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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 구례에 있는 상사마을은 전통의 장수마을로 알려져 있다. 상사마을이 장수마을이 된 건 지리산의 약초물이 흘러 내려와 생겼다는 '당몰샘' 덕이라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이 때문인지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당몰샘과 함께 상사마을을 빛내는 것은 전통한옥펜션인 '쌍산재'.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이 집안의 6대 장손인 오경영 씨가 돌보는 집이다. 쌍산재는 그의 증조할아버지 호를 따서 이름 붙였다.

 

오 씨는 이 집을 온몸으로 지키고 있다. 자신이 직접 생활하면서 돌보고 있다. 한옥민박 손님을 받는 것도 돈이 목적은 아니다. 사람이 드나들어야 건물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여, 하룻밤 묵는 손님들이 적어도 불편하지 않도록 방과 화장실만 현대식으로 바꿨다. 문과 마루 등은 옛 모습 그대로 뒀다.

 

지리산 자락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마을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지리산을 등에 업고 섬진강을 품은 형국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마을을 둘러싼 차밭이 품어내는 향도 그윽하다.

 

살랑대는 대숲 소리도 돌담을 돌아 들려온다. 동네 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냇물은 환상의 화음을 들려준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에서 강호동이 감탄사를 연발했던 이유를 금세 알 것 같다.

 

78가구 190여 명이 사는 상사마을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돼 있다. 전라남도는 이곳을 행복마을로 가꾸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살고 싶고 가보고 싶은 마을'로 선정해 놓았다. 이렇게 옛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우리나라 3대 장수마을로 소문이 나면서부터다.

 

하지만 지금은 노인보다도 젊은이가 더 많다. 장수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세상을 등진 대신, 외지에서 젊은 사람들이 들어온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난 변화다. 실제 행복마을로 지정된 이후 한옥이 15채가 들어섰다. 여기에 펜션과 귀농한 사람들이 지은 집까지 해서 30여 채가 늘었다.

 

주민들은 오래된 마을 돌담을 보수했다. 시멘트 담벼락을 허물고 그 자리에 돌담을 쌓기도 했다. 장독대도 설치해 한옥과 어우러지도록 했다. 젊은이들이 들어와 한 집, 두 집 정착해 가면서 마을이 활기도 찾았다.

 

땅값도 많이 올랐다. 주민들의 자부심도 싹트기 시작했다. 일자리를 찾아 떠났던 이들도 고향으로 돌아왔다. 오래도록 찾아오지 않던 이들도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마을구경을 왔다. 이렇게 지난 한 해 동안 다녀간 사람만도 7000여 명에 이른다.

 

문제는 주민소득과 연계시키는 것이다. 하여, 주민들은 외지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거리를 찾고 있다. 녹차 가공, 다도 체험, 우렁이와 장수풍뎅이 체험, 승마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4년째 마을의 이장을 맡고 있는 오철수(44) 씨는 "특색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민 소득과 연계시키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서 "주민 대부분이 차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 녹차된장과 녹차고추장도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태그:#상사마을, #쌍산재, #당몰샘, #구례, #한옥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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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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