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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냄새가 말도 못했는데 이걸 고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좋다."

 

3년 전만 해도 노총각 아들과 단 둘이 살던 정양엽(74, 여수시 상암동)씨. 땅 한 뙤기가 없어 남의 땅을 빌려 농사짓고 살아가던 정씨에게 최근 경사가 겹쳤다.

 

2008년 아들 장창익(42)씨가 쨘티홍번(25, 베트남)씨와 국제결혼 후 태조(3)와 태연(1)을 낳아 단촐 했던 식구가 다섯 명으로 늘었다. 또 가난해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재래식 화장실을 말끔하게 고쳤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정씨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손자 손주도 안겨주고, 집수리까지 하게 해준 며느리는 우리 집 복덩이다."

 

정양엽씨의 이 한 마디에는 그동안 말 못했던 며느리 사랑이 담겨 있었다.

 

 

여수 다문화가족 사랑의 집수리 1호 준공식

 

지난 21일 정양엽씨 집에서 '다문화가족 사랑의 집수리 1호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 준공식에는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시집 온 결혼이민자들과 현대건설(사장 김중겸)과 여수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여해 조촐한 준공식을 축하했다.

 

준공식에서 여수시 장태종 국장은 인사말에서 "집수리 사업은 시가 나서야 하지만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많은 와중에 현대건설의 지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올해 사랑의 집수리는 총 2천만 원의 사업비로 4가정의 주거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사랑의 집수리는 결혼이민자 남편들을 집수리 인력으로 활용하는 일자리 창출 의미까지 포함돼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결혼이민자로 사랑의 집수리 사업을 직접 지휘하는 김광철(40, 여수시 화양면) 씨는 "집수리를 하는 집 남편들이 기술자(2명)와 보조(2명)로 나눠 직접 일도 하며 임금까지 받고 있다"면서 "일을 통해 집수리도 하고, 돈도 벌면서 잘 알지 못했던 사람까지 알게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반겼다.

 

한편, 다문화가족 사랑의 집수리사업은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여수시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재래화장실 개수, 보수, 도배, 장판 교체, 보일러 교체 등을 할 예정이다. 신청은 여수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하면 된다.

 

 

"도움이 필요한 사업은 더 찾아 지원할 생각"

 

다음은 다문화가족 사랑의 집수리 사업으로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현대건설(주) 신동훈 상무와 인터뷰.

 

- 지역사회공헌 활동으로 다문화가족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회사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여수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아 사회공헌을 의뢰했다. 그랬더니 다문화가족 지원을 제안했다. 다문화가족 지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흔쾌히 2천만원 지원했다."

 

- 집수리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노리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다문화가족은 농사와 일용직 등으로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다문화가족 인력을 활용해 집수리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것이다."

 

- 집수리 비용이 지원금을 넘어설 것이라고 하는데 계속 지원할 계획인가?

"기꺼이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한 가정에 500만 원씩 총 4가정에 2천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런데 예산이 조금씩 초과될 것이라고 한다. 사랑의 집짓기 1호도 100만 원이 더 들어갔다. 이는 현장의 열악한 환경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다문화가정에서 음식점을 낸다고 들었다.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업은 더 찾아 지원할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다문화가족, #결혼이민자, #사랑의 집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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