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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바다수영은 어떤 느낌일까? 한여름 계곡에 발을 담갔다가 1분을 견디지 못하고 발을 빼버린 경험있는가? 아마 그 때와 똑같은 느낌일 거다. 신경이 마비된 듯한 느낌을 맛봤다.

 

"겨울철 바다수영은 일단 저지르고 봐야 돼.주저하지 말고... 물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발이 얼어. 마치 영하 20도 이상 느낌을 받았어."

 

바다수영을 마치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여수수영사랑모임'의 유영달(59)씨가 내뱉은 첫마디다. 그는 "작년에는 부산 북극곰 수영대회에 참가했지만 겁이 나서 물에는 들어가지 못했는데 용기를 내어 이번 대회에 참가해 객기를 부려봤다"며 젊음을 과시했다.

 

"검은 모래사장 만성리 앞바다 남극곰들 모이다"

 

지난 6일 오전 검은 모래로 유명한 여수시 만성리 앞바다에서 '2010 새봄맞이 남도 바다수영 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370명의 참가선수와 1000여 명의 구경꾼들이 몰렸다.

 

봄을 알리는 입춘(2월4일)이 지났지만 아직 동장군의 기세는 여전하다. 바닷속 온도는 이제 본격적인 한겨울에 접어든 1년 중 가장 차갑다. 왜냐면 해수면의 수온은 실제 대기온도보다 2개월 정도 늦기 때문이다.

 

겨울철 바다수영은 건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쉽지 않다. 때문에 극기체험행사는 수영을 통해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기회다.

 

 

부산 북극곰수영대회는 겨울철 바다수영으로 유명해져 매년 행사장을 찾는 국내 수영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부산이 북극곰 대회라면 부산보다 조금 더 추운 남도의 끝자락 여수에 모인 이들은 남극곰 대회라 불러야 할까?

 

청명한 날씨 속에 여수에서 열린 남도수영대회장에선 오동도와 남해가 한눈에 바라보인다. 아름다운 리아시스 해안을 자랑하는 만성리 해수욕장의 검은 모래사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검은 모래는 혈액순환을 돕고 땀과 노폐물 배출을 촉진시켜 신경통과 부인병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매년 음력 4월 2일이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찾는다.  

 

이날은 남·여 50m 바다 수영대회와 핀을 사용해 1km를 헤엄치는 핀 수영대회 등 두 종목의 경기가 열렸다.

 

박창우 전라남도 수영연맹회장은 "엑스포와 바다 테마에 가장 맞아 떨어지는 것이 수영인데 도에서 남도 바다수영대회를 권해서 여수에서 행사를 하게 되었다"며 "참가선수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내년부터는 매년 1월초에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대회는 한 달간의 짧은 시간 속에 준비를 하다 보니 애로사항이 많아 준비가 다소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겨울철 수영대회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광양수윔홀리 소속 김영순(37·여)씨는 "수영을 좋아해서 도전했다"며 끝까지 완주하라는 동료들의 응원열기에 못이겨 바닷속으로 뛰어 들었다.

 

오병종(53)씨는 "사고로 다리를 다쳐 수영으로 재활치료 중인데 그동안 상태가 호전되어 테스트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며 "무리하지 않고 입수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완주를 마친 최중규(38·순천팔마)씨는 "수온이 너무 낮아 힘들었다, 혹 참가할 생각 있으면 아랫목에 누워 TV나 보라"고 솔직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어 "하지만 죽기 전에 꼭 한 번 해볼 일이 겨울수영"이라고 예찬론을 폈다.

 

전날 여수에 와 1박 후 대회에 참석한 '수영인천팀'은 12명이 참석, 5명이 완주해 주목을 끌었고 파이팅을 외치며 결속을 다졌다.

 

완주를 마친 팀장은 "겨울철 수영대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역시 좋은 것 같다"며 "물속에 들어가면 추위에 못 이겨 바로 나와 버리기 때문에 반드시 자기의지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km부문 이번 대회 입상자는 ▲ 남자부 1위 방태환(부산사직핀수영클럽) ▲ 2위 진국선(부산사직핀수영클럽) ▲ 3위 우용관 (순천물방개) ▲ 여자부 1위 배경란(부산사직핀수영클럽) ▲ 2위 함영숙 (마산TISC클럽) ▲ 3위 고영선(순천전자고) 선수다.

 

남자부 1위를 차지한 방태환(38·의료업)씨는 "나의 소망은 1등이 아니고 70세까지 소중한 사람과 같이 바다를 누비며 수영하는 것이 꿈"이라며 "북극곰대회에서 4등을 했는데 전라도대회에서 1등을 해 맘이 너무 뿌듯하다"고 전했다.

 

주최측- 여수 겨울스포츠 메카로 육성할 터

 

 

한편 이번 대회는 전라남도 수영연맹과 여수시생활체육회 주최로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시체육회의 후원으로 치러졌다.

 

조정훈 전라남도 스포츠산업과장은 "여수시는 타 도시에 비해 많은 섬과 바다가 경쟁력"이라며 "이번 대회는 여수해양엑스포 성공기원의 염원을 담아 산과 바다를 이용해 해양스포츠를 활성화할 수 있는 이벤트를 열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한 계기였다"며 "향후 부산해운대의 북극곰수영대회처럼 장수하는, 겨울철 남도바다를 대표하는 수영대회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겨울바다수영대회, #만성리 해수욕장, #겨울스포츠, #북극곰, #남극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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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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