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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충남지역언론연합>과 <오마이뉴스대전충남>이 주최한 충남도지사후보초청토론회에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가 불참했다.

 

<충남지역언론연합>은 청양신문과 같은 충남 시군에서 발행되고 있는 풀뿌리지역언론사들의 연대모임체고, <오마이뉴스>는 인터넷 신문이다. 두 후보는 당초 주최 측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충남지역언론연합> 각 회원사는 일제히 지면을 통해 토론회 알림광고를 내보내는 등 꼼꼼한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두 후보는 토론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불참을 통보해왔다.

 

'중앙당 지침' 들어 유권자와 약속 깬 박해춘 후보

 

문제는 갑작스러운 불참이유다. 먼저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 측이 14일 "갑자기 중앙당에서 지역별로 선거대책위 발대식을 개최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중앙당 지침'으로 다른 일정이 생겼다는 이유로 유권자와의 약속을 어기니 지방자치를 하겠다고 나선 후보가 맞는지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도지사에 당선되고도 도정보다는 중앙당 일정을 먼저 챙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이런 결정을 충남지사까지 지내고 '약속'을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한다는 이완구 선거대책위원장이 수긍했는지 여부도 궁금하다.

 

다음 날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 측은 주최 측에 "토론회를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가 참석할 때까지 연기해 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주최 측은 '이틀 뒤에 하기로 한 토론회를 이제 와서 연기하기는 어렵다'며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후보 측은 "여당 후보 없는 토론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당 후보가 나오지 않는 토론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며 불참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 측은 '두 후보가 불참하더라도 유권자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토론회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주최 측의 입장에 "그건 주최 측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답했다. 토론회 참여를 포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당일 토론회에는 민주당 안희정 후보만이 참여했다.

 

박상돈 후보, '여당 후보 없는 토론회 의미 없다'더니 서울토론회 참석

 

그런데 다음날인 18일자 대전일보에는 의외의 기사가 실렸다. 충청향우회중앙회 등이 주최해 전날 서울에서 열린 '충남지사후보초청토론회'에 박 후보가 민주당 안 후보와 함께 참석해 발언한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린 것이다. 이날 서울토론회에도 박해춘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여당 후보가 나오지 않는 토론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던 박 후보가 같은 날 오전 지역에서 열린 토론회는 불참하고, 오후에 서울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는 이중행보를 보인 것이다.

 

박 후보의 기이한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박 후보 측은 18일 논평을 통해 충남지역언론연합 측에 "한나라당 후보가 나올 때까지 토론회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민주당 후보만을 참석시킨 것은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어 "(주최측은) 민주당 안 후보만을 참석시킨 토론을 진행했던 만큼 박상돈 후보와 박해춘 후보의 맞장토론을 진행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버스 떠난 뒤에 손 흔들며 적반하장으로 운전사를 탓하는 격이니 말문이 막힌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충남지역언론연합> 각 회원사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충남도지사후보, #박해춘, #박상돈, #안희정,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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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언론연합>은 풀뿌리 지역신문연대체로 뉴스서천,당진시대,무한정보신문(예산),백제신문,서산신문,세종뉴스,시사보령,아산투데이,청양신문,충남시사신문(천안),태안신문,홍성신문 등이 회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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