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올해 풍년농사를 이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지난 11월 전남도청에서 벼 야적시위를 하면서 볏단을 메고 있는 농민의 모습이다.
 올해 풍년농사를 이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지난 11월 전남도청에서 벼 야적시위를 하면서 볏단을 메고 있는 농민의 모습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옛날엔 집집마다 뒤주가 있었다. 그 뒤주 속에 쌀을 가득 채울 때의 넉넉함이란 요즘의 여유와는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핵가족 시대가 되고 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우리 민족의 생명을 지탱시켜 온 쌀에 대한 애착이 점차 식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근래에는 우리 국민들의 쌀 소비까지 크게 줄어 우리 농촌에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 지난 1990년 1인당 쌀 소비량이 119.6㎏이던 것이 2000년엔 93.6㎏으로 10년 사이 무려 26㎏이나 줄었다. 지난해엔 다시 75.8㎏으로 크게 줄어드는 등 쌀 소비는 해마다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앞으로도 쌀 소비는 계속 줄어들 추세다. 이렇게 되면 민족의 생명산업인 쌀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엄청난 사태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정책적인 대안제시와 함께 쌀의 소비를 늘리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 북한에 쌀을 계속 보내야 한다. 고급 곡주(穀酒)도 많이 만들어 팔아야 한다. 수입되는 양주를 곡주로 대체한다면 농가를 보호하면서 외화낭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양주 대신 우리 곡주를 선물하는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밥 한 그릇은 힘의 원천이고 우리 몸에 좋은 보약이다.
 밥 한 그릇은 힘의 원천이고 우리 몸에 좋은 보약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아침밥 챙겨 먹기도 중요하다. 한 연구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21%가 아침밥을 거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이 아침밥만 챙겨먹어도 연간 40만 톤의 쌀이 더 소비된다는 분석이다. 이 정도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쌀의 수급안정에 큰 도움이 될 양이다.

아침밥을 챙겨 먹는 것은 쌀 소비촉진 뿐 아니라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아침밥 한 그릇은 두뇌 활동을 깨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학업 성적도 더 높다. 날마다 아침밥을 먹은 학생의 수능성적이 주 2일 이하로 먹은 학생보다 19점 높았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업무도 아침식사를 한 사람이 더 능률적으로 한다. 비만 가능성도 아침밥을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30∼50% 낮다고 한다. 아침밥은 또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도 억제한다. 쌀에 함유된 단백질과 식이섬유 그리고 현미의 가바와 펩타이드 성분이 그 역할을 한다고. 이는 농촌진흥청과 한국식품연구원 등의 연구 결과다.

아침밥 한 그릇은 학업과 업무의 집중도를 높인다고 한다. 밥이 '효율'인 셈이다.
 아침밥 한 그릇은 학업과 업무의 집중도를 높인다고 한다. 밥이 '효율'인 셈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하여 아침밥은 '보약'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는 '아침밥 먹기 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하고 소비자단체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32개 기관·단체에 아침밥 먹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쌀 소비감소와 생산량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쌀 재배 농민들을 돕고 쌀 산업을 활성화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전남도는 교과부에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쌀의 영양학적 우수성과 아침밥의 중요성 교육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소비자 단체엔 쌀 소비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아침밥 먹기 운동을 전개해 주도록 했다.

쌀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으로 풍년이 들어도 걱정, 흉년이 들어도 걱정인 게 요즘 우리 농촌과 농민들의 처지다.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우리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침밥을 챙겨먹는 습관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임영주 전남도 농림식품국장은 "사실 쌀은 그 자체가 성인병과 비만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쌀 자체가 생명이고 밥이 보약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모든 국민들이 쌀의 중요성을 소중히 여기고 건강과 쌀 소비를 위해 아침밥을 챙겨먹는 습관을 다시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농민들은 올해 풍년농사를 이뤘다. 하지만 묵직한 볏단을 든 농민의 얼굴엔 흐뭇함이 묻어나기 보다 수심으로 가득하다.
 우리 농민들은 올해 풍년농사를 이뤘다. 하지만 묵직한 볏단을 든 농민의 얼굴엔 흐뭇함이 묻어나기 보다 수심으로 가득하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태그:#아침밥, #쌀소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