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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 해리스는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에서 한 민족이 가지고 있는 음식문화는 그 겨레가 살고 있는 인문환경과 자연환경의 소산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겨레는 예로부터 고기를  먹는데 익숙해 있습니다. 특히 소고기는 가죽과 뿔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부분을 조리해서 먹습니다.

 

처음 일본 사람들은 소의 내장이나 뼈는 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그것을 싼값에 먹기 시작하고 한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그것을 요리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내장 요리는 일본에서 호르몬 요리라고 하여 여기 저기 전문점이 많이 생겼고 술안주로는 최고로 칩니다.

 

오사카의 츠루하시는 재일 교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재일 교포들이 장사를 시작하여 지금은 한국 요리의 중심지로 자리잡았습니다. 도쿄에서는 신주쿠가 한국 요리의 중심지입니다. 이곳은 재일 교포보다는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가까이서 모여 살면서 한국인 거리가 형성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한국과 거의 비슷한 식사를 즐길 수 있고 한국 마켓에서 먹을거리 재료를 살 수 있습니다. 도회지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시골에서는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통신판매가 정착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주문만 하면 김치, 떡, 라면, 고춧가루, 된장, 고추장 등 모든 것을 손쉽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한류 붐은 음식문화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 저기에서 쉽게 한국어로 쓰인 한국요리점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 식당의 경영자들은 재일 교포도 있지만 일본사람들이 한국 요리를 경험하고 배워서 직접 경영하거나 한국인 주방장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 음식은 고기를 재료로 요리한 불고기, 삼겹살, 삼계탕, 닭찜(찜닭)과 돌솥 비빔밥, 떡국, 부침개 등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이곳에서도 불고기와 삼겹살이 가장 인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요즈음 거의 모든 일본 식료품 점에서 배추김치를 팔고 있습니다. 약간 달달한 것에 익숙한 일본사람의 입맛에 맞게 조리되어 있고 병이나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팔고 있습니다.

 

한류 붐으로 시작된 한국 음식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한번 길들여진 입맛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습니다.

 

참고문헌, 마빈 해리스,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한길사, 1992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태그:#베지돼지야(ベジテジや) , #삼겹살, #막걸리, #한류,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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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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