습니다.

 

1월 29일에 공동체 평의회가 보여준 행동에 정말 감사합니다. 공장 주변에는 네 개의 공동체 평의회가 있습니다. 그들 모두가 소음과 총소리를 들었습니다. 공동체 사람들은 인간띠를 만들어서 경찰이 공장에 들어와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공장 옆 빈민가 사람들은 화물 트럭을 세우고 운전사에게 키를 빼앗아서 공장으로 통하는 도로를 막았습니다. 공동체 평의회와 지역 노조들이 함께 만나서 논의하는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만나서 세계경제위기 상황에서 노조와 공동체 평의회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사회주의 건설

 

펠릭스(Felíx) : "사회주의 조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와 공동체 평의회의 통제 하에 계획 경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그들이야말로 사회주의 계획을 제대로 준비해서 보건, 주거, 먹거리, 교육, 치안 문제를 해결할 당사자들입니다. 우리는 이 혁명을 더욱 심화시킬 제안들을 지지합니다. 정치사업은 제쳐두고 단협투쟁만 하는 분열된 노조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거부합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단협투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회주의 이행과정에서 우리가 바라는 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계속 아이디어를 제안해야 합니다. 공동체 평의회에서 안조아테기 주에 있는 버려진 산업단지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공동체 평의회에서는 그곳을 고쳐서 문 닫은 공장들을 다시 가동시키기를 원합니다. 이런 일은 노조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일입니다.

 

좌파는 대중과 함께 하는 공동사업을 만들고 대통령은 그것을 도와줘야 합니다. 2월 15일 국민투표(역주 - 대통령 연임 제한을 철폐하는 투표) 이후 차베스 대통령은 다수가 결정하면 그것에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모든 상황은 노동자 계급이 노조 관료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지도자를 세워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농민운동과 공동체 운동 같은 사회운동이 그 어떤 관료주의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투쟁할 힘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민들은 좋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을 경청하고 실현할 지도자는 어디에 있지요? 차베스만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차베스 혼자서 온 나라를 지도할 수는 없잖아요? 대통령도 다른 혁명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여기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 투쟁의 과정을 통해 지도자가 나오고 결국 사회주의 계획은 현실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월간 <민족21>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베네수엘라, #차베스,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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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피아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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