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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이면 연수구 옥련동 슈퍼마켓 상인들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을 막기 위해 투쟁을 벌이기 시작한 지도 꼬박 1년이 된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나아진 것은 없고 상황은 되레 악화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1일 인천시에 옥련동 직영점 폐업신고를 한 뒤 가맹점으로 운영하겠다는 영업신고를 했다. 동시에 인천시에 사업조정 철회를 통보했다. 직영점에서 가맹점으로 변경해 사업조정 대상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청 한 것이다.

 

현재 인천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요청사항에 검토 중이며,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와 옥련동대책위는 다시 가맹점 입점을 저지하기 위한 농성을 준비하고 있다. 또 대책위가 집회신고를 낮 시간 때 해놓은 틈을 타 홈플러스 측은 야간 집회신고를 해 놓았다.

 

때문에 대책위는 홈플러스 측이 밤 시간을 이용해 개장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 7일 밤부터 밤샘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임병화 옥련동대책위 대표는 "홈플러스 측이 시에 사업조정 철회를 통보했듯이 SSM가맹점은 사업조정 회피를 위한 편법 출점이 분명하다"며 "모든 물리력을 동원해 결사적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9일 홈플러스와 대책위 만났지만, 성과 없이 결렬
 

SSM사태 1년을 맞아 옥련동대책위와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고남석 연수구청장에게 사태해결을 위한 중재를 요청했다. 이에 연수구청장은 홈플러스 측과 대책위 측을 불러 조정을 위한 협의를 시도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하고 결렬됐다.

 

연수구청장의 제안으로 지난 9일 열린 협상에서 홈플러스 측은 가맹점주를 데리고 등장했다. 이날 자리에서 홈플러스 측은 '옥련동점은 폐업신고를 한 뒤 가맹점으로 전환했다, 사업조정 협상은 이제 우리 몫이 아니라 가맹점주이기 때문에 가맹점주와 협의'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은 옥련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SSM입점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부평구 갈산동과 부개동, 남구 주안동에도 홈플러스 측 관계자가 방문해 '제가 이 일(=매장 개점에 따른 지역 상인과의 갈등)을 여러 번 겪었지만 늘 상인들이 진다'고 얘기하면서 사실상 개점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형마트규제인천대책위 정재식 사무국장은 "가맹점 역시 편법을 동원한 변종 SSM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정부와 국회가 관련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인들만 민형사상 고통을 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가맹점 SSM도 사업조정 신청 대상이 분명한 만큼 반드시 입점을 막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법안들, 여전히 국회 법사위에서 계류중

 

하지만 SSM을 규제하기 위한 관련 법안인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은 여전히 국회 법사위에서 계류 중이다. 상임위인 지식경제위원회를 여야 합의로 통과했으나 한나라당은 여전히 표결처리를 주장하고 있고,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우유근 의원은 합의 통과된 사안인 만큼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사위 소속 의원이자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무성 의원의 행보조차 묘연하다. 지방선거 당시 인천을 방문해 홈플러스 측이 중소상인을 상대로 민사상 3억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을 두고 비난했던 그였지만, 지방선거가 끝나자 그 역시 법안 '분리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지방선거 한나라당 낙선운동을 전개한 중소상인유권자연맹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전국상인연합회 인태연 대형마트규제부위원장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임시국회가 열렸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나라당은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입장변화가 없을 시 중소상인들은 7·28재보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낙선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 측이 직영점이었던 옥련동점을 가맹점으로 전환하고 사업조정을 철회한 것을 두고 인천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시는 홈플러스 측이 사업조정 철회를 요청했으나 민감한 사안인 만큼 홈플러스 측의 요청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입장과 더불어 인천시의 입장도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옥련동 상황은 쉽게 마무리 되지 않을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홈플러스, #인천시, #SSM, #한나라당, #옥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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