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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업체 다 죽이고 병원운영 웬 말이냐?'
'최동하는 양심도 없나? 공사비 지급하라!'

'경북 최대' 포항송라요양병원(병원장 최동하)이 20억 공사대금 미지급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9일 오전, 병원 정문 앞에는 30여개 '포항송라요양병원 시공사 및 협력업체'대표들이 천막을 치면서 펼침막도 여럿 내걸었다. 비 내리는 날씨에도 규탄대회와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공사 미지급금 관련 포항송라요양병원 규탄
 공사 미지급금 관련 포항송라요양병원 규탄
ⓒ 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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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요구는 한마디로 '밀린 공사대금을 달라'는 것. 이들은 "포항송라요양병원 최동하 원장은 병원이 완공된 지, 1년이 지나도록 공사대금 20억을 지급하지 않"아서 "30여 건설업체 종사자들은 임금체불은 물론 자재비 미지급 등으로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최동하 원장이 편법으로 60억 공사대금을 대출받아 공사 외 개인용도로 17억을 사용"한 까닭에 "20억에 이르는 미지급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공사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그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포항의료원 원장을 역임하는 등 포항사회의 지도급 인사로 알려진 최동하 원장의 양식과 명예를 믿고 기다려 왔다"면서 "설 명절을 앞둔 지금, 체불임금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치동하는 양심도 없나 공사비 지불하라' 병원 정문 앞 펼침막
 '치동하는 양심도 없나 공사비 지불하라' 병원 정문 앞 펼침막
ⓒ 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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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상황이다. 지난해 4월 27일 준공하고 5월1일 진료를 시작한 대형 병원이 여태 이런 문제에 휩싸이고 있으니 말이다. 포항시 송라면 소재 포항송라요양병원은 1980㎡ (6000여 평)의 휴게시설과 조경시설을 갖춘 건축연면적 4774 ㎡ (1500여 평), 210병상 규모의 '경북 최대' 노인요양병원이다.

공사업체 주장에 병원은 어떤 반응일까? 병원 관계자를 만났다. 병원장 명의로 준비한 반박자료를 내밀었다. 한마디로 "업체 주장은 거짓"이란 것이었다.

반박문에는 "건축주는 시공사와 계약금액을 결정하여 시공하였고, 또한 결정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결국, 애초 가계약한 43억5천만원은 인정하지만 도면이 변경된 후에 재계약한 60억원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입장에 시공사인 (주)거양이엔씨 이희은 사장은 발끈했다. 그는 "2008년 3월 25일 건축주와 (공사명:('지상4층 00의료시설공사)로 43억5천만원에 가계약체결"한 것은 사실이나 "1개월 후 완성된 도면(공사명:포항송라병원신축공사)에는 처음에 없던 지하층이 새로 생겨, 5월8일경 총공사비 60억 정도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건설업체 천막(왼쪽) 과 천막안에서 병원측 공사감독과 업체 관계지들과의 대화
 건설업체 천막(왼쪽) 과 천막안에서 병원측 공사감독과 업체 관계지들과의 대화
ⓒ 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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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건축주와 시공사 간에 팽팽한 입장만 확인됐다. 보다 못한 시공사 대표는 병원측 김현철 공사감독을 불러서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진실을 밝히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상당부분 진실을 말했지만 공사대금 지급 결정은 자신의 권한 밖이란 요지의 답변을 내놨다.

흔히 건설현장에서 흔히 제기되는 공사대금 미지급금 논란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질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결국, 진실공방은 사법부로 옮겨가야 끝을 보겠지만 양측이 자체적으로 해결되면 더 좋겠다는 기대도 해봤다.

규탄대회 현장에서 분통을 터트린 늙은 노동자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이제까지 기다리게 해놓고 이게 뭐 하는 짓이냐!"
"돈 주는 줄 알고 왔는데, 어떻게 설 명절을 쉬란 말이냐?"

덧붙이는 글 | 제 개인블로그 '별빛촌 이야기'(http://blog.daum.net/staryc)에도 실립니다.



태그:#포항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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