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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전어답게 잘다. 하지만 스시 재료로는 제격이다
 4월의 전어답게 잘다. 하지만 스시 재료로는 제격이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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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다. 전어는 가을이 제철이라는 사실을. 이는 얼굴에 코가 붙어있는 것만큼이나 자명하다. 가을철의 전어는 지방이 최고조에 오른다. 그래, 온갖 수식어를 동원하여 예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에 국한 된 얘기이다. 일본에서 전어 제철은 4월이다. 4월의 전어는 새끼전어로 지방이 없다보니 시원시원한 맛에 육질이 보드라운 게 특징이다. 이 새끼전어를 신코라고 부르는데 초밥용으로 아주 적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4월에 전어를 찾는 이가 없다보니 쉽게 구해지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스시효의 안효주씨도 신코를 구하는데 있어 애로점을 토로했을 정도이다. 그러다보니 국내 스시집에서 신코를 접하는 일은 하늘에 별따기이다. 전어는 크기에 따라 4가지 이름으로 불리우는데 가장 작은 신코는 보통 3~4장으로 스시를 쥔다. 다음으로 큰 고하다는 2장, 나카즈미는 1장, 그리고 가장 큰 고노시로는 1/4장이 사용된다. 간혹 신코보다 큰 고하다를 보고 신코스시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신데, 이분들은 인터넷에 오류가 넘치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어 한마리로 스시 1개를 쥔다
 전어 한마리로 스시 1개를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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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간만에 소래포구로 발걸음을 했다. 그놈의 호객행위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듯하다. 그만큼 매출이 떨어졌다는 방증인데, 그럴수록 원인을 분석하여 개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남아있는 소래포구의 명성까지 까먹기 싫다면 상인 개개인의 마인드 개선과 자성을 축구한다.

가격이상폭등을 보였던 주꾸미, 1kg에 2만5천원을 부른다. 가격이 떨어졌나 싶어 살펴보았더니 죄다 중국산을 들여와 팔고 있다. 중국산이 꼭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원산지에 대한 고지에 불성실한 상인과 그 때문에 국산으로 알고 사먹는 소비자들이 있어 하는 얘기이다. 꽃게도 철이 도래했음을 알리는지 이쪽 저쪽에 많이 보인다. 하지만 아직 본격은 아니다.

참돔 한 마리는 회치고, 범게와 갯가재를 사고 나니, 바닥에 전어 한무더기가 보인다. 인제 갓 배에서 내린건지 선도가 좋다. 30여마리에 만원. 어부도 잡으려고 잡은 게 아닐 터, 지나가는 사람들도 누가 철지난 전어에 눈길을 주겠는가. 좋다고 얼른 샀다.

범게와 갯가재는 간장에 담그고 전어는 초절임으로 만들었다. 크기를 보니 신코급은 아니어도 고하다급은 몇미 보인다.

4월전어는 시원하고 보드라운 게 특징이다
 4월전어는 시원하고 보드라운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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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절임을 끝낸 전어로 스시를 쥐었다. 고하다크기는 두장으로 스시 한 개를 쥐고, 나카즈미급은 반장으로 스시 한 개를 쥐었다. 보드라우면서 씹히는 질감에 시원스런 산미가 가을의 전어와는 또 다른 맛이다. 이런게 바로 요리를 취미로 즐기는 자의 소소한 행복이자,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나만의 특별한 미식체험이 아닐까 싶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어,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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