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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주류 의원들 모임인 '쇄신모임'이 4일 원내·외를 아우르는 '민주희망쇄신연대(쇄신연대)'로 거듭나면서 주류 대 비주류 간의 계파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쇄신연대는 이날 오후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당원 5000여 명과 함께 '쇄신연대'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쇄신연대는 출범식에서 "지난 2년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했다"며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체성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고 당내 소통은 단절됐고 당내 민주주의는 묵살됐다"고 당 지도부를 매섭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오늘 우리는 국민과 당원들이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주희망쇄신연대를 출범한다"며 "우리는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만이 민주당을 살리고, 민생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쇄신연대는 "민주당 쇄신으로 2012년 반드시 정권을 되찾고 국민에게 더 큰 희망을 드릴 것"이라며 ▲당 정체성 정립 ▲당내 민주주의 확대 ▲현장정치 실현 등을 약속했다. 또 '민주당 혁신위원회' 즉각 구성과 8월 전당대회에서 '전당원 투표제' 실시 등을 촉구했다.

 

쇄신연대는 이날 상임고문단, 집행위원단 등 지도부 체제도 마련, 본격적인 조직 체계도 마련했다.

 

박주선 최고위원, 정동영·천정배·추미애·이강래 의원 등 중진급 의원 10명이 상임고문단에 이름을 올렸고, 박영선·안민석·우윤근·이종걸·장세환 의원 등 전·현직 의원 41명이 집행위원을 맡았다. 쇄신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영진 의원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문학진 의원은 쇄신연대의 사무총장을 맡았다.

 

사상 최대의 비주류 결집... "애환덩어리 민주당, 혁신과 야성 회복 필요하다"

 

쇄신연대의 출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당 혁신'을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전국의 당원들의 비판이 담긴 영상이 상영될 때 어린이대공원 돔 아트 홀에 모인 이들의 박수소리도 함께 높아졌다.

 

"대구지역 지역위원장들이 단식을 하면서까지 세종시 원안 사수를 원하고 반대를 외치고 다니는데, 중앙당에서 세종시 문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국회 사정이 어떤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팩스 하나 보내는 사람도 없다. 지역위원장을 우습게 아는 것인지, 아니면 대구를 버리겠다는 것인지." - 정덕연 대구 동구갑 지역위원장

 

"지금의 민주당은 제게 애환덩어리다. 지금 당헌당규를 보면 누가 알까봐 부끄럽다. 이렇게 비민주적인 게 과연 민주당 당헌당규인가 의심이 될 정도다. (…) 두 분 대통령을 잃고 현재 이명박 정부에서 과거로 회귀하는 현실을 뻔히 보면서도 (당에서)구심점이 하나도 없는 현실을 보면 막막하다." - 김혜선 강원도 춘천시 당원

 

당원들뿐이 아니었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4대강 사업을 막아내고 있는 유영훈 팔당공동대책위 상임위원장 등이 무대에 올라 민주당의 야성 회복을 요구했다. 특히 유 위원장는 이날 참석한 의원들에게 극히 뼈아픈 말을 던졌다.  

 

"4대강 사업 공사 전 구간 중 유일하게 경기도 남양주시 양평만큼은 4대강 공사를 못하고 있다. 팔당에서 친환경 유기농을 해온 농민들이 1년 2개월 동안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민들, 어르신을 빼고 나면 20~30명도 채 안 되는 인원이다. 팔당에 얼마 안 되는 농민들도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이명박 정부에 맞서 1년 이상 싸우고 있는데 80여 명의 국회의원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왜 4대강을 못 막나."

 

유 위원장은 또, "국토해양부가 송천리 지역에 강제측량을 할 때 민주당 지도부가 공권력을 막고 저희를 격려하기 위해 온다고 했다"며 "경찰이 일찍 우리를 연행할 것을 걱정해 오전 9시까지 와달라고 했는데 지도부는 한 시간 늦게 와 경찰에 연행된 우리를 면회만 하고 돌아갔다"고 꼬집었다. 

 

"이건 상징적인 예 중 하나다. 순박한 농민들은 삶을 걸고 겁없이 이명박 대통령과 맞서서 싸우고 있는데, 80여명의 국회의원 중 4대강 이슈를 갖고 정치생명을 거는 사람이 없다. 만약 4대강 사업을 이슈로 해 정치생명을 걸고 싸우는 분이 있었다면 국민들은 그를 미래의 정치지도자로 생각하고 칭송했을 것이다."

 

오는 6~13일 권역별 당원행동대회 예정... 재보선 앞두고 계파 갈등 본격화? 

 

의원들도 이러한 당 쇄신과 야성 회복 요구에 목소리를 높여 적극 화답했다.

 

정동영 의원은 "사실상 제2야당인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와 여당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제1야당이 되라는 것이, 민주당 간판 세 글자 빼고 몽땅 뒤집어 엎으란 것이 여러분의 요구로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6·2 지방선거에서 우리 후보들의 점퍼 색깔은 파랑, 노란, 빨간, 초록 등 다양했다, 불행히도 우리는 우리의 색을 잃어버린 것"이라며 "8월 전당대회에서 우리 생각의 색깔을 분명히 해서 민주정부 수립으로 나아가자"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기호도 불분명했던 진보교육감을 찾아서 찍었던 유권자들과 연대해야 한다"며 "4대강 사업 막아내고 4대 서민(비정규직 노동자·자영업자·농민·청년실업자)을 껴안는 '담대한 진보'의 길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8월 전당대회는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 10년의 행방을 좌우할 중대한 고비"라며 "10년의 희망이 걸린 전당대회를 쇄신으로, 변화로 뒤집어놓자"고 주장했다.

 

천정배 의원도 "제2창당을 한다는 각오로 민주당을 바꿔나가야 한다"며 "과감한 변화, 대담한 쇄신만이 민주당의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4대강 사업 저지 ▲복지국가 비전 마련 ▲전당원 투표제 도입 ▲민주개혁진보세력의 연합 등 네 가지 사안을 쇄신의 4대 조건으로 내걸고 "(지방선거에서)약간의 성과를 얻었다고 여기서 머무르면 당의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정균환 전 의원은 "당 혁신위원회 구성을 위한 당원 서명운동에 돌입하자"고 제안해 당내 계파갈등이 임계점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예고했다.

 

정 전 의원은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뜻을 전하고, 국민의 뜻을 전하는 지도부가 들어서야 국민, 당원과 함께 '탱크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며 "당 쇄신을 위해 지금의 이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자"고 강조했다.

 

한편, 쇄신연대는 오는 6~13일 권역별 당원행동대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쇄신연대 측 관계자는 "7·28 재보궐 선거가 있는 만큼 당원행동대회 일정을 압축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현재의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선거에 악영향을 끼치려는 것이 아니다, 쇄신연대 소속 전·현직 의원들은 재보궐 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그:#민주당, #쇄신연대, #비주류,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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