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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하며 18일째 단식투쟁 중인 양승조 민주당 의원에게 저녁 만찬에 초대한다는 초청장을 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총리실은 지난달 28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19일 저녁 총리공관에서 만찬을 실시한다며 의원회관을 방문해 초청장을 건넸다. 하지만 양 의원은 지난달 15일부터 세종시 수정안 밀어붙이기에 저항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단식 중인 야당의원에게 "밥 먹으러 오라"며 초청장을 보낸 셈이다.  

 

총리실 만찬 초청에 민주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많은 사람들이 양 의원의 건강을 우려하며 단식을 만류하고 있는데 정 총리가 본인이 총대를 멘 세종시 백지화 음모 때문에 단식투쟁을 하는 의원에게 저녁 만찬에 초대한다는 초청장을 보냈다"며 "정운찬 총리는 국무에는 총리이고 개그에는 황제 같다"고 꼬집었다.

 

노 대변인은 또 "정 총리는 일제 731부대를 무슨 독립군 부대라고 하고 고(故) 이용삼 민주당 의원 상가에 가서는 정말 엉뚱한 조문으로 유족에게 상처를 줬다"며 "결례를 개그로 봐주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도 "총리실에 정무기능이 있기나 한지 참으로 한심스럽다"며 "어떻게 행복도시 원안 사수를 위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의원실에 만찬 참석 초청장을 보낸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대변인은 "고 이용삼 의원 빈소에서 총리의 실언에 대해 사과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또 실수냐"며 "실수 만발인 총리야 그렇다 쳐도 최소한 사람에 대한 예의는 지켜라"고 말했다.

 

양승조 의원 역시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저희는 세종시가 원안대로 가면 나라가 거덜난다는 사람의 초청에 도저히 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저녁만찬 초청은 어찌 보면 정운찬 총리가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초대장 발송을 담당한 총리실 정무기획실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양 의원이 단식 중인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인사청문특위 소속 의원실 모두 방문해 초대장을 전달한 상태에서 양 의원만 빼는 것이 결례라 생각해 보좌관에게 초대장을 건넸다"고 해명했다.

 

그는 "본래 전화로 초대를 하는 형식이었지만 이번에 특별히 예의를 갖추기 위해 직접 의원회관을 방문한 것"이라며 "보좌관이 양 의원의 단식 농성이 끝난 뒤에 초대 사실을 보고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와전된 채 알려져서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태그:#정운찬, #세종시, #양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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