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진실을 알리는 시민'(진알시) 트위터(http://twtkr.com/jinalsi)는 지난 3일 오후 <삼성을 생각한다>에 대한 구매운동 제안글을 올렸다. 책을 펴낸 <사회평론> 출판사가 만든 일간지 광고가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무료신문 메트로로부터 돌연 거절 통보를 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앞서 2일자 해당 책에 대한 <경향신문> 조간 기사가 온라인판에서 삭제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에 삼성의 외압 의혹이 더욱 불거지는 상황이었다.

 

트위터 누리꾼은 '진알시'의 제안글을 리트윗하기 시작했다. 리트윗이란 옮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글을 원문 그대로 올리는 트위터의 핵심 기능으로 RT 뒤의 글을 내가 아는 사람에게 권장한다는 뜻이다.

 

2월 3일 저녁 8시까지 104명이 리트윗(57,018명 노출)한 구매 제안글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 2월 4일에는 257명(9만 6771명 노출), 2월 6일 자정에는 335명(11만 1420명 노출)으로 300명을 넘어서더니 2월 10일 오후 6시 42분 현재 506명(15만 7165명 노출)으로 500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삼성을 생각한다> 트위터 참여자와 책 판매량 비례

 

이번 리트윗 캠페인의 또 다른 특징은 다음 아고라, 서프라이즈, 블로그 등과 연계하고 있기 때문에 트위터 가입 러시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2월 10일 현재 최소 85명(최대 160명)의 누리꾼들이 트위터에 새로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진알시' 홈페이지(http://www.jinalsi.net/)에 <트위터 사용법>(링크부분)을 올린 이후 트위터 가입자는 2배 이상 증가했다.

 

판매량도 리트윗 참여수와 비례해서 늘었다. <사회평론> 출판사에 따르면 배본 당일인  1월 29일부터 예스24에 9권, 62권, 100권이 나가던 판매고가 2월1일부터 600권, 700권, 800권 늘어나더니 2월4일에는 900권까지 늘었다. 현재도 일평균 500권 이상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월 1일 396권을 시작으로 462권(2/2), 577권(2/3), 569권(2/4)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일평균 300~400권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외압에 대한 여론과 트위터 누리꾼들의 움직임, 심상찮은 책 판매고 등을 인식해 2월 4일 그룹 공식 트위터(http://twtkr.com/samsungin)에 "삼성은 <삼성을 생각한다>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과 관련하여 삼성은 언론사에 대해 어떠한 입장표명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알라딘 온라인 영업팀장(김성동)은 "출간 최단 기간에 수백 권 단위가 매일 이어지면서 닷새만에 1위에 오르기는 <삼성을 생각한다>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회평론> 출판사 관계자는 1쇄당 1만부씩 5쇄를 발행한 물량이 대부분 소진돼 추가 1쇄(1만부)를 발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출간 일주일 만에 5쇄 5만부가 필린 셈이다. 알라딘 영업팀장은 "2007년, 2008년 2년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린 <시크릿>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시사IN>의 고재열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http://poisontongue.sisain.co.kr/)를 통해 이 현상을 '트위터 마케팅'이라고 규정하고 "<삼성을 생각한다>의 트위터 마케팅은 사회평론 트위터(@ebricks)에서 시작되어 진실을알리는시민(@jinalsi)에서 본격적으로 구매운동을 진행했고 진보신당 노회찬(@hcroh) 대표 등이 이에 동조하면서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출판사 편집자 "무거운 주제의 책이라 흥행 예상 못했다"

 

<삼성을 생각한다>를 편집한 김태균씨에게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물었다. 그는 "무거운 주제일 뿐만 아니라 내용들을 읽다 보면 슬프고 울화가 치미는 등 여러 모로 독자를 힘들게 하는 책이라 높은 판매고를 기대할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5천~3만부 정도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출판 종사자들은 트위터로 촉발된 이번 사건에 대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출판관계자는 "삼성의 어정쩡한 물타기가 기름을 부은 꼴"이라고 꼬집었다. 출판인들이 주목한 것은 트위터 자체다. 또다른 출판 관계자는 10여만 명의 트위터러들에게 책의 내용이 알려진 것과 관련 "10만명의 높은 로열티를 감안하면 랜덤 100만 뷰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삼성을 생각한다>의 편집자는 신문 광고가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신문광고는 의례적인 일이었고, "삼성"과 관련됐다고 해서 별다른 느낌을 갖는 것은 아니었지만, 삼성 비판서라는 신문시장의 평판을 얻으면서 광고길이 막혀 버린 셈이다.

 

이미 온라인에서 충분히 붐을 봤는데, 굳이 신문광고를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물었다. 김태균씨는 출판사 편집자만이 할 수 있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눈치 빠른) 온라인 독자들과 달리 신문광고를 통해서 비로소 책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되는 일반 독자들이 있습니다."

 

또다른 출판사 관계자는 이를 두고 "신문광고는 저자와 서점에 대한 '인사'"의 의미가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태그:#삼성을 생각한다, #트위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책 놀이 책>, <인문고전으로 하는 아빠의 아이 공부>, <공자, 사람답게 사는 인의 세상을 열다> 이제 세 권째네요. 네 번째는 사마천이 될 듯합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