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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가 텃밭농산물 팔아주기를 통해 농민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지난해 4월 설립된 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이하 화순유통회사)는 화순군과 지역농민 등 3천여명이 30억4천만원을 출자해 만들었다. 화순유통회사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화순군은 파프리카와 토마토, 버섯 등 10대 농특산물을 집중 육성하는 읍면특성화사업을 추진하면서 공공연하게 농민들에게 특성화작목재배를 적극 장려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지난해 4월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모두 제값을 받고 책임지고 팔아주겠다며 화순유통회사가 설립됐지만 실제로 농민들에게 직접 와 닿는 혜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화순유통회사가 화순군에서 생산된 농특산물로 시장에서 판매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일정량을 꾸준히 생산해 유통회사로 납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처에 유통회사측에서 공급가능한 물량을 제시하고 가격협상 등 판매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유통회사에서 판매가능한 품목은 규모화가 이뤄져 있는 일부품목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대규모농가가 주로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유통회사 설립 첫 해, 유통회사에 출자한 농민들은 화순군을 포함해 3,248명으로 적게는 10만원 정도에서 많게는 5천만원까지 출자했다. 작목반이나 영농법인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적은 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이 대부분이다.

 

지역농협의 경우 매년 이용고배당이나 출자배당 등을 통해 출자자인 농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지만 유통회사는 3년간 배당도 없다. 

 

화순유통회사에 출자한 소규모 농가들로서는 딱히 주주라고 해서, 화순에 농특산물유통회사가 있다고 해서, 피부에 와닿을 만큼 받는 혜택은 별반 없었다. 화순유통회사에서 농민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어떤 농산물이든 얼마의 양이든 상관없이 팔아주겠다며 농민들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농민들은 그 손을 잡지 않았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화순유통회사에 대한 믿음이 그리 크지 않았던 때문이다.

 

화순유통회사의 텃밭농산물 팔아주기 사업은 주주인 화순의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생산자에서 화순유통회사, 소비처로 전달되는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화순유통회사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이런저런 자투리 땅에서 소규모로 생산된 농산물을 품목이나 품질, 생산량 등에 상관없이 농민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화순유통회사에서 무조건 팔아줌으로써 농가소득으로 연결되도록 한다는 것. 그 이면에는 농민들과 더욱 신뢰를 굳건히 하고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마음도 담겨 있다

 

농민들은 농산물을 수확해 한자리에 모아놓고 화순유통회사에서 수집해 가도록 한 후 통장으로 판매대금이 입금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소비처에 납품가능하게 세척하고 가공하는 일은 모두 화순유통회사의 몫이다. .

 

놀리면 그냥 방치되는 땅을 이용해 소일거리 삼아 고추나 고구마, 깨, 가지 등의 농산물을 재배하면 화순유통회사에서 모두 수거해 팔아주겠다고 하니 농민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특히 나이 많은 농민들로서는 자투리텃밭을 이용해 먹을거리를 재배하고 식구들이 먹고도 남는 물량은 판매해 짭짤한 소득도 챙길 수 있으니 더욱 반가울 법 하다. 매년 자투리땅에 이런저런 작물들을 심지만 집에서 식구들끼리 먹기에는 많고 거래처 등을 확보해 판매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물량이어서 고민인 농가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화순유통회사의 이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종전에도 화순유통회사는 화순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양이나 종류에 상관없이 판매해 주기 위해 빅마트 등 대형마트에 직거래장터를 개설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었다.

 

그러나 농가들의 저조한 참여로 물량확보에 실패하면서 꾸준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이 희망만 한다면 어떤 품목이든 얼마의 양이든 상관없이 가능한 한 최대한 팔아주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올해는 화순군에서도 텃밭을 활용한 농가소득창출을 위해 텃밭가꾸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보다 많은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는 화순유통회사의 의지에 힘이 보태졌다.

 

화순군은 텃밭가꾸기사업을 통해 1,000㎡(약 100평) 이내 소규모 텃밭을 경작하는 농가에 종자대와 퇴비대 등을 지원해줄 계획이다. 판매는 화순유통회사에서 책임지기로 협의가 이뤄진 상태다.

 

화순유통회사의 텃밭농산물팔아주기 사업은 화순군이 올해부터 추진하려는 '텃밭가꾸기' 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 화순군에서는 텃밭가꾸기 사업을 통해 3000㎡ 미만의 텃밭을 가꾸는 농민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텃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화순군과 농민들이 출자해 설립한 화순유통회사를 통해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는 것이 텃밭사업의 취지다.

 

화순군의 텃밭가꾸기가 텃밭에 대한 지원을 통해 텃밭을 소득창출기반으로 삼는 것이라면 화순유통회사의 텃밭농산물팔아주기는 한층 더 나아가 텃밭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을 판매해 농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겠다는 것으로 농민들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김우식 화순유통회사 대표는 "올해부터 텃밭농산물 팔아주기사업을 통해 농민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 농민들의 실질적인 소득에 도움을 주겠다"며 "화순유통회사에 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텃밭농산물팔아주기 사업을 통해 농민들이 자투리땅을 이용해 부가소득을 올리도록 함으로써 농민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화순유통회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화순농특산물 유통회사는 설립 첫 해인 지난 해 8월 화순버섯연합회(회장 김용신)와 버섯취급 수출 전문업체인 대흥농산유통사업단 (경북 청도군 소재, 이하 대흥유통)과 버섯수출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수출을 통한 농산물 판로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설립 첫해인 2009년 6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포터와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화순, #화순유통회사, #김우식,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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