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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도 진막골 바위틈에서 잡은 싱싱한 해삼이다.
 백야도 진막골 바위틈에서 잡은 싱싱한 해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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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도는 섬이다. 쪽빛바다가 있어서 좋은 곳이다. 파도와 갯바위, 어부의 바지선과 어선이 떠있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여수 화정면 백야도에 가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백야대교와 어부의 길잡이 백야등대, 백야도의 대표적인 산 백호산이 있다. 섬마을인 이곳은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쪽빛바다가 펼쳐진다.

이 섬의 진막골에는 멸치잡이 하는 어부가 산다. "잡아오자마자 착착 팔려 분다"는 진막골 멸치는 그 맛과 품질이 최고다. 그가 사는 멸치움막은 별천지다. 그곳에 들어서면 세상의 시름이 순간에 사라지는 듯하다. 철썩이는 파도, 살랑거리는 갯바람이 어부의 움막에서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파도와 갯바위, 어부의 바지선과 어선이 떠있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파도와 갯바위, 어부의 바지선과 어선이 떠있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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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더불어 살아가는 어부의 움막은 바닷가 갯바위 기슭에 똬리를 틀었다. 그림 같은 삶이 한 폭의 수채화로 다가오는 진막골, 지난달 30일 오후, 그곳에 갔다. 갯바위를 오가며 사람들이 해초를 뜯고 해산물을 잡는다.

갖가지 조개와 고둥, 성게 등이 바구니 한 가득이다. 백야리에 사는 고종남씨다.
 갖가지 조개와 고둥, 성게 등이 바구니 한 가득이다. 백야리에 사는 고종남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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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물, 물이 많이 나는 날이다. 바다는 속살을 훤히 드러내놓고 있다. 아낙은 미역을 따고 아저씨는 해삼을 잡는다. 한 시간여 됐다는 아저씨의 바구니가 제법 묵직하다. 갖가지 조개와 고둥, 성게 등이 바구니 한 가득이다. 백야리에 사는 고종남(59)씨다.

"돌만 뒤비면 나와요, 해삼이~"

갯바위에는 미역과 톳이 많이 자라고 있다.
 갯바위에는 미역과 톳이 많이 자라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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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는 미역귀를 따서 갯물에 훌훌 씻어 먹어보라면서 건네준다.
 어부는 미역귀를 따서 갯물에 훌훌 씻어 먹어보라면서 건네준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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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귀 한입에 바다향이 입안 가득하다.
 미역귀 한입에 바다향이 입안 가득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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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바위에는 미역과 톳이 많이 자라고 있다. 어부는 미역귀를 따서 갯물에 훌훌 씻어 먹어보라면서 건네준다. 미역귀 한입에 바다향이 입안 가득하다. 보드라운 봄바람과 오가는 철썩이는 파도가 정겹다.

보름에 한 번씩 열린다는 진막골의 바다, 이곳 바다가 열리는 날이면 3일간 해초류와 해산물의 수확이 가능하다. 해삼, 멍게, 성게, 톳 등의 해조류와 모자반이 지천에 널려있다.

아낙은 바구니 가득한 미역다발을 들어 올려 보이며 함박웃음이다.
 아낙은 바구니 가득한 미역다발을 들어 올려 보이며 함박웃음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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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은 갯바위를 오가며 미역을 딴다. 바구니 가득한 미역다발을 들어 올려 보이며 함박웃음이다. 민서할머니(69)가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갯바위를 걸어 나온다. 이상한 걸 많이 잡았다는 할머니의 바구니에는 성게와 고둥이 대부분이다.

"밤생이하고 고동 잡았어, 요상한 것만 많이 잡았어."

해조류와 모자반이 지천에 널려있다.
 해조류와 모자반이 지천에 널려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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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와 고둥이 대부분이다.
 성게와 고둥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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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우렁쉥이를 건네준다.
 할머니가 우렁쉥이를 건네준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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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망태기에 잡아온 해산물을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야무지게 묶는다. 할머니는 아낙에게 자신이 채취해온 해산물을 가져가라고 한다.

"이거 한 자루 가져가거라."
"아니요, 우리도 많이 잡았어요."

정이 오가는 아름다운 곳, 인심이 넘치는 백야도 진막골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곳이 진정 사람 사는 동네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백야도, #어부, #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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