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은 대부분이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14년 살아본 제 경험으로도 그런 것 같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화해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혼 초에는 일단 버티는 것으로 며칠을 냉랭하게 지내다가 마지못해 술의 힘을 빌려서 화해를 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난 후로는 24시간 이내의 속전속결로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서야 휴대전화를 걸고 받는 수준에서 느릿느릿 문자를 보내는 방법을 알고 난 후부터는 아내와 문자질을 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어제(월) 아내의 꽃가게에 갔다가 아주 사소한 일로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앞뒤 내용도 모르고 무조건 짜증부터 내는 버릇은 평생 못 고칠 것이라고 말하고는 합니다. 저도 인정합니다.
집으로 돌아오고서 저의 모난 성질을 탓하며 아내에게 미안했습니다. 일요일에 아이들에게 김밥을 해주려고 사왔던 재료를 이용해서 저녁밥으로 김밥을 말았습니다. 김 위에 밥과 재료를 올리고 손으로 꾹꾹 눌러주고 칼로 썰어서 아이들 접시에 담아주고 아내 것도 따로 담았습니다. 김밥 꼬투리를 먹으며 김밥을 말다 보니 어느 정도 마음이 풀렸습니다. 아내가 들어오면 어떤 말로 화해를 할까 생각하다가 문자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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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집으로 오시요.(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 닥집-닥치고 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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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드라마는 즐겨 보는 아내지만 아직 인터넷에는 익숙치 못함. |
ⓒ 오창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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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9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온 아내를 맞으며 윙크를 하고 살짝 포옹을 했습니다. 아내도 저의 닭살 짓에 화가 풀렸는지 김밥이 맛이 없다면서도 한입에 쏙 넣고는 물 한 잔 달라는 손짓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