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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점선이 둘레길. 1번은 주차장. 2번은 2펌프장 입구. 3번은 1펌프장 입구. 3번에 한강공원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가 있다.
 붉은 점선이 둘레길. 1번은 주차장. 2번은 2펌프장 입구. 3번은 1펌프장 입구. 3번에 한강공원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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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에 이어 둘레길이 유행이다. 지리산 둘레길을 필두로 경향 각지 둘레길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소개되고 있다. 대략 그 명칭만 들어봐도 북한산 둘레길, 내장산 둘레길, 월출산 둘레길, 강화도 둘레길 등등 일일이 다 나열하기 어렵다. 둘레길이 또 다른 도보여행지로 떠오르면서 최근에는 제주도에서도 한라산 중산간 지역을 빙 돌아가는 둘레길을 탐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쯤 되면 앞으로 둘레길이 올레길을 제치고 도보여행의 대표명사격으로 자리를 잡을지도 모르겠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에도 둘레길(난지순환길)이 있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밑으로 빙 돌아가며 도로와 산책로가 놓여 있는데, 하늘공원에서 가을철 억새 구경만 하던 사람들에겐 조금 생소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늘공원 아래에 난지천공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아래를 죽 돌아가는 도로와 산책로가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산자락을 호젓하게 걸어 들어가는 좁은 오솔길이 아니어서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길가에 평화의공원이나 난지천공원 같은 넓은 공원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쉬어가기 좋다는 점, 그리고 그 길 중간에 한강(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장점도 있다. 길은 넓은 편이다. 그리고 그 길의 1/3가량은 물이 잘 빠지는 고운 흙길이다.

난지천공원 주차장. 멀리 보이는 매점 옆으로 길이 나 있다.
 난지천공원 주차장. 멀리 보이는 매점 옆으로 길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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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자전거 타기에 딱 좋은 길

둘레길이라고 산책만 하라는 법은 없다. 사실, 이 둘레길은 산책보다는 자전거를 타기에 더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월드컵공원에 놀러 와서 평화의공원 안에서만 오락가락할 게 아니다(참고로 월드컵공원은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 모두 5개의 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둘레길을 따라 좀 더 긴 나들이를 떠나 볼 만하다. 가족이 함께 하는 자전거여행 코스로 적당하다. 자동차를 만날 일이 거의 없고, 사람들의 왕래도 적어 상당히 안전하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지만 그다지 힘들지 않다.

여행은 난지천공원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승용차는 물론이고,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을 타고 온 사람들 역시 둘레길로 들어서기 가장 좋은 곳이다. 주차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아스콘이 깔린 산책로가 보인다. 왼쪽으로 갈대잎이 무성한데, 그곳이 '난지천'이다. 그리고 두말할 것도 없이 난지천 너머, 머리 위로 산을 이루고 있는 곳이 하늘공원이다.

난지천공원 잔디밭. 멀리 건물이 서 있는 곳이 디지털미디어시티. 잔디밭과 '시티' 사이에 공터가 있는데, 나중에 그곳에 세계 최고층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난지천공원 잔디밭. 멀리 건물이 서 있는 곳이 디지털미디어시티. 잔디밭과 '시티' 사이에 공터가 있는데, 나중에 그곳에 세계 최고층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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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드넓은 잔디광장이 나온다. 햇살이 맑고 따뜻한 날이면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돗자리를 가지고 나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나오는 사람도 자주 눈에 띈다. 잔디광장 한쪽에 매점이 있다. 이 길에서 만나는 마지막 매점이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이때 미리 사두는 게 좋다. 잔디광장 주변에 샛길이 여러 갈래다. 급할 게 없으면 심심풀이 삼아 이리저리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황량한 느낌이지만, 수풀이 무성한 계절에는 산뜻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잔디구장을 지나면 '다목적구장' 앞 삼거리다. 직진하면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이 나오고, 좌회전하면 한국지역난방공사 앞을 지나가는 언덕길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직진하는 길 위쪽에 살짝 올라붙은 길이다. 여기부터는 노을공원 아래 길이다. 길 입구에 철문이 길 절반을 막고 있다. 그 문에 주간에만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문을 지나면 그때부터는 죽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 노을 공원에 새소리가 요란하다. 숲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노을공원 끝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가양대교 밑으로 공원과 한강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강변북로다.

둘레길. (위) 2펌프장 오른쪽 철문 안으로 길이 이어진다. (중간) 둘레길에서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 주차장을 기점으로 한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아래) 갈래길에서 왼쪽 언덕길로 올라선다.
 둘레길. (위) 2펌프장 오른쪽 철문 안으로 길이 이어진다. (중간) 둘레길에서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 주차장을 기점으로 한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아래) 갈래길에서 왼쪽 언덕길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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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 숲길. 청량한 기운이 감돈다. 중간 중간 나무뿌리가 돌출한 부분이 있으니 조심 조심.
 메타세콰이어 숲길. 청량한 기운이 감돈다. 중간 중간 나무뿌리가 돌출한 부분이 있으니 조심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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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 숲에서 사진 한 장 찍어볼까?

이곳 둘레길의 백미는 강변북로 곁에 바짝 붙어 있는 메타세콰이어 숲에 있다. 노을공원에서 하늘공원 끝까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메타세콰이어들이 황톳길을 따라 숲을 이루고 있다. 완전히 별천지다. 노을공원 아래 숲은 개방이 되어 있지 않지만, 하늘공원 아래 숲은 누구나 들어가 볼 수 있다. 그 길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드라마의 한 장면을 찍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옆으로 강변북로가 지나가고 있어 약간은 소란스럽다. 하지만 푸른 잎이 무성하게 돋아나는 계절엔 호젓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이 만나는 지점(종합안내도 3번 지점)에 강변북로로 이어지는 '자동차 진출입로'가 있다. 이 길로 가끔 자동차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잠깐이나마 주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 그 도로를 가로지르면 또 하나의 철문이 나온다. 통제하는 사람이 따로 없어 출입이 자유롭다. 그 문을 넘어서면 오른쪽이 바로 메타세콰이어 숲이다.

자동차 진출입로 옆으로 강변북로를 넘어 한강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있다. 강바람을 쐬고 싶거나, 이쯤에서 한강 자전거도로를 한번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은 바로 이 다리를 건너가는 게 좋다. 최근의 한강개발사업으로 한강 둔치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수영장, 분수, 놀이터 등 시민들을 위한 각종 유희 시설들이 들어섰다. 다리를 넘어가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한강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위) 노을공원 둘레길, 강변북로를 면한 비포장길. (중간) 한강공원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 (아래) 1펌프장으로 들어서는 길, 오른쪽이 메타세콰이어 숲이다.
 (위) 노을공원 둘레길, 강변북로를 면한 비포장길. (중간) 한강공원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 (아래) 1펌프장으로 들어서는 길, 오른쪽이 메타세콰이어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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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 숲을 지나면, 이 여행도 이제 막바지에 이른다. 막바지에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지금까지 우리가 매우 익숙하게 보아온 장소다. 억새축제가 있을 때마다 오르내리곤 하는 곳, '하늘계단'이다.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계단 길에 초롱불이 줄줄이 걸려 있는 사진을 자주 봐왔다. 그 계단 길 앞을 지나 바로 직진하면, 처음 이 여행을 떠났던 장소인 주차장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렇게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의 바깥 언저리를 도는 둘레길이 6km다. 자전거여행치고는 매우 짧은 길이지만, 가족과 함께 중간 중간 쉬어가기에는 딱 알맞은 길이다. 한강의 자전거도로처럼 자전거로 북적이지도 않고, 좁은 길에 보행자들과 뒤섞여 옥신각신할 일도 없다. 어디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날이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다. 영하 10도 강추위에 벌벌 떨던 몸을 부드럽게 풀어줘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가족끼리 자전거 나들이를 떠나볼 것을 권한다.

(위) 하늘공원 하늘계단길 입구. (중간)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아래) 주차장에서 하늘공원 올라가는 길을 바라보며. 멀리 보이는 녹색버스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위를 오르내리는 8776번 버스. 일반차량은 통행 제한.
 (위) 하늘공원 하늘계단길 입구. (중간)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아래) 주차장에서 하늘공원 올라가는 길을 바라보며. 멀리 보이는 녹색버스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위를 오르내리는 8776번 버스. 일반차량은 통행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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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없다고? 대신 자전거 대여시스템이 있다

월드컵경기장 남문에 위치한 무인자전거대여시스템. 옆에 무료 수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월드컵경기장 남문에 위치한 무인자전거대여시스템. 옆에 무료 수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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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장 북측 입구 도로가에 마포구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무인대여소가 있다. 핸드폰 인증으로 얼마든지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다. 핸드폰 인증료 100원. 설명문에 나와 있는 지시문을 따라 하면 된다. 하루 2시간은 무료, 그 시간을 넘어서면 시간당 10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1초만 넘어도 요금이 매겨진다는 점 주의하자.

키가 큰 사람에겐 자전거가 조금 작은 편이다. 그 점 감수해야 한다. 자전거를 빌릴 때 자전거에 별다른 이상은 없는지 잘 살펴본다. 바퀴에 공기는 충분한지, 브레이크는 잘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자전거에 문제가 있을 땐 대여소 옆 수리 센터에 수리를 의뢰한다. 기본적으로 수리는 무료다. 그러나 본인의 과실로 자전거 일부 부품이 망가지는 고장이 발생하면 수리비를 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수리비가 무서워 자전거를 아무 소리 없이 반납하고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도 꼭 수리를 의뢰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질구레한 고장이나 펑크 수리 같은 건 수리비를 받지 않는다.

대여용 자전거들은 대개의 이용자들이 내 자전거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고장이 잦은 편이라고 한다. 내 것처럼 아껴 타는 미덕이 필요하다. 이 수리 센터에서는 일반 자전거도 무료 수리가 가능하며, 부품 또한 실비만 받고 교체해 준다.

자전거 대여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겨울철 12월에서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다. 오후 8시 이후에는 반납만 할 수 있다. 수리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월요일과 목요일은 쉰다.


태그:#둘레길,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월드컵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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