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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이 걷기 가장 좋은 길은 어디일까? 요즈음은 올레길, 오름길, 둘레길, 강길 등 많은 길들이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길을 찾아 소개를 하고는 한다. 그만큼 길에 대한 해석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걷던 길이 언제 부터인가 남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도, 그 길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하고 싶어한다.

 

요즈음 가장 걷기 좋은 길은 어디일까? 물론 전국적으로 찾아보면 수 많은 길이 있다. 전국을 꽤나 돌아다닌 나로서도 딱히 '이곳이 정말 좋다'라는 생각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어제(5월 6일) 비가 개인 저녁시간 모악산을 오르다가 보니,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정경이 눈에 띈다.

 

청정지역인 모악산

 

 

모악산은 청정지역이다. 요즈음 웬만한 산에는 임도가 나고 차들이 오르내린다. 그러나 모악산 대원사 오름길은 아직도 차가 다니는 길이 없다. 모악산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길은 편히 다닐 수 있는 길이다. 5 ~ 7세 정도의 어린아이들도 혼자 걸어 오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구이면 주차장에서 모악산 대원사까지 고작 1,3km.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걸어올라도 30분이면 족하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정상을 오르려고 하지만, 굳이 정상을 가지 않아도 좋다. 그만큼 대원사 오름길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길이다.   

 

 

천천히 대원사를 향해 오르다가 보면, 걷는 길이 계곡을 흐르는 물길 옆으로 나란히 감을 알 수 있다. 청정지역에서 물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길. 그다지 힘을 들이지 않고도 오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어린 꼬마들도 함께 올라온다. 암반을 타고 흐르는 계곡물은 시릴 정도로 맑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어디를 가도 공해란 없다. 그만큼 모악산 대원사 오름길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숲 사이로 난 흙길을 밟으며 오르다가 보면 돌계단이 나타난다. 그 계단을 오르며 심호흡을 하면, 도시에서 공해에 찌든 폐가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

 

생태계가 살아있는 모악산 오름길

 

 

쉴 만한 장소도 있다. 개울가에 의자 몇개가 오르는 길에 놓여있다. 굳이 의자가 아니라도 좋다. 커다란 바위 틈을 누비며 흐르는 물은 자연 그대로 좋다. 그 바위 중에는 평평한 것들이 있어, 서 너 명은 족히 앉을 만한 것들도 있다.

 

생태계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모악산. 대원사 오름길을 오르다가 보면 작은 다람쥐들이 숲을 가로지르고 나무를 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가끔 운이 좋으면 바위 틈 사이에 있는 고슴도치를 볼 수도 있다. 그만큼 자연이 살아있는 곳이다.

 

 

모악산 대원사 오름길에는 모두 6개의 다리가 있다. 그 중 다섯번 째 다리를 건너면 조금 가파른 오름길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 가파른 길이라는 것도 불과 20m 정도이다. 그만큼 편안한 길이다. 요즈음 한창 비가 그치고 나서 연록색으로 아름답게 옷을 갈아 입은 나무들. 그저 바라다만 보아도 싱그럽다.  

 

마지막 다리인 해탈교를 건너면 대원사를 오르는 돌계단이 나온다. 봄이면 벚꽃이 아름다고, 가을이 되면 단풍으로 터널을 이루는 곳이다. 계단을 올라 대원사의 심검당 마루에 앉아 산을 바라보면 선계가 따로 없다. 벌써 10년을 올라다녔지만, 이다지 아름다운 것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사는 것이 팍팍하다 보니 아마 자연을 느낄줄을 몰랐는가 보다.

 

 

자연은 늘 곁에 있다. 그리고 그 자연과 함께하는 길도 언제나 그 곳에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길을 왜 그렇게 바삐 지나는지 모르겠다. 계절을 따라 옷을 갈아입는 모악산 대원사 오름길. 새삼스럽게 느낀 그 아름다움이 바쁜 걸음을 붙잡는다. 그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오른 오름길 끝에는 천녀 고찰의 대웅전에서 울려나오는 맑은 염불소리가 있어 더욱 좋다.   


태그:#오름길, #모악산, #대원사, #완주, #구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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