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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을 하려거든 / 강 말고 밭에서 하시고요 / 뱃놀이 하려거든 / 강 말고 바다에서 하시지요 / 새들이 오지 않는 운하는 싫어 / 물고기 살지 않는 운하는 싫어 / 친구들과 물장구 치는 강이 더 좋아 / 푸른 강물 금모래밭 강이 더 좋아 / 강이 더 좋아..."

 

23일 오후 3시. 서울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는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무대 위 펼침막에는 '4대강비상시국대회-이보다 더 나쁠 수 있는가?'란 글자가 선명하다.

 

4대강 사업저지 범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는 김상희 민주당 국회의원, 홍희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국회의원, 박김영희 진보신당 부대표 등 정치계와 종교계, 환경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가했다.  

 

"4대강 예산 전액 삭감하라! 4대강 삽질 예산 즉각 삭감하고, 민생예산 증액하라!"

 

김상희 의원은 국회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황을 전하며,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심재철 국회 예결위원장이 예결위 회의장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뛰어갔다 왔다. 심재철 위원장은 민주당이 오늘도 회의장을 점령하고 있냐며 타박했다."

 

김상희 의원은 "(4대강 사업 예산은) '국민을 위한 예산'이 아닌, '이명박 예산'"이라며 "모든 야당이 당의 명운을 걸고 연대해 한 목소리로 4대강 사업을 저지하자"고 역설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지금 국회는 초긴장상태'라며, "4대강 사업 중에서도 보(洑) 건설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洑)가 물의 흐름을 막기 때문에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 '4대강 죽이기'가 된다는 것이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4대강 예산 22조원 중 1조원만 빼고, 나머지는 대학생 등록금 보조 및 사회복지 예산으로 사용하자"며 "1조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떡볶이를 사주기 위해 쓰자"고 제안했다.

 

행사에 참석한 어떤 환경단체 회원은 "1조원이면 국민 모두가 배부르게 떡볶이를 사먹을 수 있는 돈인데, 아깝게 이명박 대통령 혼자에게만 쓸 수 없다"며 웃었다. 

 

 

진보신당 박김영희 부대표는 할머니와의 옛이야기를 꺼내며, "4대강 사업 반대의 목소리를 키워, 이명박 정부에게 제대로 전달하자"고 말했다.

 

"어릴 적 할머니는 뜨거운 물을 강가에 버리지 않고, 꼭 식혀서 버렸다.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뜨거운 물에 강가에 사는 생명들이 죽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강에서 죽어갈 말 못하는 생명들처럼, 4대강 사업 예산으로 노숙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죽어가고 있다. 우리가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 제대로, 힘차게 전달하자."

 

이어 참가자들은 일자로 누워, 하늘을 향해 '4대강 사업 저지'라는 팻말을 높이 들었다. 4대강 예산 전액 삭감 촉구 '파도타기'도 이어졌다.

 

이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대학생 조혜영(23, 부산환경운동연합 '생태적 지성' 회원)씨는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아름다운 낙동강의 모습을 봤다"며 "이땅의 미래는 4대강이 아니라 대학생들에게 달려 있다"고 호소했다. 조씨는 4대강 예산으로 대학생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4대강 예산으로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수일 팔당상수원공동대책위원장은 "다시는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대통령을 뽑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태그:#4대강, #비상시국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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