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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경영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 및 퇴진 성명'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비판 여론이 거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비롯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등은 '삼성공화국'으로 회귀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민과 소통 부재, 비정상적인 기업지배구조가 국민경제에 끼칠 위험 등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건호 경실련 부장은 "법원으로부터 경영권 편법 승계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은 지 7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이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에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이 전 회장의 퇴진 이후 삼성은 별다른 경영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이 전 회장의 복귀는 삼성이 다시 전근대적인 황제경영으로 회귀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비록 법 절차 면에서 문제가 없을지라도 개인에게는 최소한의 윤리적·도의적 기준이 있으며, 기업에게는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이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그동안 전혀 반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국민들에게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당당히 훈계해왔던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환영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삼성 지배구조가 토요타 같은 불행한 사태 증폭시킬 가능성 커"

 

경제개혁연대는 이 회장의 경영 복귀로 '삼성공화국' 문제가 삼성은 물론 국민경제에 초래할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사회 전체가 비장한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삼성이 이 회장의 복귀 근거로 내세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기업의 위험을 관리할 리더십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삼성 지배구조가 토요타 사태와 같은 불행한 사태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이 회장의 복귀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성토했다.

 

"삼성은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2008년 4월 22일 10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중 맨 앞의 세 개 항목은 총수일가의 퇴진이었고, 그 다음 두개 항목은 전략기획실의 해체 및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의 퇴진이었다. 오늘 발표된 이건희 회장의 복귀와 삼성전자 회장실 설치 등을 통해 삼성은 2년 전의 경영쇄신안이 완전히 없던 일로 된 것임을 공식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오늘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만을 말할 것이 아니라, 2년 전 자신들의 입으로 약속했던 경영쇄신안은 어떻게 된 것인지, 그 약속이 다 이루어진 것이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야 했다. 그런데 2년 전의 경영쇄신안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것은, 그 경영쇄신안이 형사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김상조 교수는 "삼성이 토요타 사태를 들먹이면서 이 회장의 복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번에 다시 나타난 삼성 지배구조의 문제점으로 토요타 사태가 삼성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안 통과 과정에서 미국민에게 보여주었던 설득의 리더십을 삼성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면서 "외부와 소통 없이 내부의 패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삼성의 사업상의 위험을 증폭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역시 논평을 통해 "이건희씨의 회장직 사퇴와 대국민 약속,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특혜성 사면 모두 경영 일선 복귀를 위한 치밀한 시나리오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켰다"면서 "삼성과 이건희 일가는 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속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는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의  비정상적 기업지배체제가 부활하는 것에 대해서도 "구체제의 회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기업 내부를 관통하는 자율성과 창의성만이 조직 (내) 개개인의 창의력을 뛰어넘는 창조적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확인하고 있는 이때, 자칫 삼성이 전략기획실 부활과 같은 구시대적 경영으로 작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오판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경제개혁연대의 논평 전문이다.

 

[전문] 이건희 회장 복귀, 삼성의 지배구조 위험 증폭

 리더십 확립? 폐쇄적 지배구조로 오히려 토요타와 같은 위험 초래할 수도

'08.4월의 경영쇄신안은 대국민 사기극임을 스스로 증명

'삼성공화국' 문제는 국민경제의 시스템 리스크, 우리 모두 나서야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늘(24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지난 2008년 4월 22일 그룹 회장직을 사임한 지 만 23개월, 대통령 특별 단독사면 이후 3개월 만의 일이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건희 회장의 전격적인 복귀를 통해 전 국민을 우롱한 삼성그룹 지배구조상의 문제를 재확인하면서, '삼성공화국' 문제가 삼성그룹은 물론 국민경제에 초래할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사회 전체가 비장한 각오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삼성그룹은, 최근 토요타 사태가 보여주듯이 급변하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그룹 전체의 위험을 관리하고 비전을 제시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건희 회장은 복귀 논거로 제시하였다. 물론 리더십의 필요성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고, 이건희 회장의 복귀에 찬동하는 국민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개혁연대는 이건희 회장의 전격적 복귀를 이끌어낸 삼성그룹 지배구조상의 문제는, 토요타 사태와 같은 불행한 상황을 예방하기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그러한 가능성을 증폭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외부와 소통 부재이다. 삼성은 언제나 외부 환경을 자기 의도대로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오판한 나머지,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만나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생략해 왔다. 한마디로, 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안 통과과정에서 보여주었던 설득의 리더십을 찾아볼 수 없다.

 

둘째, 내부의 폐쇄된 의사결정구조이다. 전략기획실 소속의 이른바 가신들에 둘러싸여서 왜곡된 정보 하에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번의 이건희 회장 전격 복귀도 가신들의 과잉충성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지배구조상의 문제는 삼성의 의결결정이 잘못되었을 때, 그것을 조기에 포착하고 수정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삼성의 지배구조상의 문제는 삼성의 사업상의 위험을 제어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복귀는 리더십의 확립이라는 측면에서만 평가할 수 없는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을 갖고 있다.

 

삼성은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2008년 4월 22일 10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중 맨 앞의 세 개 항목은 총수일가의 퇴진이었고, 그 다음 두개 항목은 전략기획실의 해체 및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의 퇴진이었다. 오늘 발표된 이건희 회장의 복귀와 삼성전자 회장실 설치 등을 통해 삼성은 2년 전의 경영쇄신안이 완전히 없던 일로 된 것임을 공식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오늘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만을 말할 것이 아니라, 2년 전 자신들의 입으로 약속했던 경영쇄신안은 어떻게 된 것인지, 그 약속이 다 이루어진 것이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야 했다. 그런데 2년 전의 경영쇄신안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것은, 그 경영쇄신안이 형사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결론적으로, 삼성은 우리 국민 모두를 우롱했고, 사법부와 정부를 농락했다. 이는 삼성이 단순히 훌륭한 성과를 기록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경제질서와 민주질서를 유린하는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음을, 즉 '삼성공화국'의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 이건희 회장의 전격적인 복귀와 전략기획실 사실상 부활 결정은 삼성그룹이 자신의 지배구조상 문제를 스스로 치유할 능력과 의지가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삼성의 잘못된 지배구조에 따른 비용이 이건희 회장 일가에게만 귀속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이건희 회장일가와 그 가신들의 문제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연관된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비용을 강요하고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는 국민경제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이건희 회장을 칭송하는 것이 삼성을 위하는 길이 아니다. 한국경제와 한국사회를 위하는 길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 모두가 삼성공화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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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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