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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관내 안경점에서 나와 독거어르신들에게 돋보기지원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부천시 관내 안경점에서 나와 독거어르신들에게 돋보기지원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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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백발의 화려한 외출'이란 주제로 6월 11일 실시한 나들이. 경기도 민물고기 생태학습관 앞에 모인 어르신들.
 '꽃보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백발의 화려한 외출'이란 주제로 6월 11일 실시한 나들이. 경기도 민물고기 생태학습관 앞에 모인 어르신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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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이 세상을 떠나고 자식들은 출가해 외국 나가고 모두  제 살기에 바빠 얼굴 보기 힘들다. 까막눈이라 은행 일조차 볼 수 없어 혼자살기가 버거웠다. 생활관리사가 한글교실을 알려주고 고지서도 내 주며 편지도 읽어주니 이제 외롭지 않아.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든든한 기둥이 생겼어. "  이묘남 어르신(72)

"경로당을 찾아와 혈압, 당뇨 수치도 재주고 장구 치고 무용도 가르쳐주니 얼마나 좋은지. 구해다 준 이 돋보기를 끼니 세상이 이렇게 밝은 걸. 오늘은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들고 올까? 아이들이 엄마를 기다리듯 관리사가 오는 날이 기다려져. 자식 이상으로 고마운 사람들이지." 전태숙 어르신(73) 

"바깥 구경하라고 나들이도 보내주고 늙은이를 이렇게 보살펴주니 참 좋은 세상이다. 몇 년 만에 나들이를 하니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렸다. 1100년 된 용문사 은행나무를 또 보러 갈 수 있을까? 이번 나들이가 내 생애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겠다." 홍수철 어르신(81)

사회복지법인 부천노인복지센터가 파견한 독거노인생활관리사에 대한 어르신들의 반응이다. 현재 부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65세 이상 어르신 5만 3천여 명 중 독거 어르신은 1만 700여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거동이 불편해 혼자 힘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1000여 명을 관리하고 있는 부천노인복지센터는 독거어르신들의 든든한 동반자다.

이 센터는 2005년 부천시 가정봉사원 파견센터 1호로 지정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7년 6월 부천시로부터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사업 수행기관이 됐다. 32명의 생활관리사와 함께 독거어르신들의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다.

생활관리사들은 정기적인 방문과 전화를 통한 안전 확인, 건강·영양관리 등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알려주는 생활교육, 독거노인이 개별 기관마다 서비스 신청을 할 필요 없이 어르신의 상황과 자격요건을 고려해 복지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연계를 해준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전국적으로 독거노인들을 위한 생활관리사 파견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지공예에 열중하고 있는 어르신들
 한지공예에 열중하고 있는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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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노인복지센터 이종화 센터장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 사업은 4苦(빈곤, 질병, 고독, 무위)에 노출되어 있는 독거 어르신에게 생활관리사를 파견해 고독사 예방 및 경제적, 정신적 안정을 취하게 도와드리고 내 부모님처럼 섬기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생활관리사 분들과 함께 독거노인 실태 파악과 전수 조사를 실시해 더 나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 사업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혼자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가족기능이 취약해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됐다.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안정적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과연 이런 취지를 잘 살리고 있는지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들어본다.

"독거어르신들은 옷 한 벌로 사계절을 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열악합니다. 거주하고 있는 방이 초라하다며 제가 가는 시간이면 바깥에 나와 기다리고 있어요. 신장 투석으로 집안에 악취가 나도 팔순 어르신은 해결법을 찾지 못하는 거예요.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들의 고충을 알고 해결점을 찾는 일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 이명자 생활관리사
용문사 길목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 오라, 어르신들이 덩실덩실 춤 출 수 있는 세상이여.
 용문사 길목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 오라, 어르신들이 덩실덩실 춤 출 수 있는 세상이여.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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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부녀회, 성교육, 녹색어머니회 등 여러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그 중 지금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독거 어르신 관리는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에 굶주리고 경제적인 자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생활의 활기를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지요. 장구와 댄스를 배워 어르신과 함께 흥을 내고,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해 웃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 노순자 생활관리사

"한 어르신은 고독감으로 살고 싶지 않다며 자살을 두 번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실의에 빠져있을 때 제가 방문했다고 했습니다. 그 어르신을 모시고 통장님과 주민센터를 찾아다니며 어려운 상황을 알려 복지혜택을 받게 해드렸습니다. 어르신들은 이런 제도가 있는 줄도 모르고 계십니다. 오늘도 홀로 방을 지키며 외로워하고 계실 어르신들을 찾아 밝은 세상을 구경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 이금녀 생활관리사

부천노인복지센터는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사업을 비롯, 재가노인복지, 노인 장기요양, 노인돌보미 바우처, 요양보호사 교육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노인이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천시 웹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천노인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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