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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진주성을 찾은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이라고 쓴 어깨띠를 들어 보이고 있다.
 27일 진주성을 찾은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이라고 쓴 어깨띠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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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기리기 위해 일본과 한국을 잇는 '참회의 도보순례'를 하고 있는 일본인이 임진왜란의 최대 격전지였던 진주성을 찾았다. 데라시타 다케시(57)씨는 3·1절을 이틀 앞둔 27일 오후 진주성 곳곳을 둘러보았다.

다케시씨는 지난 22일 아침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부산 민주공원과 백산기념관을 둘러보고, 진해-마산을 거쳐 이날 진주에 도착한 것이다.

그는 '기념, 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이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걷는다. 일본과 한국의 도보순례 길이는 총 2500km. 그의 순례는 지난해 12월 25일 일본 미야기현에 있는 사찰인 대림사(大林寺, 다이린지)에서 시작되었다. 3개월 동안 일본과 한국을 걷는 것이다.

27일 진주성을 찾은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이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진주성 공북문 앞에 서 있다.
 27일 진주성을 찾은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이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진주성 공북문 앞에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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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 히로시마, 시코쿠 지방까지 일본에서만 1800km를 걸었다. 대림사는 안중근 의사가 생전에 쓴 유묵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나라를 위해 몸바침이 군인의 본분이다)과 그림 등을 1980년 한국에 반환할 때까지 보관해 온 사찰이다.

이 유묵은 안중근 의사가 공판정을 왕래할 때 경호를 맡았던 일본헌병 치바 도시치 간수에게 써준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일본헌병은 안중근 의사가 처형된 뒤 자진하여 제대했고, 그가 사망한 뒤 안 의사의 유묵은 그의 부인과 조카딸에 의해 보관되었다가 도쿄 국제한국연구원 최서면 원장을 통해 안중근의사숭모회에 기증되었다.

다케시씨는 앞으로 순천, 광주, 아산, 천안을 거쳐 오는 3월 24일 서울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참배할 예정이다. 그는 서울에서 서대문형무소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도 찾을 계획이다. 그는 3월26일 열리는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그는 일본생활협동조합에서 30년간 근무하고 퇴직했다. 생협 활동 등과 관련해 그동안 한국에 13차례 방문했던 그는 14번째 입국한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그의 한국 순례는 iCOOP생활협동조합이 돕고 있다. 지역조합이 다케시씨가 통과하는 지역별로 환영행사를 열거나 같이 걷기도 하고, 숙식도 해결하고 있다. 민경자 iCOOP진주생협 이사장이 진주 일정을 안내했다.

'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을 하고 있는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아 의암 위에 서 있다.
 '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을 하고 있는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아 의암 위에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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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을 하고 있는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 의기사 앞에 서 있다.
 '세계평화 안중근 의사 추모 여행'을 하고 있는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 의기사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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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참회의 보도순례'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하고 같이 걷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김대영(4학년)씨는 블로그(평화를위한도보여행)로 이 소식을 접하고 함께 걷는데 동참했다. 일본어에 능통한 김씨는 통역을 하기도 한다. 올해 간디학교를 졸업한 박두헌(19)씨와 은평두레생협 실무자 임기윤씨 등도 함께 걷고 있다.

다케시씨 일행은 진주성의 곳곳을 둘러보고, 국립진주박물관도 일본어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관람했다. 이들은 촉석루에 올라 남강을 바라보기도 했고, 논개의 정신이 깃든 의기사와 의암도 찾았다. 다케시씨는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진주성을 둘러본 그는 "400년 전 격렬하게 싸웠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한일 강제합방 100주년을 맞아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실천해야 한다고 보고 걷게 되었다"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아 촉석루에 서 있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아 촉석루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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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국립진주박물관을 찾았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국립진주박물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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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한국 도보순례는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는 "한국 순례에 나선 지 나흘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걸어가면 간혹 차를 타고 가다가 창문을 열고 '화이팅'을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고, 텔레비전에서 보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에도 많이 알려져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일본 언론에는 많이 나오지 않았고, 지방언론에 나온 적은 있는데 일부러 홍보하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우익단체가 반대하고 나설 것 같아 보도와 관련한 소식도 인터넷에는 1주일 정도 뒤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케시씨는 한국 도보순례를 마친 뒤 일본으로 돌아가 친환경 농작물을 재배할 계획이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국립진주박물관을 찾았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국립진주박물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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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둘러 보았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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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아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아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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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아 김시민장군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아 김시민장군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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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았다.
 안중근 의사의 평화정신을 배우기 위해 한국 도보순례에 나선 일본인 데라시타 다케시씨가 27일 진주성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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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중근 의사, #대림사, #데라시타 다케시, #생활협동조합, #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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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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