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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다 신사가 소장하고 있는 명성황후를 절명시킨 히젠도. 칼집에 "늙은 여우를 단칼에 베다"라는 글씨가 써있다.
 쿠시다 신사가 소장하고 있는 명성황후를 절명시킨 히젠도. 칼집에 "늙은 여우를 단칼에 베다"라는 글씨가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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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제자리찾기(사무총장 혜문스님)가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명성황후 시해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히젠도' 환수위를 출범시킨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26일 오후 1시 서울 견지동 조계종 중앙신도회 전법회관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히젠도(肥前刀)' 환수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환수위는 출범과 동시에 히젠도를 소장하고 있는 일본 후쿠오카 소재 '쿠시다 신사'에 환수요청서를 보내기로 했다.

환수위는 요청서에서 "히젠도는 1895년의 조선왕비 살해사건으로 이른바 '피로써 피를 씻은 한일관계'가 시작 된  비극적인 업보를 상징하는 물건"이라며 "이는 한국은 물론 일본 역사까지도 불행하게 만들었으며, 우호적 한일관계를 토대로 열어가야 할 새로운 시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당시 명성황후 살해사건으로 전국에서 많은 의병이 일어나고 김구 선생도 이에 격분해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으며 안중근 장군 역시 하얼빈에서 '이토오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이토오의 15개 죄목에서 '남의 나라 왕비를 살해한 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며 "1965년 12월 3일 일본 국회 참의원의 일한조약특별위원회(日韓条約等特別委員会)에서도  당시 공명당 소속 '쿠로 야나기' 의원(黒柳明)이 사토 총리에게 '한국독립운동의 선두에 왕비 살해사건이 있다(独立運動の先頭に立った韓国の王妃を殺害していると)'고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쿠시다 신사가 보관하고 있는 히젠도는 명성황후를 직접 살해한 '토오 가쯔아키(藤勝顯)'가 명치 41년(1908) 기증한 것으로 이는 칼의 봉납기록(奉納記錄)에 '조선왕비를 이칼로 베었다'란 구절이 써져있고 나무로 만든 칼집에도 '일순전광자노호(一瞬電光刺老狐 늙은 여우를 단칼에 찔렀다 )라고 새겨져 진 것만 보아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히젠도로 명성황후를 살해한 '토오 가쯔야키'가 신사에 칼을 봉납한 기록.
 히젠도로 명성황후를 살해한 '토오 가쯔야키'가 신사에 칼을 봉납한 기록.
ⓒ 문화재제자리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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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상 타국의 왕 혹은 왕비를 살해한 물건이 현재 보관되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힌 환수위는 "근대 법치국가의 성립 이후 살인에 사용된 흉기가 해당검찰이나 국가에 압수되지 않고 개인 혹은 단체에 남아 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고 게다가 비극적인 한일역사의 한 장면을 그대로 담고 있는 칼이 아직까지 보존되어 있다는 것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의 조선강점 100년을 맞는 해이자 안중근의 사망 100년을 맞는 해인 올해에 한·일간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서 히젠도를 좀 더 바람직한 방법으로 처분해 주기를 제안한다"고 인도를 요구했다.

2006년 조선왕실의궤 환수운동을 하면서 자료를 조사하러 일본에 갔다가 이 칼의 존재를 알게 돼 쿠시다 신사에 들러 칼과 칼집, 봉납기록을 확인한 바 있는 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총장 혜문스님은 "국모살해 죄를 물어 안중근 의사가 의거를 감행하고 순국한 지 100년을 맞아, 명성황후를 살해한 범죄도구가 국가가 아닌 신사에 보관 돼 있다는 것은 명성황후와 안 의사의 영령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일들이 정리 되지 않고는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가 정립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환수운동 위원장은 최봉태 변호사와 혜문스님이, 기획위원은 이종우 문화재제자리찾기 실행위원과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보향 불교여성개발원 이사가 각각 맡았다.

히젠도를 소장하고 있는 쿠시다 신사 내부
 히젠도를 소장하고 있는 쿠시다 신사 내부
ⓒ 문화재제자리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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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히젠도, #명성황후, #혜문스님, #송영한, #조선왕실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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