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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민속 자료 석존상 보유
▲ 관음정사, 부산시 민속 자료 석존상 보유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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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정사 석존상 등 부산시 문화재 자료 지정

날씨가 조금 풀렸다고 하나, 산에 오르니 겨울 바람은 차다. 그러나 부산의 장산은 차라리 햇볕이 부족한 차디찬 도심의 빌딩숲보다 따뜻한 듯 느껴졌다. 저 멀리 바다 건너 훈훈한 해풍이 어느 사이 장산에 도착했나? 장산의 이곳 저곳 버들강아지가 보이고, 얼음 밑장을 흐르는 물소리, 봄이 움트는 생명의 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일요일(17일), 반여동의 관음정사에서 너덜겅의 산행로를 통해 폭포사 쪽으로, 산행 계획을 세워 산벗들과 장산에 올랐다. 자주 오르는 장산산행이지만, 관음정사에서 출발하는 산행코스는 처음인 셈이다. 산행의 목적은 장산 관음정사의 석존상이 부산시 문화재의 귀중한 자료로 인정되었다는, 부산의 한 지역신문기사를 읽고 직접 눈으로 석존상을 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부산시 문화재의 귀중한 자료가 된, 귀한 석존상은 사정상 관람할 수 없었다. 대신 잿빛 승의 입은 보살님을 통해 석존상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관음정사의 석존상은 노장 스님이 오랫동안 모셔온 조선시대의 것이다. 두건 조각상의 재질이 대부분 목재인데 반해, 관음정사 석존상은 드물게 석재이기 때문에,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 자상하신 설명에 석존상을 본 것처럼 만족해야만 했다.

속의 터널 같은... 관음정사
▲ 성과 속의 터널 같은... 관음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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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는 종소리
▲ 산의 소리 울리는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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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은 고대부터 장산국이 있던 곳. 그래서일까. 장산은 유난히 크고 작은 사찰이 많은 산이다. 그러나 사찰의 탑보다 돌탑이 많은 산으로 유명하다. 장산은 돌이 흔하고 물이 흔한 산이다. 장산의 너덜겅은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다 하겠다. 장산에 소재하는 기념물들이 부산시 민족 자료로 연이어 지정 받은 이 기회에, 장산의 더널겅 역시 문화재로 지정해서 관리 보호하면 어떨까 하는 산벗들의 얘기를 들으며, 정말 좋은 의견이라 싶었다.

부도는....스님들의 사리를 모시고 있다지...
▲ 절에 있는 부도는....스님들의 사리를 모시고 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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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 천제단과 마고당도 민속 자료 지정...너덜겅도 문화재로 보호 아쉬워

장산의 관음정사 석존상 외에도, 천제단과 마고당도 얼마전 민속 자료 지정을 받았다. 장산의 천제단과 마고당은 부산시 지정 민속 자료 제 6호로 지정되고, 관음정사(반여 3동 소재) 석존상은 부산시 문화재 자료 제 50호로 지정된 것이다. 산벗 일행은 장산의 자리한 천제단과 그리고 마고당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너덜겅을 향했다.

장산이 해운대의 12경의 하나라면, 너덜겅은 장산의 제 1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산객들이 얼마나 올라다녔으면, 산행로가 흙먼지로 산행이 힘들 정도였다. 비가 오지 않아서 더욱 산행로는 흙먼지로 지저분했다. 장산은 유난히 산의 품이 깊고, 장산의 산행로는 너무 다양하다. 그러나 산의 입구마다 산행의 안내 표지만이 있고, 산벗 일행은 관음정사에서 너덜겅으로 통하는 산길을 택해 쉽게 너덜겅에 닿았다.

오르는 장산 너덜겅
▲ 관음정사 뒷편으로 오르는 장산 너덜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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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의 소리, 그 침묵의 소리에 여행자의 마음의 눈은 뜨다
▲ 산의 소리 바위의 소리, 그 침묵의 소리에 여행자의 마음의 눈은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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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의 겨울 진풍경은 무어라 해도 얼음장 밑으로 흐른 물소리

장산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산이다. 장산의 겨울 진풍경은 빙폭과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꼽을 수 있다. 장산 너덜겅 밑에서 샘처럼 석간수가 솟구쳐,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는 속세에 젖은 귀를 깨끗하게 씻어준다. 정말 자연은 인간에게 너무 많은 것을 선물해서 그 감사를 잊고 사는 것이 부끄럽다.

계곡마다 울창했던 푸른 숲은 앙상하다. 그러나 문득 나무들도 잠시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은 듯 홀가분해 보인다. 홀가분해 보이는 겨울숲은 나에게 무거운 짐을 벗어놓으라고 이르는 것 같다. 겨울 햇빛이 좋은 바위를 찾아 산벗들과 보온 도시락과 따뜻한 커피로 몸을 데운다. 그런데 각자 가지고 온 커피 맛이 사람의 성격처럼 약간씩 다르다. 산에서의 길동무인 산벗들, 산에 올라 굳이 서로 주고 받는 말이 없어도, 우리는 언제나 하나가 된다. 많은 말이 없어도 산도 우리와 통하고 있는 듯하다.

울리는 돌종 소리 널리 널리 퍼져라
▲ 장산 너덜겅 울리는 돌종 소리 널리 널리 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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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댕 종소리 나는...너덜겅
▲ 울리면 댕댕댕 종소리 나는...너덜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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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의 천년 바위들을 보니 부처가 따로 없다. 신성한 에너지를 안으로 품고 있는, 바위들은 하나 같이 침묵 그 자체가 아닌가. 이제 산의 소리 바위 소리, 얼음 밑장을 흐르는 봄의 소리를 가슴에 보듬고 하산할 시간이다. 댕댕댕 울리는 고즈녁한 저물녘의 산사의 종소리에 장산 너덜겅에 너부러진 석어 같은 작은 돌멩이들이 댕댕댕 종을 울린다.

봄의 소리
▲ 봄의 전령사 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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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소리 찾아서
▲ 얼음밑장 흐르는 봄의 소리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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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종소리 울리는 듯한 작은 돌종 하나 멀리 도시로 어린 아이처럼 던져본다. 그나저나 아무리 산벗들과 헤매어도 표지판 하나 없는, 천제단과 마고당은 찾을 수 없었다. 헛발길을 돌리지만 마음은 오늘따라 허공을 가득 채운 종소리처럼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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