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선거철,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지역'을 만들겠다는 각 후보들의 유세 소리가 떠들썩하다. 그 와중에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이 빗속에 나섰다. '부당한 상대평가로 지역아동센터에 지원금이 전액 끊기면서 아이들이 쫓겨나고 있다"는 것.

24일 오늘 오후 2시경, 서울시 지역아동센터 대표자회의(이하 대표자회의)는 서울여성플라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조건 하위 5% 퇴출하는 상대평가 반대, 절대평가 시행/이중 평가 및 졸속평가 반대를 요구했다.

"누구나 아동보육시설을 필요하다고 하고 기초적 복지를 늘려야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국공립 시설을 증설하기는커녕 있는 시설마저 줄이는 건 무슨 처사냐?"  

서울지역아동센터의 기자회견
 서울지역아동센터의 기자회견
ⓒ 노동세상

관련사진보기


서울지역아동센터 대표자회의 기자회견
 서울지역아동센터 대표자회의 기자회견
ⓒ 노동세상

관련사진보기


정부, 앞에선 "아동복지시설 늘리겠다' 뒤에선 '지역아동센터 퇴출'?

지역아동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아동복지시설이다. 국공립보육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아동센터는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구청, 지자체가 이들을 지원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그런 탓에 지역아동센터는 늘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아이들의 보육은 불안했고 교사들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 평가제'를 시행했다.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을 인식하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겠다"는 명목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평가는 '상대평가'로 진행했고, 하위 5% 기관의 지원금을 어떤 재평가나 이의신청 기회도 없이 전액 삭감했다. 결국 1년 만에 13개 공부방이 지원금을 전액 삭감당했고, 이중 2곳이 문을 닫았다. 그 곳에 다니던 아동들은 졸지에 길거리로 내몰린 셈이다.

서울지역아동센터 대표자회의 기자회견.
 서울지역아동센터 대표자회의 기자회견.
ⓒ 노동세상

관련사진보기


이날 참가자들은 "7월 말에 평가지표를 확정하고는, 지난 1~6월의 활동을 평가한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됐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그래도 선생님들은 여름방학 동안 밤새 80가지 서류를 만들었다. 그런 와중에 아이들이 가장 많이 아동센터에 와 있는 시기에 애들을 방치해야 했다. 운영비 지원을 더 해주겠다는 약속도 보건복지부가 어겼다. 오히려 이번 평가지표엔 더 많은 서류가 추가됐다. 이게 무슨 제대로 된 평가냐.

당장 올해 평가지표도 6월 21일에나 발표된다. 지표의 타당성도 문제가 있고, 시기는 더더욱 부적절하다. 평가지표가 확정된 이후를 평가하고 이중 평가, 졸속 평가를 방지해야 한다."

"무분별한 상대평가... 아이 보육 대책은 없어"

서울지역아동센터 대표자회의 기자회견.
 서울지역아동센터 대표자회의 기자회견.
ⓒ 노동세상

관련사진보기




대표자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평가 안 받겠다는 거 아니다"면서 "단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문제를 제기했다.

"단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평가는 '절대평가'가 상식이다. 지표를 잘 이행한 곳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식이다. 지원금을 안 주면 복지시설이 사라지는 게 당연하니까. 이렇게 무작정 상대평가를 하고, 더구나 인센티브제가 아니라 하위층에 지원을 아예 끊는 건 '너희들끼리 경쟁해서 살아남는 소수에게만 돈을 던져주겠다'는 거다. 그럼 그곳에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할 거냐. 더구나 소득수준 어려운 동네일수록 아동센터가 여럿 있는데 그 대책은 또 뭐가 있냐.

이런 1년 단위 졸속 평가로 인해 각 아동센터들은 장기 교육계획을 못 세우고 있다. 심지어 서로 소통이나 협력도 못 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아동센터들을 보건복지부가 돈줄 쥐고 무릎 꿇리려는 의도로까지 보인다."


태그:#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 #아동복지
댓글

노동자의 눈으로 본 세상, 그 속엔 새로운 미래가 담깁니다. 월간 <노동세상>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