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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오후 10시 25분] 유인촌 "법정스님 본 따라가야 할 사람 많다"

분향을 위해 11일 오후 길상사를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분향을 위해 11일 오후 길상사를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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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10분 경,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성북구 길상사에 도착했다. 박 전 대표는 법정스님을 모신 '행지실'에 들러 "위독하시다는 보도가 났길래 어서 일어나시겠지 생각했는데…"라며 말 끝을 흐렸다. 박 전 대표는 행지실을 나와 "법정스님은 불교계의 큰 어른으로, 말씀하신 것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 빼놓지 않고 읽었다"며 "인생의 지침이 되는 큰 가르침을 주셨다"고 추모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행지실을 찾았다. 오후 8시 55분경 도착해 분향을 한 유 장관은 "(법정스님이) 주무시는 것 같으시네, 이불만 간단하게 덮어놓으셨어"라며 "돌아가신 것 같지가 않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유 장관은 "법정스님은 큰 어른으로서 평소 종교간 화합에 대해 말씀하셨고 이를 행동으로도 옮겼다"며 "무소유에 대해서도 말씀하신 법정스님의 본을 보고 따라가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이 잠시 후 도착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이광재·김진표 의원과 함께 길상사에 도착했다.

'리틀 MB'라 불리는 유 장관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 의원, 그리고 '민주당 3인방'이 마주친 몇 초 동안 미묘한 기류가 맴돌았다. 목례를 나눈 '민주당 3인방'은 행지실로 향했다. 정 대표는 "법정스님은 불교계 큰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셨는데, 가슴이 아프고 빈 자리가 크다"면서 "애통하고 슬프다"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오후 10시 20분경 길상사를 찾아 분향했다.

분향을 위해 길상사를 찾은 유인촌 장관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분향을 위해 길상사를 찾은 유인촌 장관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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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분향을 위해 길상사를 찾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이광재, 김진표 의원.
 법정스님 분향을 위해 길상사를 찾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이광재, 김진표 의원.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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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3월 11일 오후 9시 20분] "입적 소식 듣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아"

길상사에 하얀 연꽃 등이 달렸다. 날이 어두워지자 길상사 법당에 불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다. 분향소가 마련된 설법전 앞으로는 분향하기 위해 길상사를 찾은 사람들이 계단 밑까지 길게 늘어섰다. 설법전 안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는 수십 켤레의 신발들이 쌓여 있다.

산문집 <무소유> 등의 저자인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고 길상사를 찾은 이들의 것이다. 법정스님은 현재 길상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상석에 해당되는 방인 '행지실'에 모셔져 있다.

조계종 대변인인 원담 스님은 길상사 극락전 앞에서 "스님이 살아생전 행한 자신에 대한 엄격함과 사물에 대한 사랑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것 같다"며 "오랫동안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신 큰 스님의 극락왕생을 다 같이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이 입적한 11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신도들이 분향하고 있다.
▲ 극락왕생 비는 신도들 법정 스님이 입적한 11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신도들이 분향하고 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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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길상사에서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분향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일반인들의 분향이 가능해지고 퇴근시간이 지남에 따라 길상사를 찾는 이들의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처음엔 10명씩 모듬을 만들어 분향했지만, 분향 인파가 늘면서 모듬의 수를 30명으로 늘렸다.

분향을 마친 홍정자(69, 수필가)씨는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홍씨는 "나의 지주였고, 부처님처럼 마음속에 모신 분이었다"고 법정 스님을 추모했다. 그는 "스님과 신도들이 불편할까 봐, 길상사에 오셔서도 한 번도 주무시지 않았던 법정 스님이었다"며 "돌아가신 스님의 뜻에 따라 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과 전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 등 많은 스님들이 법정 스님이 모셔진 행지실을 찾았다.

손학규 "민주화와 인권에 앞장섰던 법정 스님"

길상사를 찾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길상사를 찾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 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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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40분경 길상사를 방문해 분향했다. 손 전 대표는 "법정 스님은 스님으로서 우리 사회의 정의를 가르쳐주신 분이고, 70년대 유신 시절 불교계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앞장섰다"며 "스님이 가르쳐주신 자비의 정신은 국민들 가슴 속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성북동 길상사와 순천 송광사 등에 마련된 분향소는 49재 동안 유지될 예정이며, 길상사는 스님의 뜻에 따라 조화 등은 일체 받지 않고 있다.

앞서 법정 스님은 11일 오후 1시 50분경 세수 78세, 법랍 55세로 입적했다. '맑고 향기롭게 살자'며 97년에 자신이 세운 길상사에서 였다. 3~4년 전부터 폐암 투병을 해온 법정 스님은 올해 들어 병세가 악화돼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입적 직전 자신이 세운 길상사로 옮겼다.

한편 법구는 12일 오전 12시 전남 순천 송광사로 운구될 예정이며, 법정 스님의 다비식은 13일 송광사에서 치르게 된다. 모든 일정은 법정 스님의 유지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태그:#법정, #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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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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