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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바다가 탁 트인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 향일암 앞으로는 바다가 탁 트인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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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행사를 10여 일 앞둔 20일 새벽 향일암에 화재가 났다. 우리나라 4대 관음 도량 중의 하나인 향일암은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전국적인 명소였다. 아직 화재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국과수에서 정밀 검사를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일암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석문을 경건한 마음으로 지나야 한다.
▲ 석문 향일암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석문을 경건한 마음으로 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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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는 화재가 나기 전 향일암을 다섯 차례나 찾은 적이 있었다. 최근에도 지난 8월에 찾은 적이 있는데 온통 금칠을 한 향일암의 모습에 씁쓸하기 짝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 씁쓸함은 이 참혹함에 비해서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이제는 옛 모습을 볼 수 없는 향일암, 아쉬운 마음에 지난 사진들을 다시 들추어 보았다.

절에서 금오산에 이르는 이 일대의 바위들에는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줄무늬가 드러나 있다.
▲ 거북무늬바위 절에서 금오산에 이르는 이 일대의 바위들에는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줄무늬가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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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은 원효스님이 수도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낙산사 홍련암, 석모도 보문사, 금산 보리암과 더불어 이곳은 관음도량으로 그 명성을 같이하고 있다. 관음전 옆에는 뿌리가 붙은 연리근인 동백나무가 있는데 이번 화마를 피했는지 궁금하다.

대웅전 격인 원통보전도 이번 화재로 역시 잿더미가 되었다.
▲ 원통보전 대웅전 격인 원통보전도 이번 화재로 역시 잿더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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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향일암으로 더 많이 부르지만 원래는 영구암이었다. 영구암으로 불린 연유는 암자가 들어선 자리의 지형에서 비롯되었다. 절에서 금오산에 이르는 이 일대의 바위들에는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줄무늬가 드러나 있다.

낙산사 홍련암, 석모도 보문사, 금산 보리암과 더불어 이곳은 관음도량으로 그 명성을 같이하고 있다. 지금은 향일암으로 더 많이 부르지만 원래는 영구암이었다.
▲ 향일암 낙산사 홍련암, 석모도 보문사, 금산 보리암과 더불어 이곳은 관음도량으로 그 명성을 같이하고 있다. 지금은 향일암으로 더 많이 부르지만 원래는 영구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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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가 들어선 자리는 거북이 등이고 암자 뒤의 바위들은 책 무더기에 해당하고 임포마을 쪽은 거북이 머리처럼 보인다. 이 형세는 거북이가 불경을 등에 지고 바다로 헤엄쳐 들어가는 모습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4대 관음 도량 중의 하나인 향일암은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전국적인 명소였다.
▲ 향일암 우리나라 4대 관음 도량 중의 하나인 향일암은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전국적인 명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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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을 바라보자'라는 뜻의 향일암이라 강제로 부르게 하여 널리 쓰였다고 한다. 또는 망망대해의 바다 위에 떠오르는 해돋이가 장관이라 그렇게 불렸다고도 한다. 아무래도 영구암이라고 다시 부르는 게 지형상이나 역사적으로도 올바른 게 아닌가 싶다.

이번 화재로 관음전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관음전 이번 화재로 관음전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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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은 원효스님이 수도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 향일암 향일암은 원효스님이 수도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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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불에 탄 향일암의 대웅전과 종각 등에는 스프링클러와 경보를 울리는 화재 감지기가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옥외 소화전도 없었다고 하니 어찌 보면 인재라고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일암은 어디에서 보아도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는 전망좋은 곳이다.
▲ 향일암 향일암은 어디에서 보아도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는 전망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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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나기 전, 그대로 두었으면 더욱 좋았을 건물에 금칠을 하는데 7억이라는 돈이 들어간 데 비해 화재 대비는 왜 그리 늦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도비 지원을 받아 스프링클러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100톤짜리 물탱크를 만들고 화재감지기를 설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일암 입구에 있는 자그마한 포구마을이다.
▲ 임포마을 향일암 입구에 있는 자그마한 포구마을이다.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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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영구암, #향일암, #임포마을,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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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 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 <남도여행법>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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